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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명 : 노정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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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와 함께-사진과 글로 안부를 묻다(한종인)    
글쓴이 : 노정애    24-06-21 09:53    조회 : 1,497

<저자와 함께>

                                                       

사진과 글로 안부를 묻다

                 <··>의 저자 한종인

 

                                                           노정애

 

 한손에 들어오는 작고 귀여운 책이다. Photo(사진과) Talk(시로 쓴) Story(꽃과 자연 이야기)라고 쓴 표지에는 <마음의 주름살을 펴주는 책 ··> 라고 말풍선이 달려있다. 얼굴의 주름을 펴주는 보톡스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마음의 주름살을 펴준다는 뜻의 신조어를 작가가 만들었단다.

 어떤 책일까? 한 페이지의 반을 차지하는 꽃과 자연의 사진이 시선을 끈다. 아래에는 제목과  짧은 글이 있다. 사진도 좋고 글이 짧아 읽기에 부담이 없다. 몇 장을 넘기자 제목 하나가 눈에 뛴다. <최불암꽃>, 이런 꽃도 있었나? 사진은 틀림없이 파꽃이다. 자세히 보니 벌 한마리가 열심히 일하는 중이다. 찰나의 순간을 잘도 잡았다. 글을 읽고서야 제목이 이해가 되었다.  

 

하하 호호 히히/ 제각각 웃음소리/ 최불암은 ~’/ 활짝 웃는 파꽃 품으로/ 파고드는 벌/ 간지러움 참다 못한 파꽃도/ 최불암 웃음을 터뜨린다/ ‘~!’

 

 최불암 웃음이 ~’ 라서 파꽃은 최불암꽃이 되었다.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이래서 <··>인가보다.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작가를 만났다. 서울신문사에서 꽤 오래 일했던 작가에게 익숙한 곳이었다.

 

안주하는 삶은 싫었다

 

 작가의 프로필에는 안면도 출생, 다닌 직장, 곤지암 시어골에 집은 짓고 마주하는 자연을 사진에 담으며 밭농사 글농사 함께 짓는다.’는 간략한 소개만 나와 있다. 다양한 직장을 다닌 것과 어떻게 자연으로 들어가 사진을 찍고 글을 쓰게 되었는지 물었다.

 

 안면도에서 태어나고 그곳에서 자랐다. 그 시절 안면도는 고등학교가 없었다. 고등학교 진학하면서 서울로 왔는데 벌써 52년이 되었다. 아버지는 4남매중 장남인 내가 나쁜 길로 빠질까봐 염려하셨는지 중학교 3년을 매일 밤 1시간씩 훈계를 하셨다. 천일의 훈계를 들은 것이다. 처음에는 친척집에서 1년 이상 하숙을 하고 고2부터 고시원같이 작은 방에서 자취생활을 시작했다. 아버지의 엄한 훈계와 객지생활로 철이 일찍 들었는지 대학에 들어가면서 부터는 부모님의 도움을 받지 않았다.

 대학에서 커뮤니케이션 디자인을 전공하고 LG에서 광고제작을 했다. ‘퐁퐁이라는 제품명을 내가 지었다. 10년을 다니고 서울신문사로 옮겨 편집기자로 일했다. 신문은 마감의 부담에 스트레스가 많았다. 공부를 더 해보고 싶었다. 대학원에 진학했다. 직장 일과 공부를 함께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조금 먼저 퇴근하다보니 상사의 눈총은 따가웠고 뒤통수는 근지러웠다. 그렇게 학위를 받고 야간에 시간 강사를 시작했다. 겸임교수가 되고 명지전문대학에서 전임교수가 되었을 때 20년 다닌 신문사를 그만뒀다. 학생들에게 실무경험을 바탕으로 한 출판편집, 편집디자인 등 인쇄매체를 가르쳤다. 그러면서 틈을 내 명리학, 관상, 풍수, 기공, 수지침까지 끊임없이 뭔가를 배우며 지냈다. 한 우물을 파지 못해 뭐하나 제대로 하는 것 없는 선무당이지만….  

 

 지금 작가가 사는 곳은 곤지암인데 주소를 물으니 경기도 광주시 도척면 시어골길이라고 한다. 시어골이 시골을 멋있게 보이려고 쓴 말인 줄 알았는데 책 내용 중에 동네 지명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시어골 공소>

 첩첩산중 맹수골짜기/ 자칫 잘못 들어섰다가/ 맹수밥이 되기 십상이라/ 아무도 들어서길 꺼리던/ 싫다 싫어 싫어골’/ 천주교 박해를 피해/ 교인들이 숨어 들어 와/ 교우촌을 형성하면서/ ‘시어(時魚)골이 되었다/ 울린지 오랜 종탑이/ 공소(公所)를 지키는 초병이 되어/ 홀로 칼바람과 싸운다

                             

 이사한지 5년이 되었단다. 자연가까이에서 살고 싶었던 작가는 오랫동안 답사를 했다. 살던 곳인 분당과도 비교적 가까워 선택했다고 한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서 집도 직접 지었다. 문만 열고 나가면 꽃과 자연이라 좋았지만 전원생활은 일거리 천지였다. 글농사 지을 시간이 없다고 한다.

 아내분의 반대는 없었는지 묻자 바깥일은 철저히 내가 맡아하겠다. 단지 아파트에서 주택으로 장소만 옮기는 것이다. 당신의 일상생활이나 교우관계에 문제가 없도록 하겠다.”는 약속을 했단다. 지금도 그 약속은 지키고 있다며 문화생활의 혜택이 아쉽기는 하지만 도시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 같단다. 책에 유일하게 나와 있는 인물사진은 꼬마숙녀였는데 작가의 손녀였다. 슬하에 아들 둘을 두었는데 둘 다 결혼해서 손자 손녀 하나씩 있다며 아이들이 마당 있는 집을 아주 좋아한단다.

 

사진과 글로 보내는 안부

   

 꽃과 자연을 사진에 담았다. 작가의 말에 사진은 글보다 더 빠르게 감상을 전달하고 미쳐 글로 표현하지 못한 느낌을 대신한다. 마음에 와 닿는 명언이나 한 줄 시처럼 간결한 글이 좋아 일부러 짧게 썼다.’고 했다. 사진 찍는 법이나 시 쓰는 것을 공부했나?

 

 취미로 사진 찍는 것을 좋아했다. 대학 때 사진학 강의도 들었다. 첫 직장인 LG에서 홍보선전실에 있었다. 광고사진을 촬영할 때 스튜디오에서 모델이나 제품 찍는 것을 보면서 실무적으로 많이 배웠다. 사진은 모두 휴대폰으로 찍는데 한 장을 얻기 위해 대여섯 컷은 보통이고 열 컷 이상을 찍는다. 그중 가장 좋은 것을 고른다. 그 사진을 보며 무슨 글을 쓸까 고민한다. 따로 시를 공부하지는 않았다. 몇 해 전 수필반에 들어가서 글 쓰는 법을 배우고 있고 최근에는 시 공부도 하고 있다. 내 휴대폰에는 좋은 글을 만나지 못한 많은 사진들이 대기 중이다.

 

 작가의 휴대전화를 보여 달라고 했다. 그 속에는 좋은 글을 만나 세상에 나오기를 기다리는 멋진 사진들이 넘쳐났다. 작가가 찍는 사진은 크고 화려한 원예종 꽃들이 아니다. 식탁에 오르는 채소의 꽃, 싸라기같이 작은 참나물꽃이나 무심히 넘겼던 풀꽃과 흔히 시골길에서 만나는 꽃이다. 참 소박하다. 책에 실린 고광나무 꽃에 고결한 분위기와 무명 같은 소박함이라는 말이 있는데 작가의 사진 전체가 그런 분위기다. 마당에 화단을 따로 두지 않고 풀꽃들과 들꽃들이 마음껏 자라도록 두었단다. 카톡을 받아보던 지인들이 오면 그 꽃은 다 어디에 있느냐고 묻는단다. 들꽃은 앉아서 자세히 보아야한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는 나태주 시인의 풀꽃들을 사진에 담은 것이다.  

 

 인터넷신문 인터뷰 365》한종인의 시어골편지가 연재 중이다. 그중 일부분을 엮어 이번에 책을 냈다. 작가는 2010년 카톡이라는 새로운 메신저가 생겼을 때부터 사진을 찍고 짧은 글을 넣어 지인들에게 보냈다. 그 글을 받는 사람 중에 신문사 선배가 인터뷰 365》 대표였다. 그가 연재를 제안해서 시작하게 되었는데 2년이 넘었다. 독자들 반응이 좋아 앞으로도  작가의 사진과 글을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카톡으로 꽃편지를 보내는 지인의 숫자가 1천 명에 이른다고 했다. 그중에 나도 포함되어 있다. 정성과 애정 없이는 하기 힘든 일이다. 답장을 기다리지 않느냐? 는 물음에 그렇지는 않단다. 딱 읽을 만큼의 답장이 온다며 읽지 않음 표시가 있으면 보내지 않는다고 한다. 도시와의 물리적 거리 때문에 작가는 자신의 안부를 사진과 글로 전한다. 인맥관리는 시간과 돈이 들지만 톡 활용은 무료다. 친숙도는 소통의 빈도와 비례하고 메시지만으로도 우호적 인간관계가 형성이 가능하다. 그것이 꽃편지를 보내는 이유이기도 하단다.

 

오늘도 바쁘다

 

  ‘물 흐르듯/ 세월이 흘러간다/ 유속은 나이와 비례하고/ 좋은 시절일수록 급류를 탄다/ 세월 늦추는/ 방법은 없다/ 오늘을 즐기는 것 뿐.’ <카르페 디엠> 이라는 제목의 이 글이 작가의 지금 마음 같았다. 요즘은 무엇을 하면서 지내나?

 

 서울신문사 퇴직자들의 친목단체인 사우회가 이 건물 8층에 있다. 분기별로 사우회보를 발행하는데 부회장을 맡아 각종 행사 등을 거들고 기사도 쓴다. 2막 인생 살면서 새롭게 배우는 게 문학이다. 수필창작반에서 박상률교수에게 수필을 배우고 매헌기념관에서 유자효시인의 시 수업도 듣고 있다. 그리고 먹거리를 키우는 농사도 짓고 사진도 열심히 찍는다. 글을 입혀 연재도 하고 지인들의 안부도 묻는다. 안주하는 삶이 아니다보니 늘 바쁘다. 팔자려니 한다.  

 

 독자에게 남기고 싶은 한마디를 물으니 책을 쓴 취지가 소통수단이 된 카톡이 올바르게 쓰였으면 해서다. 타인의 이야기가 아니라 자신의 이야기로 소통되었으면 좋겠다. 이미지와 텍스트가 같이 있으니 카톡 활용에 참고가 되었으면 더 좋겠다.”였다. 작가의 삶을 듣는데 모든 것이 글감이었다. 수필로 작가의 삶을 보여 달라고 했을 때 바빠서 글 쓸 시간이 없단다. 전원생활에서도 느긋하지 못한 작가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몸을 움직일 수 있을 때까지는 지금처럼 모든 일에 열심히해볼 생각이라고 했다. 열정으로 뭉쳐진 그의 인생꽃밭은 사시사철 아름다운 들꽃들로 만발할 것 같다. 그래서 작가 한종인은 오늘도 바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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