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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명 : 김사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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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로 대학    
글쓴이 : 김사빈    17-04-09 14:09    조회 : 5,285


병신년 몇 달 동안 영상 스크린을 띄우고 보니, 인생 그렇게 사는 거야 ,적당히 살아, 힘들게 살 필요가 없어 내안의 소리를 들린다.

노래라고 아는 것은 찬송가 몇 곡뿐인데 한 시간 동안 흘러간 노래를 듣고 있자니, 이제는 어깨를 출렁 거리며 장단이 나온다, 경직되어 살아온 삶이 틈새가 생기고 편해온다.

지금 저 앞에 마이크 잡고 선 90세 노인 그대 없이는 못살아외치고 있다. 아마도 사랑하는 님을 먼저 보냈을 것 같다. 이국땅에서 두 주먹 불끈 쥐고 마누라 자식 먹여 살리려고 아우성치며 살아간 우리 아버지 세대들 모두다 먼저 가셨다. 먼저간 님에게 두 주먹 불끈 쥐고 달리지 말라고 할 걸, 지금 같으면 말해 줄 걸 싶다

몇 년 전 한국서 하와이를 방문한 언니가 너는 가라오케도 안가니 하고 촌 놈 이구먼 하며 가자고 졸라 노래방에 따라 갔더니, 언니는 마이크 붙잡고 내 청춘아 돌려 다오 하고 절규를 하는 것을 보았다. 생전 처음 가 본 가라오케다.

형부가 36살에 자녀 일곱을 두고 훌쩍 떠났으니 얼마나 삶이 폭폭 하고 팍팍 하였을까, 별을 보고 밭에 갔다고 별을 봐야 방에 등을 붙인다던 언니가 아니던가. 그 아이들 일곱 키운다고 허비한 젊음이 하도 서러워 절규 하는 것을 보고 가슴이 저려 왔던 생각이 난다,

하얀 머리 90세 할머니도 살아온 세월이 하도 서러워 그대 없이는 못살아 하는 것 내 귀에는 돌아와, 돌아와 하는 소리로 들린다.

매번 식순에 따라서 애국가를 부르고 미국국가를 부르고 그리고 이어 국민 체조를 하고 이어 웃음 코너를 한다. , , , . 요절 복통을 하는 순서이다,

강사는 얼마나 웃어 대는지 강사를 보면 나도 절로 웃음이 나온다. 그렇게 웃고 나면 앤돌핀이 솟아나는 것 같다. 상쾌하다. 사는 게 쉬운 것 같다.

이어서 고전 에어로빅을 강사님이 열심히 어머님들 웃으며 하세요. 생글 생글 웃으며 간드러지게 어깨춤을 추며 돌아간다. 땀이 난다. 할머니들이 잘 안 올라가는 손을 들고 따라 하는 모습이 곱다. 저 무딘 손마디도 곱게 봉숭아꽃 물들이던 손이다. 둔탁한 허리는 버들가지처럼 간드러진 허리 일 것이고, 너 아니면 안 된다 하는 사랑하는 님과 깁을 운유의 정을 나누던 몸매들이 아니던가. 그 속에서 생명을 피워 내고 누구의 엄마 누구의 사랑하는 아내로 살아 왔던 젊은 날을 회상 하고 춤을 추리라

10시 한 시간 동안 웃어 대고, 국민 체조를 하고 에어로빅을 하고 나면 일주일 피로가 한 번에 날려 보낸다.

그리고 노래 자랑 시간이다. 몇 명이 전문 무대이다. 살아온 전 일생을 담아 절규 하는 무대이다.

그 노래 속에는 유년도 젊음이 건너가고 있다. 젊음을 건너오면서 절망과 슬픔과 사랑과 그리움들을 점철된 시간을 쏟아내고 있다

한번쯤 흐트러진 모습도 아름답다. 우리 삶이 얼마나 바쁜지 우린 단절의 외로움으로 살아왔다 문화의 단절 대화의 단절, 상황에 단절에 고독과 슬픔을 누리고 살아왔다. 이럴 때 한번쯤 흐트러진 모습 속에 내 속사람을 보여 주는 것도 쉼의 편린이리라.

요즈음 박근혜 대통령을 보면서 연민의 아픔이 온다. 얼마나 경직되게 살아 왔을까, 최고의 권위자라는 타이틀이 그를 감옥에 가두고, 그 깊은 감옥 속에서 자기 소리 아닌 소리를 내는 것 얼마나 힘들까, 다듬어 포장해서 내놓으려고 눈물겹도록 힘들었을 것 같다.

자기의 속사람의 목소리가 아닌 상황에 내놓을 소리를, 더러는 그들의 큰 목소리에 맞추느라고 그렇게 해도, 그녀의 틈새를 찾아서 들여다보고 나팔을 불어대니, 상황에 누가 될 까봐, 참여하지 못하고 동조 하지 못하는 인간의 속성 앞에 절망을 했으리라, 그래서 홀로 서있던 자리가 아니던가,

제일 편한 사람이 김 삿갓 같은 사람이겠지 하고 피식 웃음이 나온다. 동가 식 서가 식 하는 사람이 무에 편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가 물어 온다.

마이크 잡은 여자가 만남이란 노래를 열창 하고 있다. 내가 이 자리에 앉아 있기에 이 아름다운 시간에 저들의 삶을 공유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행복으로 온다.

오늘은 설이라고 한다. 고국 떠난 지 40년이 넘은지 설을 잊은 지 오래다. 아직도 한국 냄새가 가시지 않은 사람들이 정유년 복 많이 받아요, 카톡으로 인사를 보내준다. 생소하다,

내 아이들은 설을 아주 잊은 지 오랜 것 같다. 아이들은 Korea new Year 할 것 같다, 누가 막으랴 가는 세월, 꿈에 본 내 고향을 부르는 그 마음속에 고향은 어디인가 묻고 싶다,

나는 아련하기만 하다, 고향 하면 환상 같기만 하다. 한해를 보냈구나 싶다. 특히 경로대학에 오면 저들과 같이 웃으면서 시간을 공유 하면서 인생의 경지에 오를 것 같다.

그들 나름대로 삶으로 얻은 철학과 꿈과 내세 학까지 겸비한 저분들에게 배우고 있다. 내 시행착오에, “그러게 왜 그랬어. 그러지 말라고 했지훈계 한마디 하시면 그러게요 왜 했지요 잘못했어요.” 맞장구 쳐주면 그 얼굴에 승리의 미소가 번진다, 그 웃음이 좋다, 공유한다는 웃음이고, 인정 해 준다는 웃음이니 훈훈함이 번져 온다. 그렇게 사는 게지, 특별한 것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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