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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연공감 - 연극 <두여자>    
글쓴이 : 노정애    17-09-05 20:30    조회 : 8,143

공연공감

연극 <두여자>

                                                                                                노정애

 

포스터를 보는 순간 오래전 공포영화에 빠져서 극장을 누볐던 겁 없던 시절이 생각났다. <두여자>는 대학로 라이프시어터 극장에서 오픈런으로 공연 중인 서스펜스 호러물로 20109월 첫 공연 후 2012년에는 전국관객 15만명이 넘게 관람했다고 한다. 예매 후 공포 스릴러를 작은 무대에서 어떻게 보여줄까? 라는 호기심과 너무 무서우면 어쩌지 하는 불안감이 들었다. 저녁 8시 공연을 관람했다. 요즘은 아니지만 <두여자>를 올린 첫해에는 밤 10시에 공연을 했다고 한다. 공포물이라는 특성을 살린 절묘한 시간이다.

작은 무대 중앙에는 4인용 흰 소파가 놓여있다. 피아노와 책장이 있고 뒤쪽 벽에는 가족사진이 걸려있는 평범한 거실의 모습이다. 그리고 천장에 걸려있는 올가미. 왠지 섬뜩하다. ‘소개팅 후 급진전을 원한다면 자연스런 스킨십이 유도되는 연극 <두여자>이라는 광고 문구 덕분인지 유독 연인들이 많았다. 140석 규모의 객석은 평일 저녁인데도 뒷줄 몇 개만 빼고 다 찼다.

<두여자>는 공연예술 집단 극단 노는이에서 기획 제작했다. 극단 노는이는 20087혼자노는이 다같이놀자라는 모토로 창단되어 지금까지 <그때 그놈> <약 서른개의 거짓말> <기묘한 > <올드미스 다이어리>등 많은 작품을 무대에 올렸다. <두여자>가 만들어진 배경을 알고 싶다고 했을 때 극단이 <기묘한 >를 공연할 당시 작품하나로 비싼 대관료 감당하기 조금 어려웠다. 그래서 집이 세트인 <기묘한 >와 함께 할 수 연극을 고민하다가 집에서 벌어지는 호러공연을 만들게 되었다.”고 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두여자>는 작가겸 연출인 서상우대표의 순수 창작극이다. 현재는 상임연출인 임수환이 연출을 맡고 있다. 오늘 출연자는 유대성(수리아빠), 장서윤 (수리엄마 주명희), 전유림(수리), 이본능(황형사) 이다.

연극이 시작되자 불이 모두 꺼졌다. 아무것도 볼 수 없다. 그러자 내 몸의 감각들이 불을 킨다. 청각과 후각, 촉각까지 예민해진다. 어둠속에 울리는 요란한 전화벨소리, 여자의 흐느낌은 긴장감을 높인다. 서서히 들어온 낮은 조명 아래, 여인이 소파에 엎드려 울고 있다. 한참을 울던 여인은 일어나 아까 봤던 그 올가미에 목을 건다. 낮게 깔렸던 음악이 커지더니 뚝 끊어진다. 그리고 다시 암전(暗轉).

무대가 환해진다. 큰 수술로 휴학중인 수리는 좋아졌다는 의사의 말에 학교에 가게해달라고 부모님을 조른다. 익살스럽고 평범해 보이는 아빠는 염려와 함께 아내에게 의논하고 엄마는 걱정하면서 허락한다. 수리의 들뜬 목소리, 화기해애한 분위기 속에 청주 정신병원에서 큰 방화 사건이 발생해 환자 대부분이 사망하고 유력한 방화 용의자인 주명선 환자 역시 숨졌다는 뉴스가 나온다. 순간 엄마의 얼굴은 굳어지고 불안해한다. 다음날 출근과 등교를 서두르는 바쁜 아침시간에 황형사가 찾아온다. 방화 용의자인 주명선은 바로 수리엄마 주명희의 쌍둥이 언니였다. 아내에게 쌍둥이 언니가 있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던 아빠는 혼란에 빠진다. 아내는 언니의 방화로 부모님이 죽고 정신병원에 갔기에 숨길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힘겨웠을 아내의 상황을 이해한 아빠는 출근한다. 그리고 울리는 전화 벨소리. “나야 네 언니, 빨리 나와. 집 앞이야...” 그 후 수리네는 계속해서 이상한 일들이 일어난다. 연극의 마지막에 울리는 전화벨 소리는 끝까지 관객을 놀라게 한다.

평범했던 엄마가 두려움과 광기에 사로잡혀 섬뜩하게 변해가는 모습, 아이를 생각해서 모든 것을 감싸 안으려는 아빠, 연이어 터지는 이해할 수 없는 일들로 혼란에 빠진 수리,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는 황형사 까지 90분 동안 지루할 틈 없이 관객을 끌고 간다. 다양한 장치들을 활용해 공포 요소를 가미한다. 객석 속에 숨겨진 스피커에서 들리는 입체적 소리, 특수 장치와 영상, 오싹한 음향효과, 극적인 순간 수시로 꺼지는 조명은 칠흑보다 어둡다. 어둠속에서 누군가 나를 살짝만 건드려도 비명을 지르게 된다. 암전시 여기저기서 울리는 비명은 공포를 한층 더 올려준다.

이 연극이 공포만 있는 것은 아니다. 중간 중간 코믹의 요소를 품고 있어 긴장했던 마음을 내려놓게도 하고 다소 엉뚱한 장면의 연출로 관객들에게 웃음을 주기도 한다. 현장감과 생동감이 넘치는 공포연극 <두여자>는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짜릿함을 맛보기에 충분했다. 공연 전 임수환연출자에게 이 연극을 보는 tip이 있으면 말해달라고 했을 때 공포를 무섭고 재미있게 즐길 준비를 하고 보면 된다.”고 했다. 일상이 평범하게 느껴질 때 무섭고도 재미있는 짜릿함을 즐기는 것은 어떨까? 그렇다면 연극 <두여자>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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