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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튼 워커 장군을 기리며    
글쓴이 : 김부조    13-12-06 10:47    조회 : 6,367
 


 지난 3일 오전, 필자의 집과 가까운 도봉구 도봉동에서 뜻 깊은 행사가 있었다. 다름 아닌 초대 미 8군사령관 월튼 해리스 워커(Walton H. Walker, 1889~1950) 장군의 63주기 추모식이었다. 워커대장추모기념사업회(회장 김리진)의 주관으로 치러진 이 행사는 1950년 12월 서울 도봉지역 전선을 시찰하던 중 차량 사고로 숨진 워커 장군(그 무렵 중장)을 기리는 자리였다.
 
 1950년 12월 23일 워커 장군은 중공군을 막고 있는 서부전선의 영국군 부대를 시찰하고 자신의 외아들인 샘 워커 대위를 표창하기 위해 가던 중 맞은편에서 들이닥친 한국군 스리쿼터 차량에 받혀 목숨을 잃었다. 당시 61세였다. 
 
 워커 장군은 1912년 웨스트포인트(미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육군 소위로 임관했다. 그 뒤 그는 제1, 2차 세계대전에 참전한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에는 3기갑사단장으로 참전해 승리를 거듭했으며, 특히 북아프리카 전투에서 독일군의 롬멜 부대와 맞서 공훈을 세우고 중장으로 승진했다. 제2차 세계대전의 영웅인 조지 패튼 장군이 가장 아꼈던 부하로 평가받았으며 ‘패튼 장군의 불독’이란 별명까지 얻었다. 그는 1948년 맥아더 장군의 부름을 받아 일본에 본부를 둔 미 8군 초대 사령관으로 부임했다.
 
 6.25전쟁이 일어나자 일본을 떠나 대전에 도착한 뒤 그는 낙동강 전투에서 공산군을 막으며 고군분투한다. “버티느냐 죽느냐(Stand or Die)”라며 방어선 사수 명령을 내렸다. 그는 “내가 여기서 죽더라도 끝까지 한국을 지키겠다. 철수건 전선 조정이건 어떤 것이든 뒤로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라고도 했다. 북한군을 45일간이나 붙들어 둠으로써 인천상륙작전이 이뤄질 계기를 마련했다.
 
 그 무렵 미국 언론들조차 워커 장군의 지휘 태도가 지나치게 가혹하다고 불평 보도를 할 정도였으나 장군은 단호한 태도로 방어전을 지휘한 결과 마침내 낙동강 전선을 사수할 수 있었다. 포항·영천·대구·창녕·마산·통영을 잇는 이른바 ‘워커라인’의 방어작전은 국군과 연합군 간 최초의 연합작전이었으며 한·미 군사동맹의 시초가 됐다.
 
 아이젠아워 당시 미 대통령은 워커 장군을 가리켜 “군인이라는 단어가 진정 어울리는 인물”이라고 평가했으며, 제2차세계대전 무렵 원수였던 조지 마샬 장군은 그를 “미국의 육군참모총장이 되기에 충분한 자질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그의 사망 소식을 접한 미국 지도자들은 “워커 장군이 살아있었다면 6?25전쟁의 양상이 달라졌을 것”이라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미국 정부는 그의 죽음을 애도하며 1951년 육군대장으로 추서했다.
 
 워커 장군이, 한국군 운전병이 모는 트럭의 과속 주행으로 죽은 것은 우리로선 무척 미안한 일이었다. 이승만 대통령은 운전병을 엄벌하라고 호통을 쳤으나 미군 대위 짐 하우스맨이 말렸다고 한다. 운전병은 징역 3년형을 살고 나왔다. 워커 장군의 서거 63주기를 맞으며, 이 대통령에게 사고 운전병에 대한 선처를 부탁했던 짐 하우스맨의 회고록 한 부분이 오늘, 뼈아프게 와 닿는다.  
 
 “하버드 대학의 고풍 어린 교내 예배당 벽에는 한국전에 목숨을 바친 하버드 출신 병사들 이름이 동판으로 새겨져 있다. 미국은 한 도시에서 한 사람이 나올까 말까 한 '미국의 희망'들을 한국에서 자유를 지키기 위해 내보냈다. 교수들도 참전해 더러 전사했다. 한국에서도 많은 학도병들이 전사했다. 한국에선, 존경하는 소대장님, 용감한 대대장님, 그리고 생명을 던져 진지를 지켜낸 병사들의 얘기는 입으로만 전해질 뿐 그들을 기릴 수 있는 흔적은 어디에도 없다. 한국은 전후(戰後) 팔을 잃은 국회의원, 눈이 날아간 국방장관을 갖지 못했다. 행사장이나 연회장 같은 데서 한국전 전상자들을 만나 본 적도 없다.”
 
 (김부조 칼럼 / 울산제일일보 / 2013. 12.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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