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소개 | 최 진
카피라이터와 홍보영상작가로 꽤 오랜 시간 일했다.
젊은 시절 본업 이외에도 컴퓨터 그래픽 스튜디오와
재즈 전문 음반점을 친구들과 운영해본 경험이 있다.
이처럼 신나게 저지른 일들을 실패로 수습하고 결혼하였다.
아이를 낳아 양육하면서 오늘에 이르렀는데,
그 사이 나누고 싶은 말들이 소복하게 쌓였다.
다소 엉성한 자칭 일상전문가로 지내고 있다.
『한국산문』에 수필로 등단하여 글을 쓴다.
책소개
생각의 끄트머리를 건들여 빙그레 미소 짓게 만들고 깨달음도 선사한다
자칭 ‘일상전문가’로 부르는 최진 작가의 첫 산문집 『일상학 전공』
수필 전문 월간지 『한국산문』으로 등단한 최진 작가가 등단 후 발표했던 수필들과 ‘소아’라는 필명으로 연재한 <브런치(Brunch)>의 글들을 모아 첫 산문집 『일상학 전공』을 출간했다. 자칭 ‘일상전문가’로 불러달라는 작가 최진은 젊은 시절 한 광고대행사에서 카피라이터와 홍보영상작가로 꽤 오랜 시간 일했으며, 컴퓨터그래픽 스튜디오와 재즈 전문 음반점을 친구들과 운영하기도 했다. 이처럼 신나게 저지른 일들을 실패로 수습하고 결혼하여 아이를 낳아 양육하면서 소복하게 쌓인 이야기들을 나누고 싶어 산문집을 출간했다고 한다. 영상의학과 의사로 일하는 친구 이재희의 섬세한 일러스트는 저자의 산문들과 가장 어울리는 또 다른 비주얼 메시지이다.
“광고 분야에서 오랜 시간 글로 먹고는 살았지만, 자신의 이야기는 절대 쓰고 싶지 않았다”는 최진 작가는 “나이를 먹고, 인생의 고비를 차례차례 넘기자 어쩐지 자기 말을 적어가는 데 저절로 용기가 생겼다. 뭐 사람 사는 게 거기서 거기니 별다를 게 없어도 숨겨진 작은 시그널을 찾아내는 비슷한 사람들과 은밀한 공감을 느끼고 싶었다”고 책의 발간 의도를 밝혔다.
즉 ‘나는 이렇게 살고 있는데 당신은 어떤가요?’ 혹은 ‘나는 이런 게 좋은데 당신은 다른가요?’ 하며 슬그머니 다가서는 물음이 거슬리지 않는다면, 이 산문집의 책장 넘김이 작은 설렘을 건네줄 것이다. 그런 이에게는 『일상학 전공』은 어느 순간 모두의 일상이 새로워지는 계기를 분명히 제공하는 좋은 친구가 될 수 있다. 가끔은 쓸쓸하지만 대체로 즐겁고 재미있는 저자의 글들은 애초에 기획되지 않았으며, 독자를 의식하지 않은 채 쓰였기 때문에 물 흐르듯 자연스럽고 쉽게 읽힌다.
그러니 이 책은 골목 안 편안한 카페에서 알맞은 농도의 커피를 앞에 두고 쉬엄쉬엄 홀로 즐기는 글로는 안성맞춤일 것이다. 성급한 위로나 인생의 지침 같은 것들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하지만 철들지 못하고 미숙하게 나이 들어가는 도시 여자의 단상을 새로운 시선으로 담고 있기 때문에 한 편 한 편 읽다보면 저절로 고개 끄덕여지는 공감의 이야기들이다. 특히 노래하듯 쓰인 리드미컬한 문체는 글과 태생적으로 가까운 작가의 장점일 수 있다.
『일상학 전공』은 제1장 기도는 걸으면서 하기, 제2장 마음을 때리는 노래는 질릴 때까지 듣기, 제3장 영화관에 스며들어 시원하게 울기, 제4장 두꺼운 책의 좋아하는 구절만 야금야금 읽기, 제5장 커피의 매력적인 농도를 맞춰가기 등 모두 다섯 개의 파트로 이루어져 있으며 모두 최진 작가의 정서를 테마로 구성하고 있다. 각 장마다 경쾌한 단상과 쫄깃한 에피소드, 그리고 독특한 A4픽션(손바닥소설)이 고루 버무려져 있어 골라 읽는 재미도 선사하고 있다.
최진 작가의 글은 소재나 흐름이 무겁지 않지만 가볍지도 않다. 빙그레 미소를 짓게 하거나 생각의 끄트머리를 살짝 건드리며 깨달음도 선사한다. 다 읽고 나도 다시 한번 들춰보게 만드는 묘한 끌림이 있다. 꽤 그럴싸한 왕언니들이 자주 등장하는 요즘, 다소 엉성한 자칭 일상전문가 최진의 평범하면서도 평범하지 않은 이야기도 그에 못지않은 독특한 매력으로 다가온다. 이는 분명 새로운 시선이기 때문이다.
목차
제1장 기도는 걸으면서 하기
일상학 전공‥13
93계단‥17
살다보면 마법 같은 순간이 온다‥20
나의 무화과‥24
함께 살아가는 것들에 관한 생각‥28
솔직함의 단계‥33
| A4픽션 | 아버지 지금 돌아가 주셔서 감사해요‥38
제2장 마음을 때리는 노래는 질릴 때까지 듣기
농담의 수위‥47
내일은 없다‥51
코로나 톡‥56
쑥국‥60
통속적 스토리홀릭‥65
내가 그녀가 되다‥69
| A4픽션 | 민트색 니트를 입어야 하는 이유‥72
쇼핑의 원칙‥76
제3장 영화관에 스며들어 시원하게 울기
실패를 복기하다‥83
위험하기 짝이 없는…‥87
선호의 공간‥101
걷는 취향‥105
| A4픽션 | 작고 빨간 두 번째 심장을 가진 그녀‥109
잠‥114
어느 해안가 마을‥119
제4장 두꺼운 책의 좋아하는 구절만 야금야금 읽기
페소아, 함께 걸을까요?‥127
눈이 오면 조용해‥132
야! 라고 불러‥137
남편과 고잉그레이‥141
서류가방‥145
카페 슈바빙‥150
개똥과 웨딩드레스‥154
까만 비니의 남자‥158
| A4픽션 | 노년의 방‥163
제5장 커피의 매력적인 농도 맞춰가기
이별은 반드시 연습이 필요하다‥171
이벤트 파파‥175
| A4픽션 | 초록색 태양‥181
아기 무덤‥185
길치의 비애‥189
엄마의 반지‥193
눈 내리는 날, 눈을 감으면‥196
맡겨진 날들‥201
마이 식스티‥208
작가의 말 | 표현의 차례‥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