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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어도를 이어도    
글쓴이 : 봉혜선    24-02-14 20:36    조회 : 1,431

이어도를 이어도

 

봉혜선

 

이어도가 어느 나라 영역이냐에 따라 해양 자원이니 해상 날씨 예보가 가능해 그에 따른 경제 가치가 상상을 초월하대요. 우리나라 남북한 합한 만큼의 14배라니 상상을 뛰어넘네요. 넓이라 하면 기껏해야 아마존에서 매년 사라지는 녹지대가 여의도 면적의 몇 배라는 기준만 알고 있네요. 여의도에 세워진 고층 빌딩을 생각해도 아찔한데 말예요. 아니면 축구장 몇 배라는 둥의 기준이 다지만 축구장에서 정식으로 뛰어보지도 않았으니 그 넓이도 묘연해요. 미국 한 주가 남한 만하다는 둥 한반도 만하는 둥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안 되는 이유를 국토가 좁다는 핑계가 있는데, 지금은 북한을 합해 3천리라는 것도 노래에만 나와 있어 감이 안 잡히는데 삼천리의 몇 배라는 셈은 면적이나 값어치 면에서 천문학적이네요.


제주도 남쪽 마라도 서남쪽 80마일, 149Km 바다 속 해저(海底)수중 암초 이어도는 수많은 선박이 오가는 해양 교통의 요충지이자 태풍의 통로로 기상 관측에도 중요하며 천혜의 어장으로서의 중요성으로 인해 한중일 3개국이 각자 자국의 영토임을 주장하고 있는 실정이에요. 특히 중국이 강대국임을 내세워 말도 안 되는 억지를 부리고 있대요. 우리나라 섬에서 떨어진 거리보다 두 배나 먼데도 억지를 부리는 이유는 양국의 200해리 배타적 경제 수역이 겹치기 때문이라니 갑갑해요. 국제법적으로는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더군요. 조정을 신청할 수 있지만 조정 자리에 상대국이 나오지 않는 것에 아무 제재도 할 수 없대요. 바위에 계란 던지기라고나 할까요? 이런 사정이 비단 우리나라에 국한되지 않다니 약소국의 설움이네요. 중국보다 강대국이 되어야 하는 현실적인 큰 벽에 부딪힌 격이니 400평짜리 해양과학기지를 설립해 둔 것은 무척 고무적인 혜안이었음에 새삼 찬사를 보내요. 당연한 우리 것에다가 기지국까지 차려놨는데 뒤늦게 국력을 핑계로 자기네 땅이라고 우긴다니 도의적으로는 말이 안 되잖아요.

소설가 이청준님이 쓴 이어도를 읽어보는 것도 이어도에 대해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풍랑이 일 때만 잠깐씩 드러나는 신비의 섬으로 여기며 제주도민은 이어도를 이상향으로 가슴에 새기고 있어요. 고기잡이 하러 간 남자들이 풍랑이 심해 6,70프로는 돌아오지 못했대요. 죽었다는 말을 하기 싫은 사람들이 희망을 가지고 환상의 섬에서 잘 살고 있다고 믿은 거예요. 알기와 지키기에 나선 선각자들에게 힘이 되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 궁리하는 중이에요. 이어도 연구회에서 나눠준 여돗 할망 이야기를 주변인들과 돌려 읽는 것도 좋겠어요. 기념품으로 나눠준 가방을 들고 다니고, 머리 스카프 겸 목수건을 사철 둘러 만나는 이들에게서 질문을 유도하는 방법도 있어요.

쥐소범토 용뱀말 양원닭개돼 지우리말이라 훨씬 정겹지 않나요. 띄어쓰기가 왜 이러냐고요? “-- 민국! 짝짝짝 짝짝도 아니라고요? 337 박수에도 맞지 않고요? 귀한 자식이 오래 살기 바라는 부모가 지어줬다는 삼천갑자 동방삭으로 시작하는 이름 있잖아요. 그 이름을 부를 때 붙이는 운율로 처음 ~소범토를 소리 내어 보세요. 박수로 장단 맞추어도 되고 젓가락을 들고 있다면 두 손에 나눠 쥐고 가볍게 두들기며 노래하듯 불러도 좋아요. 어깨를 들썩이면 더 신나요. 우리답게요.

12간지를 우리말로 바꿔 부르는 건 그럴싸한데 왜 13개냐고요? 따로 떨어진 는 뭐냐고요. 꼴등을 한 를 구태여 된 발음처럼 로 입을 꼬아 아나운서처럼 발음하기는 어렵고 로 발음해도 구태여 틀렸다고 지적하는 사람도 없다고 가정하고 이어도 지키기를 하면 된다.’ 에서 되지를 ‘돼라고 하려고요. 띠는 12년을 다시 돌면서 제자리로 가잖아요. 돼는 맨 앞의 쥐를 데려오니 지 발음과 쥐가 발음이 비슷하다는 것에 착안하기도 했어요.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서설이 이렇게나 긴가 하시겠군요. 한자도 우리말이나 마찬가진데 입에 익은 자축인묘로 알면 되지 글을 읽으며 굳이 소리 내봐라, 장단 맞춰라, 젓가락 장단을 놀려봐라, 어깨를 들썩여라 등 주문이 많아 팽개치지는 않으셨는지 걱정이네요. 중국에서 가져온 한자 대신 우리말로 이렇게 신나는 리듬을 탈 수 있는지 미처 몰랐어요. 배우는 건 참 좋아요. 죽을 때까지 배워야 한다는 말은 시대가 급변하는 요즘일수록 더 필요한 것 같아요. 인공지능이니 쳇 지피티(CHAT-gpt)를 모르고서는 살아갈 수 없다는 시대고 당장 키오스크 주문이 아니면 외식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으니 말예요.

그런 최첨단 시대에 왜 간지를 세는 한글을 들먹이는지 말해야겠어요. 이어도가 우리나라라는 것, 2003년에 이어도에 구축한 해양과학기지에 대해 이야기 중이잖아요. 중국이 그때만 해도 이어도에 대해서까지 신경을 못 쓰고 있었다지요. 지금이라면 중국 때문에 어림도 없는 영토 영역 주장이래요. 그 큰 나라가 바다로 진출할 수 있는 요지에 우리나라가 떡하니 막고 있잖아요. 토끼 같고 양 손을 대륙을 향해 움켜쥐려는 호랑이 같은 형상을 한 우리나라는 이른바 대양의 시대에 천혜의 위치에 있어요. 대륙으로 진출하려는 길목에 우리가 있어서 일본이 그토록 침략했을 거잖아요. 우리는 당했지만 결국 살아남았지요.

우리나라 국민 중 89퍼센트가 이어도를 모른다는 통계를 보니 알리기 운동에 참여해야겠다는 다짐과 더불어 일파만파로 영향력을 발휘해야겠다는 책임감에 어깨가 무거워지기도 했어요. 그러니 이만하면 왜 한자인 자축인묘대신 쥐소범토로 시작하는 간지 세기에 단박에 꽂힌 지 이해되시지요?

문제가 있네요. ‘쥐소범토가 그냥 안 나와요. 처음 가르쳐 준 이의 가르침대로 ~소범토 용..처음은 늘이다가 반 박자 쉬고 스타카토로 끊으며 쥐고 있는 펜으로 책상이라도 두들겨야, 혹은 옆 사람에게 가르치며 박수를 탁탁 치면서 노래로 해야 나와요. 굳이 쥐를 앞장세우지 않아도 좋아요. 각자 본인의 띠를 맨 앞에 세워 각자의 노래로 바꾸어 불러보세요. 힘든 노동에 노동요를 부르듯, 혹은 박자 맞춰 부르는 노래로  멸치 털이 등 힘을 합한 일을 할 때어려움을 이기는 우리네 정신이 이어져 와 있음을 깨닫네요. 사투리를 심하게 쓰는 그는 특허청에 등록도 해놨대요. 중국인의 한자어보다 우리나라 말, 그보다 향토색 짙은 사투리가 더 한국적인 것 같게도 여겨져요. 현수막에 써놓은 오늘의 기치인 이어도를 지키자를 그의 사투리대로 번역하자면 이래요. “이어도를 이어도~.” 작가 정신을 발휘해 해석해보자면 이래요. 이어도를 우리나라에 우리 마음에 잇자는 의미로 이어도를 이어도이어도는 우리 것. 이어도를 지키자!


<<수필문학 2023,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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