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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년이 되는데    
글쓴이 : 김사빈    13-09-09 17:20    조회 : 6,373
일년이 되는데
 
남편이 돌아가신지 일년이 되었다. 매일 몫을 박던 일이 어느새 느긋해 져 가면서, 남편 생각이 희석 해 가는 나를 본다. 그럴 때는 남편에게 미안한 생각이 든다. 매일 그만 생각 하리라 했지만, 잊어 먹고, 한참 있다가 돌아 다 보면 그를 잊은 시간에 있다.
우리가 사는 일상인 것 같다. 어제도 같은 날이고, 오늘도 같은 날이다. 오늘 안에 담긴 내일도 생각 안 한다. 오늘에 충실 하면 내일은 올 것이니까 말이다.
오늘은 어제가 일로 인해 지우는 섭섭하다고 한다. 그리하여도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이미 어제 있었던 일인데, 오늘 내가 어찌 할 것인가. 어제 일로 오늘 고민하고, 아파 한다고 해도, 돌아 올 것은 아닌 것이다.
오늘은 오늘의 밑줄이 쳐 있다. 무엇을 해야 하고, 어디를 가야하고, 그리고 누구와 이야기 하고 싶다라는 것 등, 어제 일로 해서 오늘 내가 아파하는 것은 되돌아 가는 길이다.
오늘은 영어 공부를 하고, 단어를 외우고, 그리고 내가 살아 있다는 것을 실감하고, 나무 위에 하얀 구름을 보고, 내가 누구인가 하고 생각해 보고, 운전하고 집으로 오는 길에는, 바람에 나뭇잎이 흔들리고 구름이 산마루에 결려 있었다.
언제까지 이 길을 가면서, 양쪽으로 기립한 나무를 항해 손을 흔들고 인사를 할 것인가 싶다. 카네오헤 묘지로 가는 길은 외길이다.
한국 서울 흑석 동에 살적에 내 집과 옆집 사이로 난 길 (두 집에서 조금 내 준 길)을 내려가고 올라가려면 하나는 모서리로 비켜서서 보내 주고, 걸어가야 했다. 카네오헤 길을 운전하고 가면은 흑석동 우리 집 옆에 길이라고 생각이 나는지 모른다. 헤드라이트를 밝게 켜고, 지나가는 불빛에 내 차는 잠시 비켜서서 보내 준다고 생각을 한다, 차는 그냥 달리는데 말이다. 그리고 인사를 나눈다고 생각한다. 외길을 지나서 한참을 가노라면 시소를 타는 기분이다. 깁게 내려갔다고, 다시 올라가는 길을 운전을 하면 재미있다. 이 외길이 시소가 없다면 침묵의 미래가 무료 할것같다. 이렇게 올라갔다, 내려 갔다, 하다보면, 올라갈 때 느낌과, 내려 갈 때 스릴이 다르다 .
후로리다에 키웨스트로 가는 길은, 넓은 바다 속에 섬과 섬으로 이어진 길이다, 망망한 바다 다리 위를 달리면, 그 바다는 다리를 받쳐 주기 위하아스라이 수평선을 건너 간다. 우리가 점하나 정도로 존재 한다는 것을 본다. 저 만치에 조금만 뭍에는 갈매기가 날아다니고, 아스라이 하늘과 땅이 맞닿은 하늘 위로 가르고 날아가면 바다는 더 멀어져 간다, 어느 간격을 유지하고 있다. 그런 길을 몇 시간을 달려 가면서, 어제와 오늘과 내일이 하나가 되어 달리는 것을 본다.
남편이 가고, 막내 딸 집에 카네오헤에 이사 온지 일 년이다, 새벽에 외길로 가는길이 멀다고 새벽기도 가던 것도 중지하고, 일 년을 그의 기억을 지우 속에 살다 보니, 한 해가 갔다,
커네오헤의 외길을 넘고, 넘으면, 산이 가만히 다가온다. 그리고 정답게 보듬어 준다. 힘들었지 하는 것 같다.
일 년이 되어 남편을 찾아 갔다. 한국 문화 같으면 일 년 기일이라고 제사를 지내야 한다고 할텐데, 꽃을 한 다발 사가지고 막내 딸 식구들과 같이갔다. 그리고 사진 한 장 박아서, 텍사스에 사는 딸과 , 뉴저지에 사는 작은 아들, 메릴랜드에 사는 큰 아들에게 보내 주었더니,
아버지의 new birthday를 축하 한다고 답장이 왔다. 한국 정서로는 아니 될말인데, 우리는 문화와 전통을 이민 문화에 접목 시키고 있다. 내년은 ,내 후년은, 아마 꽃다발 하나도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잊어 지는 것은 당연 하지만,
오늘 교회에서 남편의 기일 기억한다고, 점심을 대접했다. 그리고 강대상에 기억하여 주세요. 하고 꽃 다발을 올려 놓았다. 점심 시간에 잘 먹었어요 하면서 벌써 일년이 되엇군요 인사를 해 준다. 잘 잡수어 주셔서 감사해요 나도 인사를 받았다. 그렇게 하여도 이제 겨우 일흔 일곱인데 , 더 살아도 되잖아 하게 된다. 이민 와서 처음 잡은 직업을 34년동안 다니면서, 언제 그만 둘꺼요 하면, 저분이 오라고 하면 하더니, 일하다가 그분의 부름을 받고 가셨다. 65세 될 때에 놓으라고 말하지 못한 것이 후회가 된다, 그 직장을 좋아 하고 즐기는지라 , 고만 일하지 하면, 남편에게는 그만 살아 하는 것, 내나 그 생각을 하면서 점심을 먹었다. 아직까지 놓지 못하고 붙들고 있는 남편을 이제는 놓아 주어야지, 하여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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