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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명 : 김사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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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로라는 말    
글쓴이 : 김사빈    12-08-04 06:07    조회 : 5,667
친구가 전화가 왔다 . 상의 할 일이 있고 할 말이 있다고 말하는 그녀의 목소리는 젖어 있다. 전화를 받고 아련한 여운이 남는다.
  무슨 말을 하려고, 내가 섭섭하게 했나. 내가 한말이 씨앗이 되어 날아다니다 그녀의 귀에 들어가 그녀의 마음을 찔렀나 하는 생각까지, 곰곰이 내 안을 살펴보았다.
  요즈음은 내가 한말에 많은 비난을 받은바 있어서, 조심 한다고 하지만, 그릇된 정보를 내게 말해 주면, 그게 아니고 싶어서 이런 거야, 잘못 알고 있네, 말을 한다.
   그 말은 그가 한말은 없어지고 내가 정정한 말이 보태어서 무성하게 돌아다니고 있는 것을 본다. 그녀가 하는 말이 앞으로는 다른 말을 해도 날 위해 정정하지 말고, 나 몰라 하면 되요, 해명도 하지 마세요. 말했다. 그렇게 해야지 다짐했다, 다시 그런 상황이 오면 같은 것을 반복하다가 그러지 말고 몰라 하라고 했는데, 생각이 나면, 이미 쏘아 올린 화살이다.
  우리 집 화장실에 거절의 묘약이라는 책을 놓고 읽고 있다. 구구 절절이 옳은 말이다. 그 말이 내 생활에 적용이 되기까지는 얼마나 걸릴지 모른다. 저녁을 해놓고 한참이나 기다렸다. 저녁을 같이 먹으려고 했는데, 한참 만에 왔다. 그의 얼굴엔 불그레하고 눈에 이슬이 달렸다. 무슨 말을 하려면 금방 소낙비라도 쏟아질 기세이다. 가녀린 풀잎 같은 그녀가 저런 소낙비를 안고 다니는 것을 처음 본다.
   나 살기도 바쁘고, 나에게 충실하기도 힘든데, 왜 내가 이런 말을 들어야 해요. 다 알고 있거든요, 일부러 환기 시키어 주지 안 해도 되거든요, 저희들은 흠이 없나, 먼지 없는 사람 있으면 나오라고 해, 그녀는 소낙 비를 쏟아낸다.
   저녁 안 먹었지, 저녁이나 먹고 생각합시다. 배가 부르다고 말한다. 우리는 슬픈 사람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그런 상황에는 참 많은 생각을 한다. 가만있자니 무심 한 것 같고, 어떤 말이 잘 어울리는 말인가 하고 찾다가 정작 말 한마디 못하고 만다. 영어 문화는 좋은 말이 많은 것 같은데, 나도 같이 슬퍼요 하자니 입에 발린 소리 같고, 안됐네요, 뭐가요 할 것 같고, 우리는 이럴 때 할 말을 잃는다. 무슨 말을 할지 몰라 가장 적절한 말이 무엇인지 말을 잃었다.
   우리는 남의 슬픔을 상처를 위로 한다고, 그 상처를 들추어내어 얼마나 아프니, 얼마나 상심이 되었니. 하지만 그건 그 상처에 송곳으로 찔러 주는 것을, 잊으려 하는 슬픔을 끄집어내어 주는 것을 아는지, 알면서 그 사람의 슬픔과, 상처를 보고, 성한 내가 즐기지는 않는지 모른다. 지인은 도망가고 싶어 말한다.
인간은 죄 성을 타고 나서 남의 잘되는 일은 배가 아파하는 것을, 같은 동료가 상을 타면 얼른 축하 한다 하는 말이 얼른 하지 못하는 것을, 가장 친한 사람이 나보다 더 잘되면 은근히 심통이 나는 것을, 우리는 어쩔 수 없는 죄인임을 알게 된다.
   적절한 말이 없어, 남의 말 석 달 안 간대 말하고, 속상하면 나만 손해야 말했다.
  나도 오래전에 하도 속이 상해, 기도가 안 나와 석 달 동안 속상할 때마다 성경 역대상 4장 10절의 야베스 기도를 하기 하였다 . 그러다 보니 아픈 마음이 점점 엷어지기 시작 하여 평정을 찾았다. 그녀에게도 야베스 기도를 해보라고 할 것을 하는 생각을 했다. 그녀가 걸어 가는 길에 햇볕 한줌 얹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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