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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깊게 파기위해 넓게 파라! (2023, 10.19 천호반 수업후기)    
글쓴이 : 김보애    23-10-19 20:04    조회 :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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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19일 오늘은 스피노자의 말

나는 깊게 파기 위해 넓게 파기 시작했다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비오는 오늘, 결석하신 문우가 많으셔서 교실은 다소 허전했습니다

하지만 저희 반이 잘하는 것이 있죠.

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끝은 창대하리라

그래서 미꾸라지처럼 시작한 수업은 넉넉한 충만감으로 찼답니다

1교시에는 합평을 나누고 2교시에는 <시와 산문>에 대해 공부했습니다.

합평

박병률샘 <미꾸라지가 용이 되려고(?)>

*제목을 <미꾸라지가 용이 되었울까>로 제목을 바꾸면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하시며

왕간의 미꾸라지 우화를 통해 소통과 공감에 대해 말씀해주셔서 찾아봤습니다

 

왕간(심재, 1483-1540)-도를 얻으려는 사람이 어느 날 우연히 시장을 지나가게 되었다.

생선가게에서 그는 우연히 드렁허리가 잔뜩 들어있는 대야를 보았다. 드렁허리들은 서로 얽히고 눌려서 마치 죽은 것처럼 보였다. 바로 그 순간 그는 미꾸라지 한 마리를 보았다.

미꾸라지는 드렁허리들 속에서 나와 아래로 위로, 혹은 앞되로 움직이고 있었다.

쉬지않고 생생하게 움직이는 것이 마치 신묘한 용과 같았다. 그러자 드렁허리들은 몸을 움직이고 기운이 통해서 삶의 의지를 회복하게 되었다(왕심재전집 <추선설>

 

비 오는 날,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진 미꾸라지들. 추어탕 집에서 어항속 미꾸라지를 통해 글을 쓴 화자의 느낌과 교수님이 들려주신 어항 수족관 속에서 메기를 피해 요리조리 도망치는 미꾸라지들의 이야기를 통해 세상의 이치를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습니다.

 

 나날이 글재미에 빠져 매주 글을 내는 이은하 샘의 글 <초콜렛마을>

사랑은 쌉쌀 달콤한 것일까요. ‘하트 시그널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우리의 첫사랑을 다시 달달하게 되새겨보는 글이었습니다. 두 번째 단락 발칙하게도, 그래서 더 귀엽다는이란 문장을 발칙하지만 그래서 더 귀엽다는 생각도 했다로 문장 바꾸면 좋겠다는 말씀을 하며

문장부호(, ! ? ...)를 잘 사용하면 요즘 핸폰의 이모티콘처럼 일일이 설명되지 않는 마음의 표현을 잘 나타낼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세밀한 정확성-사소한 것이 문장 전체를 무너뜨리기도 한다

부쩍부쩍 자라는 이은하샘의 글 읽는 재미, 참 흐뭇하고 부럽습니다

 

김학서샘< 선택>

전체적으로 흐름 완만하고 잘 쓰셨다고 하시며 시와 산문의 차이에 대해 설명해주셨습니다

-차가 나를 데려다 주었다(낯설게 하기)

산문- 내가 차를 몰아....는 산문적이 표현


박경임 <열 한번째 엄마>

추석 연휴에 인터넷으로 본 영화 제목이다라는 설명을 생략해도 좋다고 하십니다

영화 내용 설명은 최대한 압축하라!

비율을 자연스럽게 맞춰라

앞 내용은 줄이고 뒷내용은 늘려서 느낌 감상을 추가했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덧붙이였습니다

 

강수화 <해 그림자 달 그림자>

본인은 힘들었겠지만 갈등과 절정을 잘 그려낸 작품이며 비교적 편안하고 흐름이 좋다고

합평하셨습니다.

 2교시> 시와 산문

산문을 잘 쓰기 위해서는 독서, 특히 시를 많이 읽어라!

항상 시인이 되라. 산문에서조차도 (보들레르)

산문은 시에 대한 끊임없이 우아한 전쟁이다(니체)

문장은 산문 속의 시다”(알랭)

술은 차 대신이 되지만 차는 술 대신이 안된다(유몽영, 청나라 문인 장조)

 산문의 대가들은 항상 시인이었다“(니체)

이태준이 뽑은 문장가는 모두(정지용 김기림, 이상) 시인

 *=춤추기 소설=걷기 산문=산책 영화=달리기 수필=오솔길(관조) 

*문체는 바로 그사람이다 (고대 로마사에 나온 말을 뷔퐁(1707-1788)이 널리 알림)

 *글을 쓰고싶은 사람은 글을 씀으로서 자꾸 커진다

*나는 피로 쓴다, 날카로운 도구가 없어 피를 흘려 바위에 새기듯 (만년필로) 쓴다”(최명희)

*생강이나 계피는 땅에서 자라지만 그 쓴 맛은 본성에서 나오듯이 문장은 학문을 필요로 하지만 그 능력은 천성적인 자질에서 나온다(유협 (문심조룡)-추천도서

*나는 깊게 파기 위해 넓게 파기 시작했다(스피노자)


후기를 쓰고나서> 

교수님의 강의를 들으며 치열함이 없음을 반성했습니다. 개인적으로. .

최명희 작가가 피를 뚝뚝 흘리듯 만년필로 심혈을 기울여 쓴 그 마음으로

우리 개인의 경험 과 삶의 이야기를 어렵지않게 중학생도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써나가는 것이

새삼 중요함을 느낍니다. 비 오는 아침, 교실은 다소 허전했지만 마음은 풍요롭고 따뜻했습니다. “나는 깊게 파기 위해 넓게 파기 시작했다!” 스피노자의 말을 떠올리며 마감합니다

오늘도 교수님의 열강에 감사합니다.

 


박병률   23-10-19 21:27
    
보애 샘, 수고하셨습니다.

*제목을 <미꾸라지가 용이 되었을까?>로 바꾸라는 부분에서 고민 중입니다.
 
마지막 문장----수족관의 미꾸라지들도 꿈을 꾸는가. 미꾸라지들이 서로 뭉쳐서 벽을 깨고 세상 밖으로 나오려고 몸부림친다.
 미꾸라지가 용이 되는 꿈!

수족관에서 미꾸라지가 처절하게 몸부림 치는 모습을 보고 <미꾸라지가 용이 되려고(?)> 제목을 붙였습니다.
제 생각은, 세상 사람들이 좌절하지 않고 '더 낳은 삶을 살아보려고 발버둥 치는 모습으로 형상화 '했기 때문입니다.
과거형 <미꾸라지가 용이 되었을까?> 아니라, 현재 진행형인<미꾸라지가 용이 되려고(?)>로 봤습니다.
김인숙   23-10-19 21:52
    
글쓰기는 천성적인 자질이 필요하다에
조금 뜨금했습니다. 
피로 글을 쓰라는 최명희 작가의 말.
너무 가볍게 다가가려던 수필이
갑자기 겁이 덜컹 나더군요.

가을이 비를 불러 왔습니다.
이제 낙엽이 주변을 장식하겠죠.
딱 글쓰기 좋은 계절인데
맘은 밖으로 밖으로
달려나갑니다.
이은하   23-10-19 21:56
    
김보애샘,
후기 감사합니다^^*
오늘 했던  수업을 TV에서 재방송 시청하듯 재밌게 읽었어요.
오늘 못 뵌 선생님들도 건강히 지내시다가 담주엔 꼭 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