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acheZone
아이디    
비밀번호 
Home >  강의실 >  한국산문마당
  수재라서 너무 앞서간 문제아-- <서푼 오페라>의 브레히트 (평론반)    
글쓴이 : 신현순    24-02-14 14:19    조회 : 2,996

 

1. 베르톨트 브레히트(Bertolt Brecht, 1898-1956, 독일)


 수재라서 너무 앞서간 문제아

 브레히트는 넉넉한 중산층 집안의 장남으로 태어나 고교시절부터 시. 소설. 희곡을 발표하는 조숙성을 보였는데, 자신의 출신배경과는 달리 미천한 사람들에게 관심을 보였다

 독일이 제1차대전(1914-1918)을 일으키면서 청소년들은 자원입대 열풍이 일었는데, 학교에서도 <조국을 위해 죽는 것은 황홀하고 고귀한 일이다>라는 주제로 작문을 짓게 했다. 그때 17세의 브레히트는 이렇게 시를 짓는다.

 조국을 위해 죽는 것이 감미롭고 명예롭다는 발언은 오로지 목적 있는 선전으로서만 평가될 수 있다. 생존으로부터 이별은 전쟁터에서나 잠자리에서나 마찬가지다. () 해골이 그들에게 접근한다면, 그들은 등 뒤에다가 방패를 둘러메고 갈 것이다.'  

 이 글로 퇴학의 위기를 맞았으나 한 교사의 옹호로 구제 되어 고교를 졸업, 명문 뮌헨대학에 입학(1917, 19)한다. 의학을 전공하는 브레히트는 연극 세미나를 동시에 들으면서 <바알>이라는 첫 희곡을 쓴다. 이때 심취했던 작가는 향략적인 생활로 성에 문란했던 표현주의 문학의, 전위적 작가 베데킨트(Franklin Wedekind)독일의 채플린이라 부르는 연출자이자 출연자인 카를 발렌틴(Karl Valentin)에 열광한다.

 브레히트는 <밤의 북소리,1922>로 클라이스트 상을 수상하면서 일약 유명세를 탄다. 이 작품은 제1차대전을 반대하며 종전 후 민중봉기를 주도하다가 실패한 스파르타쿠스 동맹을 표현주의적인 기법으로 다뤄 당시 큰 충격을 주었다. 전쟁 통에 애인이 변절해버린 귀향한 병사가 우연히 가담했던 민중봉기 중 다시 마음이 바뀌어 항쟁 대열에서 빠져나와 애인과 정사를 나눈다는 줄거리다.

 이 밖에 <도시의 정글, 192> <남자는 남자다. 1926> <마하고니 시의 흥망, 1927>등이 있다.

 

출세작 <서푼 오페라>

브레히트의 <서푼 오페라, 1927>는 여류작가 엘리자베트 하우프트만(Elisabeth Hauptmann)과 작곡가 쿠르트 바일(Kurt Weill)의 공동 작업으로, 원작은 영국작가 존 게이(John Gay)<거지 오페라, 1728>를 대본으로 삼았다.

빅토리아 여왕시대(Victoria, 1837년 대관식)를 배경 삼아 런던 암흑가의 왕자 매키스(Macheath, 강도로 사창가 뚜쟁이)거지대장 피첨(Peachum, 소매치기와 도둑. 런던을 14개구로 나눠 지역 특성에 맞는 장비를 세분해서 작업 지시), 경찰청장 브라운(Brown)의 삼각구도 대결을 팽팽한 갈등 축으로 삼아 국가체제 전체의 부패와 폭력적 지배를 브레히트 만의 억양으로 풍자한 작품이다. 사회비판과 정치적 문제점를 담은 대표작 중 하나로, 예술이 어떻게 사회와 연결되고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통찰을 제시하고 있다.

 (다음 주는 브레히트의 <사천의 선인>이 이어집니다.)

 

2. 합평

 김낙효/ 유병숙/ 김대원/ 이영옥 (존칭 생략)

 

 다음 주 화요일 평론반 수업은 번개 모임으로 대신 합니다.

<이 사람을 기른 어머니>를 출간하신 고경숙 선생님의 출간 파티와 

멀리 미국에서 오시는 소지연 선생님박진희 선생님을 환영하는 시간을 한국산문 사무실에서 갖습니다.

반가운 얼굴들 많이많이 뵙기를 바랍니다.

---2월 20일, 11시 30분, 한국산문 사무실--- 

 

 

 

 

 

 


오길순   24-02-14 18:36
    
조국을 위해 죽는 것은 황홀하고 고귀한 일이다.
참 크고도 웅혼한 구절입니다.
신작가님 후기 복습, 감사합니다.
신현순   24-02-15 12:02
    
하지만 17세 소년에게는 '조국을 위해 죽는 것'이 명예롭지 만은 않았던 것 같아요.
학교에 저항 시를 제출한 걸 보면요.
퇴학 당할 뻔했던 브레이트를 구해준 어느 선생님은 대성 힐 작가로 이미 알아봤을 까요?
그 선생님이 궁금해집니다. ㅎ

오길순 선생님 댓글 감사합니다.
'미타샤의 종소리'가 저의 산책길에서도 울려퍼졌습니다.
     
오길순   24-02-16 14:28
    
와!!!
신작가님, 산책길 감상~ 부끄, 감사합니다.

졸품 미타사의 종소리를 내놓고 가슴 두근두근
처음에는 부끄러워 어쩔 줄 몰랐는데요.

다행히도 님들의 과분하신 사랑으로
다시 시청하기
또 미스-오페라 등에서 호응이 솔찮은가 봅니다.


계속 아겨주시는 온 세상 모든 분들께 감사 감사드립니다.
오정주   24-02-15 23:13
    
브레히트가 이미륵과 전혜린이 다닌 뮌헨대학 출신이라니 세상 참 좁지요?

사회바판적 성격을 갖고 있는 <서푼 오페라>는  자본주이 사회의 허위성과 시민들에 대한 냉소적 시각이 드러나는 작품! 제목부터 흥미진진하네요. 그리고 예나 지금이나 인간 심리도 똑같고요. 인간적 관계의 불확실성...예나 지금이나 똑같네요.....신현순 선생님, 덕분에  늦게나마 복습해봅니다. 캄사합니다.^^

피첨이 제1막에서
<인간적 관계의 불확실성에 대하여>라는 노래를 부르는데, 실은 이 두 악당은 자본
가를 상징한다.

세상은 궁핍하고, 인간은 선하지 않아. / 누가 지상에서 천국을 원하지 않을까? /
하지만 상황이, 상황이 그것을 허락하나? / 아니, 상황이 허락하지 않아. / 당신을
좋아하는 당신이 형제도 / 두 사람을 위한 고기가 충분치 못하다면 / 안면을 달리하
게 마련. / 정숙해라, 누가 그것을 마다하겠어? / 하지만 당신을 사랑하는 당신의
아내도 / 당신의 사랑이 충분치 않으면 / 안면을 달리하게 마련 / 네, 감사해라,
누가 그렇게 하고 싶지 않겠어? / 하지만 당신을 사랑하는 당신의 자식도 / 당신 노
년이 궁핍하면 / 바로 안면을 달리하게 마련 / 네, 인간적이 되어라. 누가 그러고
싶지 않을까? (1막 마지막, 피첨의 노래), (<서푼짜리 오페라>, 김화임 옮김, 범우
사, 7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