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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2부 13~14장 (용산반)    
글쓴이 : 차미영    23-10-19 14:04    조회 : 2,207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213~14

<고매하다는 자에 대하여> <교양의 나라에 대하여>

 

1016일 월요일 차라투스트라수업에서 <고매하다는 자에 대하여><교양의 나라에 대하여> 배웠습니다. 고매함과 교양은 서로 연결된 하나의 이미지로 떠오릅니다. 고결한 품성을 지닌 교양인이 연상되는데 니체는 여기에 감춰진 천박한 속성들을 짚어가며 비판합니다.

<고매하다는 자에 대하여> 글에서 니체는 진정한 아름다움에 대하여 고민합니다. 이십대 청년시절 니체가 가장 좋아한 플라톤 향연에 영혼의 아름다움에 이르는 사다리 이야기가 나옵니다. 진선미가 조화를 이룬 지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삶과 철학이 향연에 담겨 있는데요. 고전 문헌학을 전공하여 고대 그리스 철학에 밝은 니체는 비극의 탄생에서 비극이 몰락하게 된 배경으로 소크라테스 철학을 언급합니다. 강력한 지성주의를 표방하는 소크라테스와 플라톤 철학이 인간적인 감정이나 새로움을 창조하는 예술적 감성을 억누른다고 니체는 판단했지요. 니체는 그의 철학 핵심인 힘에의 의지가 고매한 자들에게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고매한 자로 머무르기보다 끊임없이 힘 상승과 강화를 통하여 고양된 자가 되어야 한다고 역설하니까요. 고양된 자들에게는 아름다움과 가벼움, 자유, 어린 아이의 웃음이 드러난다고 니체는 말합니다.

고양된 자가 되기 위해서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니체는 글 첫머리에서 바다 밑 익살맞은 괴물(책세상 198)을 언급합니다. 융 심리학에서 자주 만나는 내면의 용이나 괴물은 무의식 깊이 드리워있는 두려움이나 어두운 욕망을 말합니다. 파우스트의 메피스토로 상징되는 인물 같지요. 피할 수 없이 마주하게 되는 자신의 괴물은 자신이 무너뜨려야 진정한 지기와 대면하며 성숙한 인간으로 거듭날 수 있습니다. 니체에겐 위버멘쉬로 연결되겠지요.

<고매하다는 자에 대하여> 글 마무리에서 니체는 기둥의 덕을 추구해야 한다고 합니다.

기둥은 위로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더욱더 아름답고 유연해지지만 그 내부는 더욱더 견고해져 무게를 지탱할 수 있게 되니 말이다.” (201)

니체는 차라투스트라1<덕의 강좌들에 대하여> (42) <환희와 열정에 대하여> (57) <베푸는 덕에 대하여> (124)에서 이미 덕에 관하여 언급하였습니다. 그리스 아르테 (arete, 탁월성), (, 품성의 덕과 기능의 덕)과 관련하여 니체의 덕은 힘 의지가 근원으로 작동하여 새롭게 베푸는 덕을 선사합니다.

마지막 문장에 나오는 영웅 이상의 영웅”(201), 앞의 영웅은 고매한 자, 뒤의 영웅은 고양된 자를 의미하지 않을까요.

 

<교양의 나라에 대하여>에서 니체는 당대 독일인이 생각하는 교양인의 삶을 비판하며 자신이 추구하는 새로운 교양인의 모습을 제시합니다. 기존 삶의 방식에 안주하여 새로움을 창조하려는 정신이 결여된 교양인은 알록달록한 점박이’(202)로 가장한 모습입니다. 과거 도덕이나 관습에 사로잡혀 미래를 내다볼 수 없는 그들은 온갖 베일과 덧옷으로 치장했지요. 덧씌우고 있는 그들의 탈을 벗겨내면 볼품없이 사라지고 맙니다. 데카당스적 분위기가 떠오르며 허무하기까지 합니다.

나 차라리 하계에서, 그리고 지난날 망령들 틈에서 날품을 파는 자가 되겠다.“ (203)라는 니체의 글은 호메로스의 오딧세이아에서 오딧세우스가 저승 여행길에 만난 아킬레우스와 나누는 대화를 떠오르게 합니다.

죽음에 대해 나를 위로하려 들지 마시오, 영광스러운 오딧세우스여. 나는 이미 죽은 모든 사자들을 통치하느니 차라리 시골에서 머슴이 되어 농토도 없고 가산도 많지 않은 다른 사람 밑에서 품팔이를 하고 싶소.“<오딧세이아> (11488~491)

삶과 죽음에 대한 호메로스의 생각을 니체가 패러디한 것 같아 옮겨 보았습니다.

<교양의 나라에 대하여> 글 시작할 때 니체는 시간만이 나와 벗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202) 라고 말합니다. 여기서 괴테의 시구,”시간이 나의 재산, 내 경작지는 시간이 떠오릅니다. 전영애 교수님이 지으신 여백서원 괴테 오솔길 따라 전망대에서 발견한 시어입니다. 니체도 괴테를 존중하고 따랐지요. 니체의 위버멘쉬 전형으로 괴테가 언급되니까요.

니체가 생각하는 진실한 교양인은 주체적으로 자신의 삶을 쟁취해 나가며 부단히 노력하는 미래형 인간, 위버멘쉬 아닐까요


신재우   23-10-20 07:39
    
1."영웅이상의 영웅"의 해석이 탁월합니다. 괴테의 시구"시간은 나의 재산, 내 경작지는 시간"멋진 말입니다.
2.김초엽 작가의 『행성어 서점』 소제목 <서로에게 닿지 않도록 조심하면서>의 8개 단편과<다른 방식의 삶이
  있음을>6개 단편, 총 14개의 소설은 놀라운 상상력을 보여준다. 마지막 단편<가장자리 너머>는 지구에 사는
  우리와 다른 존재, 그 존재가 우주인이라 할지라도 따스한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모습을 보여준다.
  우주인까지 포용할 수 있으니 살짝 거리가 있는 존재들을 어떻게 외면할 수 있단 말인가.
  정말 따뜻한 작품이다. 작가에게 진심으로 존경의 박수를 보낸다(2교시 수업내용)
3.차미영 선생님 후기로 알차게 공부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