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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완전한 사랑    
글쓴이 : 김요영    12-05-14 17:23    조회 : 3,429
완전한 사랑, 불꽃같은 사랑, 그리고 장밋빛 인생
김요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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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 못할 눈물을 끊임없이 흘렸다. 다행히 거실에 혼자 있었기에 누구한테도 들키지 않고 마지막 회를 소리 없는 통곡만으로 마무리 지었다. 종영 된지 한참이 지났지만 재방 때마다 각티슈를 수도 없이 뽑아 써서 쓰레기통를 채우는데 일조를 한다.
오늘도 예외는 아니었다. 벌써 몇 번을 봤는지 모를 정도로 배우의 몸짓 하나까지도 세밀하게 기억하는 드라마 장밋빛 인생. 연기파라 불리는 최진실이 주인공으로 나와 억척같이 또순이로 살다가 불치병으로 죽는다는 뻔한 줄거리임에도 불구하고 주부들의 눈물을 끌어낸 그 비결이 무얼까.
대부분이 몸을 사리지 않는 연기 덕분이라고 말들 하겠지만 나는 조금 다른 감정을 갖고 시청했기에 그 말에 전적으로 동의하지 못할 듯하다. 비슷한 느낌이 든 것으로완전한 사랑불꽃이 있다. 역시 내가 엄청난 눈물을 뿌려댄 드라마로 김희애가 희귀병으로 숨질 때까지의 감정 묘사를 리얼하게 보여줘 감정이입을 경험했던 작품. 사랑 없는 결혼이 얼마나 사람을 지치게 하는지, 결국 사랑 하던 사람을 찾아 타들어 가는 듯한 연정을 이루어내는 미니 시리즈 불꽃. 모두가 절절한 장면으로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던 것들이다.
그런데 이 드라마들의 공통점이 있다. 남자 주인공들은 모두 문제점을 안고 있는 인물들로 그려져 있다. 바람을 피웠다거나 혹은 집안에서 인정받지 못한 결혼이거나 아님 순간 빠져버린 여인에 대한 애절한 그리움을 머릿속에 지니고 산다는 사실이다. 자신들만의 핸디캡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종내에는 한 여인만을 영혼까지도 사랑하면서, 그 상실감을 이기지 못해 끝내 역시 병으로 배우자를 따라 가기도 했다.
수 천 년 동안 인간사에 빠질 수 없었던 테마인 사랑. 특히 상대의 죽음까지도 아우르는 완전한 사랑이 과연 존재 할 수 있을까. 자신을 버리고 불철주야 배우자를 살리기 위해 생업도 포기하고 사는 남편들의 감동 스토리가 가끔씩 표면에 떠오를 때가 있다. 하나같이 지극한 정성으로 수족이 되어주고 버팀목이 되어준다. 그런 원초적인 힘이 어디서 솟는지는 내가 알 턱이 없지만 그 저변에는 모르긴 해도 오래도록 같이 살아온 온정을 소울메이트로 승화시키고자 하는 무의식이 작용하지 않나 하는 생각도 해본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사랑은 전제 조건이, 아무런 목적이 없어야 하고 그 순수함을 끝까지 유지 할 수 있어야 하지만 우여곡절을 수도 없이 치러 낸 사랑도 대미가 청정하다면 누가 그것을 꺼리리. 확신만 있다면 대낮의 태양도 두렵지 않을 것을.
누가 보면 흉잡힐까봐 가슴 시린 드라마를 볼 때는 고개를 돌리고 혼자서 질질 짜곤 한다. 그 까짓 다 거짓으로 만들어 낸 연속극 보면서 무에 그리 감동을 받느냐고 하면 딱히 대답할 말이 없다. 하지만 모든 여자들은 은근히 완전한 사랑을 꿈꾸고 있지 않을까. 실현 될 가망성이 전무해도 혹여 드라마에 나오는 그런 헌신적인 사랑을 언젠가는 하리라고 믿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런 드러나지 않는 감정들이 그렇게 인기를 몰아주었을지도 모른다.
각설하고 퇴근해 들어오는 남편을 붙잡고 솔직한 대답을 바란다며 질문을 던졌다. 만약 내가 시한부 인생을 산다면 하던 일 다 멈추고 돌봐 줄 수 있냐고 했더니 잠시도 지체 않고 당연한 말을 왜 묻냐며 성을 냈다. 그리고는 자신이 그런 입장이 되면 내다 버릴 거냐며 되물었다. 순간 아직 봐줄만하네 하고 피식 웃고는 글쎄, 나는 모르겠는데?’ 라고 대답을 돌려주었다.
물론 진심을 가장한 농이었지만 심각한 얼굴이 된 그를 보며 파안대소를 해버렸다. 설사 완전한 사랑을 이루지 못할지라도 그 기대가 있기에 오늘을 살아가는 건지도 모르겠다. 이생에서 안 되면 다음 생에라도 이루어질까 ? (2008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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