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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PGA    
글쓴이 : 박소언    15-04-14 13:49    조회 : 4,175
   LPGA.hwp (30.5K) [0] DATE : 2015-04-14 13:49:42

LPGA

LPGA 대회가 골프종주국 미국이 주도하는 여자프로골프시합이라는 것쯤은 이제 웬만한 한국사람 이라면 다 아는 용어가 되었다.

그만큼 골프가 대중화 된 이유도 있지만 요즘 세계 골프무대를 휩쓰는 한국 낭자들의 거침없는 질주가 매스컴에 연이어 보도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주 미국에서 개최된 LPGA 파운더스컵 대회에서 한국 토종신예 김효주 선수가 우승컵을 안았다. 1950년 LPGA를 창설한 전설의 여성골퍼 13인을 기리기 위해 우리 JTBC 방송이 후원하는 뜻 깊은 대회에서 미국의 에이스 스테이시 루이스를 제치고 이룬 경사였다. 이는 3월 초 싱가포르 대회에서 박인비선수가 기록한 72홀 노보기(NO BOGIE)의 퍼펙트 우승에 못지않은 쾌거다.

이로써 금년 개막된 LPGA 투어에서 한국 및 한국계 여자선수가 6연승하는 진기록을 세웠을 뿐만 아니라 작년 말부터 우승 시동이 걸린 이래 10연승의 거침없는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올 해도 년 중 33개 대회를 동절기를 빼고 거의 매주에 한번 꼴로 미주지역을 위시해 아세아, 유럽, 중동 등지의 명문 골프장을 돌아가며 대회가 진행되고 있다. 고맙게도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 JTBC 실황중계를 통해 파란 잔디위에 펼쳐지는 한국낭자들의 선전과 함께 탄성을 자아내는 미녀 골퍼들의 묘기와 S라인 몸매를 볼 수 있는 눈이 마냥 즐겁기만 하다.

20년 전, 갑자기 불어 닥친 IMF사태로 시름에 잠겨있던 국민들의 한숨을 시원하게 날려버린 박세리의 맨발의 투혼을 우리들 대부분 기억하고 있다. 그로부터 자신감을 배운 박세리 키드들이 LPGA 무대를 노크한지 10년도 안되어 화이트 골퍼들의 전유물이던 챔프의 벽이 코리언에 의해 하나 둘 무너지기 시작했다. 지금은 뉴질랜드 교포인 18세의 리디아 고가 LPGA 1위 자리를 석권하고 있을 뿐 아니라 TOP 10의 절반이상을 우리낭자들이 차지하고 있는 현실이 믿겨지지 않는다. 한국인 최초로 PGA에 참가했던 한장상 프로나 처음으로 LPGA 대회에서 우승한 구옥희 선수가 장안의 큰 화제가 되었던 일은 호랑이 담배피던 얘기만큼이나 아득한 전설이 되었다.

한국선수들의 우승이 너무 잦아 여자골프가 미국인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다는 여론을 염려한 LPGA당국에서 우리선수들 견제용으로 영어소통능력을 투어참가요건으로 정한 때도 있었다. 지금도 체격이 월등하여 비거리가 많이 나가는 자국선수들에게 유리하도록 홀의 길이를 많이 늘였지만 그런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선전하고 있는 우리 선수들의 기량이 놀랍기만 하다. 좁고 긴 페어웨이에 공을 안착시켜 그린을 공략하는 능력이나 매끄러운 그린위의 어려운 퍼팅라인을 읽고 버디를 잡아내는 묘기에 감탄할 뿐이다. 그럼에도 기준타수(PAR)가 5인 롱홀에서는 장타가 능한 구미선수들이 일거에 스코어를 줄이는 이글을 잡기가 쉬워 우리선수들보다 유리한 여건이다.

요즘 골프계의 화두는 단연 한국여성골퍼들의 빼어난 실력과 소질이 무엇에서 비롯되고 있는가? 라는 질문이라고 한다. 부모가 올인 하여 아이 때부터 시키는 체계적인 훈련이나 엄청난 연습량을 소화하는 헝그리정신, 계속 배출되는 신인 등을 이유로 들기도 한다. 강한 정신력이 요구되는 골프에서는 어떤 상태에서도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는 인내가 필요하다. 웅녀(熊女)의 후예(?)답께 오래참고 견디는 DNA를 물려받은 한국여성 특유의 인내심이 어떤 실수나 팽팽한 긴장에서도 침착함을 유지할 수 있는 최고의 무기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아쉬운 것은 우리의 여성프로들이 오래 롱런하지 못한 체 사라져 간다는 점이다. 천하의 박세리 선수나 걸어 다니는 광고판이라고 찬사를 받던 천만 불의 소녀 미셀 위도 최근에는 기량이 떨어지며 갤러리들의 시야에서 멀어져 가고 있다. 반면에 아직도 롱런하는 구미의 노장들은 많다. LPGA 41승의 관록을 가진 캐리 웹 선수가 작년 말 프랑스 에비앙 연장전에서 루키 김효주에게 패하긴 했지만 시종 녹슬지 않는 기량을 과시했다. 그는 지금 모국 호주의 자존심을 걸고 뉴질랜드 한국계인 리디아 고의 대항마로 호주의 한국계소녀 이민지를 육성하고 있는데 멀지 않아 다크호스로 등장할 조짐이 보인다. 한국계 골프천재 두 명을 앞세워 이이제이(以夷制夷)의 병법을 구사하고 있는 그의 전략이 통할지 두고 볼 일이다.

내년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리는 올림픽종목에 골프가 채택된 이후 지금 유럽과 아세아 등 각 지역에서 일고 있는 열기는 대단하다. 공산국가인 중국조차도 국가적 관심 하에 각 지역에 골프장을 새로 건설하고 자국선수들을 체계적으로 양성하고 있다. 우리의 토종 KLPGA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의 실력도 이제는 세계적 수준이 되어 매 경기마다 구름처럼 몰려든 갤러리들이 자신들의 우상을 응원하고 있다. 인간이 고안해낸 가장 재미있는 운동이라는 골프는 신사스포츠라는 명성만큼이나 까다로운 룰을 적용함으로써 플레이어의 정직과 신사도를 요구하고 있다.

앞으로 여자프로골프가 프로야구 못지않은 인기로 우리의 안방 문을 두드릴 날이 오리라 생각한다. 그때쯤이면 프로골프를 시청하는 국민들의 자존감과 정직의 잣대가 한 계단 높아져 부정부패로 오염된 한국사회를 정화시키는 청량제의 역할도 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2015. 3.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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