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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들레를 사랑하는 법    
글쓴이 : 김부조    13-03-09 10:55    조회 : 5,068
 
 민들레를 사랑하는 법


 
 류시화 시인의 '민들레를 사랑하는 법'이란 책에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나온다.
 
 어떤 사람이 정원을 가꾸기 시작했다. 그는 흙을 가져다 붓고 자신이 좋아하는 온갖 아름다운 씨앗들을 심었다. 그런데 얼마 후 정원에는 그가 좋아하는 꽃들만이 아니라 수많은 민들레가 피어났다. 민들레는 아무리 뽑아도 어디선가 씨앗이 날아와 또 피어났다. 민들레를 없애기 위해 모든 방법을 써 봤지만 그는 결국 성공할 수 없었다. 마침내 그는 정원 가꾸기 협회에 전화를 걸어 물었다. 어떻게 하면 내 정원에서 민들레를 없앨 수 있을까요. 정원 가꾸기 협회에서는 그에게 민들레를 제거하는 몇 가지 방법을 알려 주었다. 하지만 그 방법들은 이미 그가 다 시도해 본 것들이었다. 그러자 정원 가꾸기 협회에서는 그에게 마지막 한 가지 방법을 일러 주었다. 그것은 이것이었다. ‘그렇다면 민들레를 사랑하는 법을 배우세요’
 
 매일 아침 눈을 뜨면 우리는 가장 먼저 사람과 만난다. 우선 사랑하는 가족들과 따뜻한 눈맞춤을 하고, 출근길에서는 숱한 타인들과 옷깃을 스친다. 그리고 각자의 일터에서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동료들과 호흡을 함께 한다. 피할 수 없는 숙명적인 만남과 바람처럼 스치는 짧고 무의미한 만남, 그리고 인연의 끈으로 엮인 소중한 만남의 틀 속에서 적응해 가며 살아가는 것이다. 이 세상 크고 작은 일들의 성사가 모두 다 사람과의 만남으로부터 시작된다고 할 때, 좋은 사람과의 인연이야말로 얼마나 소중한 가를 새삼 느끼게 된다.
 
 그러나 좋은 만남의 소중함을 깊이 깨달으면서도 우리는 종종 사람과의 관계에서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서로 주고받기도 한다. 모든 만남이 아름다운 결실을 맺는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지만 숱한 사람들과의 만남이 항상 매끄럽지만은 않은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상처를 주는 쪽에서는 거의 느낄 수 없으나 상처를 받는 쪽에서는 큰 아픔으로 각인되어 괴로움에 시달리게 된다. 이른바 만성 스트레스인 것이다. 뽑아도 뽑아도 끈질기게 피어나는 수많은 민들레는 일종의 스트레스였던 셈이다.
 
 국어사전에서는 스트레스를 ‘적응하기 어려운 환경에 처할 때 느끼는 심리적ㆍ신체적 긴장 상태’로 풀이하고 있다. 사람들은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기분이 나쁘거나 괴롭거나 우울해져서 얼굴이 딱딱하게 굳거나 표정이 없어지는데 그것은 자율 신경 중에서 교감신경이 흥분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런 상태에서는 쉽게 피로해진다. 지속적인 스트레스는 유전자의 변형을 가져와 작게는 흰머리가 빨리 생기고 크게는 암과 같은 치명적인 질환의 위험을 높여준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
 
 스트레스가 ‘만병의 근원’이라는 사실은 모두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스트레스를 진정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사람은 의외로 많지 않은 듯하다. 스트레스가 주요 위험요소로 작용하는 질병만 해도 280여 가지에 이른다고 한다. 이 가운데에서 뇌와 심장 세포는 스트레스로 치명적인 손상을 입는다고 하는데 비만, 불임, 심장질환, 뇌질환, 암 등 스트레스로 인한 질환을 나열하려면 끝이 없을 정도다. 이 밖에 기억력 감퇴와 우울증, 불면증도 스트레스 때문에 발생하는 증상으로 심리적인 우울감은 표정에서도 드러나, 미소나 웃음을 얼굴에서 사라지게 하는 심각한 상태에까지 이르게 된다.
 
 스트레스 치료법은 잘 알려진 대로 마음을 편안하게 가지는 것이다. 그러나 자신이 늘 머무는 공간에서 마음을 편안하게 유지하기란 쉽지 않다. 이렇게 스트레스가 심할 때는 여행을 하는 등 익숙한 공간을 벗어나 머리를 식히는 것도 효과적인 방법일 수 있다. 또 불안감과 우울증 등을 해소할 수 있는 방법으로 대표적인 것이 명상이다. 명상을 통해 마음을 평화롭게 하고 불안감 따위를 해소하면 자연스럽게 스트레스가 줄고 진정한 삶의 가치와 행복을 즐길 수 있게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는 말이 있다. 끈질기게 피어나는 민들레와 무작정 싸울 것이 아니라 올바른 명상을 통해 오히려 민들레를 사랑하는 법을 배워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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