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9일 오늘은 스피노자의 말
“나는 깊게 파기 위해 넓게 파기 시작했다”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비오는 오늘, 결석하신 문우가 많으셔서 교실은 다소 허전했습니다
하지만 저희 반이 잘하는 것이 있죠.
“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끝은 창대하리라”
그래서 미꾸라지처럼 시작한 수업은 넉넉한 충만감으로 찼답니다
1교시에는 합평을 나누고 2교시에는 <시와 산문>에 대해 공부했습니다.
합평
박병률샘 <미꾸라지가 용이 되려고(?)>
*제목을 <미꾸라지가 용이 되었울까>로 제목을 바꾸면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하시며
왕간의 미꾸라지 우화를 통해 소통과 공감에 대해 말씀해주셔서 찾아봤습니다
왕간(심재, 1483-1540)-도를 얻으려는 사람이 어느 날 우연히 시장을 지나가게 되었다.
생선가게에서 그는 우연히 드렁허리가 잔뜩 들어있는 대야를 보았다. 드렁허리들은 서로 얽히고 눌려서 마치 죽은 것처럼 보였다. 바로 그 순간 그는 미꾸라지 한 마리를 보았다.
미꾸라지는 드렁허리들 속에서 나와 아래로 위로, 혹은 앞되로 움직이고 있었다.
쉬지않고 생생하게 움직이는 것이 마치 신묘한 용과 같았다. 그러자 드렁허리들은 몸을 움직이고 기운이 통해서 ‘삶의 의지’를 회복하게 되었다(왕심재전집 <추선설>
비 오는 날,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진 미꾸라지들. 추어탕 집에서 어항속 미꾸라지를 통해 글을 쓴 화자의 느낌과 교수님이 들려주신 어항 수족관 속에서 메기를 피해 요리조리 도망치는 미꾸라지들의 이야기를 통해 세상의 이치를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습니다.
나날이 글재미에 빠져 매주 글을 내는 이은하 샘의 글 <초콜렛마을>
사랑은 쌉쌀 달콤한 것일까요. ‘하트 시그널’ 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우리의 첫사랑을 다시 달달하게 되새겨보는 글이었습니다. 두 번째 단락 “발칙하게도, 그래서 더 귀엽다는”이란 문장을 “발칙하지만 그래서 더 귀엽다는 생각도 했다”로 문장 바꾸면 좋겠다는 말씀을 하며
문장부호(, ! ? ...)를 잘 사용하면 요즘 핸폰의 이모티콘처럼 일일이 설명되지 않는 마음의 표현을 잘 나타낼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세밀한 정확성-사소한 것이 문장 전체를 무너뜨리기도 한다”
부쩍부쩍 자라는 이은하샘의 글 읽는 재미, 참 흐뭇하고 부럽습니다
김학서샘< 선택>
전체적으로 흐름 완만하고 잘 쓰셨다고 하시며 시와 산문의 차이에 대해 설명해주셨습니다
시-차가 나를 데려다 주었다(낯설게 하기)
산문- 내가 차를 몰아....는 산문적이 표현
박경임 <열 한번째 엄마>
“추석 연휴에 인터넷으로 본 영화 제목이다” 라는 설명을 생략해도 좋다고 하십니다
영화 내용 설명은 최대한 압축하라!
비율을 자연스럽게 맞춰라
앞 내용은 줄이고 뒷내용은 늘려서 느낌 감상을 추가했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덧붙이였습니다
강수화 <해 그림자 달 그림자>
본인은 힘들었겠지만 갈등과 절정을 잘 그려낸 작품이며 비교적 편안하고 흐름이 좋다고
합평하셨습니다.
2교시> 시와 산문
산문을 잘 쓰기 위해서는 독서, 특히 시를 많이 읽어라!
“항상 시인이 되라. 산문에서조차도 (보들레르)
”산문은 시에 대한 끊임없이 우아한 전쟁이다(니체)
“문장은 산문 속의 시다”(알랭)
“술은 차 대신이 되지만 차는 술 대신이 안된다(유몽영, 청나라 문인 장조)
”산문의 대가들은 항상 시인이었다“(니체)
”이태준이 뽑은 문장가는 모두(정지용 김기림, 이상) 시인“
*시=춤추기 소설=걷기 산문=산책 영화=달리기 수필=오솔길(관조)
*문체는 바로 그사람이다 (고대 로마사에 나온 말을 뷔퐁(1707-1788)이 널리 알림)
*글을 쓰고싶은 사람은 글을 씀으로서 자꾸 커진다
*나는 피로 쓴다, 날카로운 도구가 없어 피를 흘려 바위에 새기듯 (만년필로) 쓴다”(최명희)
*생강이나 계피는 땅에서 자라지만 그 쓴 맛은 본성에서 나오듯이 문장은 학문을 필요로 하지만 그 능력은 천성적인 자질에서 나온다(유협 (문심조룡)-추천도서
*나는 깊게 파기 위해 넓게 파기 시작했다(스피노자)
후기를 쓰고나서>
교수님의 강의를 들으며 치열함이 없음을 반성했습니다. 개인적으로. .
최명희 작가가 피를 뚝뚝 흘리듯 만년필로 심혈을 기울여 쓴 그 마음으로
우리 개인의 경험 과 삶의 이야기를 어렵지않게 중학생도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써나가는 것이
새삼 중요함을 느낍니다. 비 오는 아침, 교실은 다소 허전했지만 마음은 풍요롭고 따뜻했습니다. “나는 깊게 파기 위해 넓게 파기 시작했다!” 스피노자의 말을 떠올리며 마감합니다
오늘도 교수님의 열강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