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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동부 여행기,    
글쓴이 : 박옥희    15-11-11 19:43    조회 : 5,303

 

        미동부 여행기

-미 동부 지역의 동포문학인들과의 만남-

 지난 5월 임헌영 교수와 함께하는 미동부 인문학 기행을 다녀왔다.

애틀란타를 시작으로 마이아미, 보스톤, 뉴욕. 필라델피아를 거쳐 워싱톤까지의 1213일의 짧지 않은 일정이었다. 여행전 나는 거대한 나라 미국의 식민지 시대부터 독립전쟁, 건국까지의 과정을 <명작을 통한 세상읽기> 강좌에서 흥미있게 들었다. 이번 여행에서 험난한 자연과의 투쟁과 인디언들의 위협속에서 영국과의 전쟁을 치러낸 그들의 역사를 생생한 현장을 통하여 실감했다. 선조들이 피와 땀으로 이루어낸 나라를 후손들의 노력으로 짧은 시간에 세계를 이끄는 기관차가 된 미국을 다시한번 생각해 본 기회였다. 몇 번 다녀온 서부쪽에 비하면 동부의 분위기는 거쳐간 도시마다 빽빽이 들어선 고층 빌딩 때문인지 조금은 위압적이다. 유럽쪽의 평화롭고 낭만이 가득한 풍광에 익숙해진 나에게 미동부는 낯선 풍경이었다. 남불과 스위스에서 보았던 가슴 울렁이게하는 경탄할만한 경치는 기대 뒤에 두고 나는 사람들 쪽으로 눈을 돌렸다.

 

애틀란타 공항에는 우리와 합류해 여행하기로된 L.A 문인협회에서 온 네명의 수필가들이 우리일행을 기다리고 있었다. 성민희 회장을 비롯하여 이리사, 박춘희. 이현숙씨였다. 여느때의 나답지 않게 그분들의 자기소개가 은근히 기다려졌다.

우선 연세가 높으신 이리사 선생님의 체력과 정신력에 감탄했다. 칠순이 넘었다는 나이가 믿어지지 않았다. 덧붙여 지금도 글을 쓰고 있다는 그 분은 구체적인 제목까지는 기억할 수 없지만 몇권의 책까지 출판했단다. 그녀를 통하여 다시한번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을 실감했다. KAL 주재원으로 건너가 근무하다 그냥 미국에 눌러 앉았다는 박춘희씨의 자기소개때였다. 버스안은 웃음바다가 돠었다. 아직도 사춘기 소녀의 감성이 엿보이는 그녀는 미국으로 가는 짐속에 파티복을 주로 넣었다는 이야기였다. 나도 오래전 동경에서의 주재원 시절이 떠올라 한참을 웃었다. 연약해 보이는 박춘희씨에 비해 이현숙씨는 에너지 넘치는 행동파이다. 그녀가 겪었다는 힘든 세월은 전혀 느낄 수 없었고 누구에게나 쉽게 마음을 여는 씩씩한 애교파였다. 마지막으로 재미 수필가협회 성민희 회장의 자기소개. 젊은시절 가족과 함께 이민길에 올랐단다. 영어가 익숙치 않았던 이민 초기에 어렵게 얻은 직장에서의 전화 통화에 관한 실수담이다. 다시한번 버스 안에 큰 웃음이 터졌다. 차분한 어조로 담담하게 옛일을 얘기하는 그녀의 모습에서 나는 감추어진 성실함을 느꼈다. 틈틈이 휴대폰으로 보여주는 손녀딸의 재롱을 보면서 나는 그녀의 행복을 함께 기뻐해 주었다.

만남은 이렇게 이루어졌고 우리일행은 일정에 따라 마가렛 미첼(Margaret Mitcheii 1900-1949)의 생가와 박물관을 구경했다.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 보았던 남부의 호화저택과 드넓은 농장의 흔적은 어디에도 없었다. 미첼의 생가는 한가한 길 모퉁이에 자리잡은 평범한 2층 집이었다. 오로지 영화 박물관에 진열된 스카렛이 맹렬한 기세로 커튼을 뜯어만든 초록색 벨벳 드레스만이 영화의 한 장면을 떠오르게 했다.

저녁식사는 애틀란타 문인협회 회원들과 자리를 같이했다. 예상보다 많은 인원과 진심어린 환영에 놀랐다. 이민온지 10년이 되었다는 칠순의 탈렌트 출신이 들려주는 고향 그리는 이야기에 내 마음도 그녀와 더불어 쓸쓸해 졌다. 이름모를 노신사가 낭독한 <초원의 빛>은 잠들어 있던 내 감성을 흔들어 깨웠다. 영국 시인 윌리암 워즈워즈의 작품으로 나타리 웃과 웨렌비티가 주연으로 영화화 되어 우리세대 젊은이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던 잘 알려진 시이다.

개인적인 인사는 없었지만 박홍자님이 주선하여 컬럼이스트 권명오님 에세이스트 최모세님. 이 외 <아틀란타>문학 출간하는 회원들 20명이 참석했다.

이날 오후 우리는 마이아미로 갔다. 짙푸른 바다와 끝없이 이어지는 이곳 해변에서 우리는 뜻밖의 만남을 가졌다. 한국에서 기자생활을 했다는 김현철선생인데 찬란한 슬픔의 봄을 노래한 영랑(1903-1950)시인의 셋째 아드님이다. 해변 가까운 나무 그늘에 편안히 앉아 시인의 아들이 들려주는 자상했던 그리운 아버지에 대한 추억은 우리를 감동시켰다. 아직도 카랑 카랑한 목소리로 아버지의 시를 낭독하는 그분의 모습에서 날카로운 젊은 기자의 모습을 상상해 보았다. 바닷가 부드러운 모래밭 해변으로 자리를 옮겨 우리들의 이야기는 길게 이어졌다. 일행 모두의 손을 잡아주며 헤어짐의 아쉬움을 보여주던 그분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저녁 비행기로 보스톤에 도착했다. 예정대로 나는 일행과 헤어져 마중나온 작은아들 집으로 갔다. 23일만 머물겠다는 나의 통보에 아들은 엄마다운 결정이라는 아리송한 답을 보내왔다. 부부의사인 아들내외는 학력세탁이라는 야무진 꿈을 안고 하버드에서 연수 중이다.

아들집에 머무는 동안 보스톤 모임에 참석은 못했지만 여러 유명 인사들과의 만남이 있었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이번 모임을 주선하신 보스톤 일대에 해박한 노 학자이신 이민용님을 비롯하여 하버드대 오상석교수, 유망한 젊은시인 유희주님. 이밖에 한국문화를 보스톤에 알리기 운동을 벌이고 있는 화가이면서 음악 활동도 하는 유수례님과의 만남이었다.

 

이어지는 일정은 건국을 전후로 일어난 사건을 보여주는 현장 방문이다. 뉴욕에 도착하여 맨하탄의 화려한 밤거리를 구경하면서 나는 이들 선조들의 희생으로 세워진 미국의 힘을 다시한번 생각해보았다. 위대한 나라 미국 뒤에는 위대한 조상이 있었다.

 

뉴욕에서 또 한번 <현지 문인과의 대화>의 시간이 있었다. 먼곳에서 달려온 그들의 정성이 고마웠다. 그날 참석했던 분들의 명단이다.

: 김송희. 최정자. 윤관호. 곽상희. 천취자. 이정강.

수필 : 장재옥. 양정숙. 김명순. 연봉원. 김자원.

소설 : 임혜기님 외에도 여러분이 오셨다.

 

볼티모어에서 한국산문 회원인 문영애님 부부의 초대를 받았다. 잘 갖춰진 아담한 집에서 는 정성스럽게 준비한 음식으로 우리는 행복한 만찬을 즐겼다. 남편 문홍노씨는 의사이며 PNP(Peace and Prosperity Forum)회장이다.

 

여행 마지막 밤 워싱톤에서 열린 포럼에서 <미국문학이 한국문학에 끼친 영향>이라는 제목으로 임헌영 교수의 강연이 있었다.

이날 강연회에는 워싱톤 문인협회, 창작문학회 등의 문인들과 일반인 100명 가량이 참석했다.’ (출처: 워싱톤 한국일보 이종국 )

참석자들은 대부분이 각자의 전문분야에서 성공한 은퇴자들로 보였다. 우아하고 세련된 옷차림과 품위있어 보이는 분위기였다. 안정된 모습이 부러웠다. 의사 윤홍노씨를 비롯해 홍덕진 목사, 시인 김행자님, 수필가 유양희님, 김레지나님, 이춘옥님등. 워싱톤 한국일보 편집국장인 이종국씨도 참석했다.

이 밖에도 빠지신 분들이 있어 죄송한 생각이 든다.

 

이들 동포 문학인들 덕분에 우리들의 여행은 알차고 즐거웠다.

모든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워싱톤 공항에서 우리는 또 한번의 헤어짐을 겪어야 했다. 짧은 만남과 아쉬운 이별이 반복되었던 이번 여행에서 LA 문인들과의 이별은 각별했다. 일행중 몇몇은 서로를 끌어안으면서 눈물까지 흘렸다. 역시나 정 많은 민족이다.

 

집으로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나는 여행길에서 만난 많은 사람들을 생각해 보았다.

특히 내가 만난 동포들, 조국과 가족을 뒤로하고 유난히 치열하고 외로운 삶을 살아왔을 그분들의 남은 시간이 편안하고 행복하기를 기원해본다.

                                                                                                                   2015.<<한국산문>>.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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