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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와 D 사이 [한국산문]    
글쓴이 : 장정옥    12-06-14 14:45    조회 : 4,355
                                                    B와 D사이
 
 
                                                                                                               장정옥
 
사르트르는 말했다. “인생은 B와 D사이” 라고. 맞는 말이다. 태어나서(Birth) 죽는(Death) 그날까지 삶의 모든 것은 선택(Choice)이다. 그래서 누구나 한번쯤은 생각한다. 그때 다른 선택을 했더라면 자신의 인생이 바뀌지 않았을까 하고. 그러나 한편으론 다른 선택을 했다 하더라도 그에 따른 결과가 순조로웠으리라 단언할 수는 없다. 그 때문인지 혹자는 선택을 운명이라 말하기도 한다. 선택으로 운명이 바뀌는지, 운명으로 선택을 하게 되는지 어려운 철학적 사고(思考)가 분분함에는 상관없이 오늘도 나는 그저 밥을 먹을까 빵을 먹을까 따위의 형이하학적 선택에 괴로울 뿐이다.
 
선택에는 ‘자유의지’가 포함된다. 이는 선택이란 독자적인 것으로 어느 것을 택할지에 대한 개인의 의지를 존중하는 것이다. 최초로 선택을 경험한 사람은 하와일 것이다. 그녀는 꼬임에 넘어가 선택을 하게 되는데 이로써 생과 사의 갈림길이 되는 엄청난 결과를 빚고야 말았다. 섹스피어는 <<햄릿>>에서 ‘사느냐 죽느냐 ’로 선택의 심오성을 표현하고 있다. 깊은 고뇌가 우유부단했던 그의 선택을 더 힘들게 했는데 바로 선택의 중요성과 어려움을 잘 나타내는 것이리라.
 
선택을 할 때는 문제를 파악하는 냉철함이 필요하다.
얼마 전 지인과의 작은 충돌이 있었다. 발단은 작은 오해에서 비롯되었지만 문제는 남의 말만 듣고 나를 평가해버린 그녀의 욱하는 성미가 아니었나 싶다. 발끈 달아오른 그녀를 똑같이 받아치면 일이 크게 벌어질 것 같아 미안하다는 말로 일단 끝을 맺었다. 근거도 없이 당한 것 같아 억울하고 분하기도 했지만 그때 참아야 한다는 선택이 내게는 인생의 큰 교훈으로 남는다. 이렇게 불현듯 찾아 온 한순간의 선택은 사람을 성숙시키기도 하고 자칫 형편없이 전락시키기도 한다. 그러고 보면 어느 때의 선택은 내가 모르는 어떤 이끌림에 의해 결정되어지는 것 같다. 특히 사람을 만나 관계를 맺고 동질감, 이질감을 느끼며 그로인해 안위를 얻는 것은 영감(靈感)이 주는 선택이라 말하고 싶다.
 
영감이 주는 선택 중 최고는 배우자를 선택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 자신의 남은 인생 전부를 걸어야하는 그 선택은 알 수 없는 이끌림에 의해 생각할 틈 없이 속도전을 펼치기도 하고, 저울질을 멈추게 하는가 하면 문제점들을 아예 지워버리기까지 한다. 누군가와 열렬히 연애를 하고 있는 와중에도, 또는 자신이 바라던 이상형과는 전혀 다른 이를 선택하는 것을 보면 틀림없이 그 선택은 어떤 이끌림과 상관이 있어 보인다.
그 알 수 없는 이끌림이 바로 운명이라 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그 이끌림의 선택은 분명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끌려가게 되는데 그 결과 현재의 자신을 보며 그때 왜 그런 선택을 했었을까, 그때 다른 선택을 했으면 어떻게 됐을까 하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 같다.
뒤틀린 현재의 삶을 과거로 돌아가 바로잡아보려는 영화 <<나비효과>>가 떠오른다. 결과가 좋은 방향으로 진행되도록 선택을 달리해 보지만 그때마다 또 다른 사건과 겹치면서 일파만파 사건은 더 커지고 꼬여 결국 수습 불가의 지경이 되고 마는 내용이다.
이것은 처음의 선택이 종국에는 가장 좋은 결과로 나타남을 깨닫게 된다. 비슷한 예로 성경에 모든 일은 합력하여 선을 이룬다는 구절이 있다. 선택한 것마다 일이 어긋나 힘든 상황이 될 때 어깨가 무거워지지만 결국은 그 일들이 모여 좋은 결과를 얻게 된다는 뜻이다. 지나고 보면 선택에 의해 결과가 달라진 것처럼 보이나 때로는 하나의 선택이 삶의 중심에서 다른 선택들을 이끌어 내기도하고 밀쳐 내기도하며 조화를 이루게 하는 것 같다. 어제의 선택이 지금 힘들게 할지라도 내일의 결과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내 삶의 B와 언제일지 모르는 D사이도 수많은 C가 있음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어느 때는 햄릿처럼 고뇌에 괴로워하기도 했지만 지금까지는 하와처럼 유혹에 넘어간 선택이 대부분이었다. 그로인해 육체적, 정신적으로 힘겹기도 했었으나 그것이 성장의 디딤돌이 되고 성숙의 기초가 된 것은 부정 할 수 없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삶의 지혜란 잘못된 선택에서 배우게 될 때가 더 많다.
 
매 순간 우리는 선택의 기로에 놓여있다. 그때마다 후회 없는 선택을 하려고 애쓰지만 참으로 어렵다. 더욱이 사람과의 관계에서 야기되는 문제들의 선택은 매우 어렵다.
어찌해야 할까. 선택으로 운명을 따르든지 운명을 향해 선택을 하든지 항상 겸손한 마음으로 나를 다스리고 자신을 뒤돌아본다면 선택은 언제나 좋은 방향 옳은 방향으로 나를 이끌어 가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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