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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상률 교수님 신간 시집 《길에서 개손자를 만나다》소개    
글쓴이 : 사이버문학부    20-09-11 16:40    조회 : 11,814


출판사 서평

박상률 시인의 시집 『길에서 개손자를 만나다』가 시작시인선 0345번으로 출간되었다. 시인은 1990년 『한길문학』에 시를, 『동양문학』에 희곡을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으며, 시집 『진도아리랑』 『하늘산 땅골 이야기』 『배고픈 웃음』 『꽃동냥치』 『국가 공인 미남』, 소설 『봄바람』 등을 출간하였다.

시집 『길에서 개손자를 만나다』에서 시인은 진중한 고백과 증언 안에서 근원적 상태를 회복하려는 지향을 보여 주며, 다양하게 펼쳐지는 삶의 양상을 통해 존재의 근원을 탐색해 나간다. 시인이 탐색하는 근원적 지점은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유토피아에 가깝지만, 우리 시대의 불모성을 견디게끔 해주는 상상적 에너지로서 기능한다는 점에서 유의미하다.

해설을 쓴 유성호 문학평론가는 이번 시집에 대하여 “가장 깊은 실존의 영역에서 생성되는 자기 표현의 한 정점”이자 “현실에 대한 증언”이며, “해학을 통한 인간 본질의 사유를 극점에서 들려주는 빛나는 예술품”이라 평했다.

이처럼 박상률의 시는 삶의 깊은 저류底流에 흐르는 근원 지향성을 우리 시대의 정서적, 실천적 대안으로 꿈꾸고 있다. 가령 이번 시집은 고향에서 발원한 경험과 언어로 구성된 미학적 실체로서의 시 쓰기를 잘 보여 준다. 원형적 가치에 대한 추구와 열망은 모든 현상들이 호혜적으로 의존하고 있음을 역설하며, 개인과 공동체의 긴밀한 연관성을 통해 근원에 다다르는 시적 사유의 한 형태를 보여 주기도 한다. 한편 시인은 추상어보다는 구체어, 문어보다는 구어, 표준어보다는 지역어를 지향함으로써 우리로 하여금 대립과 균열보다는 따뜻한 화해의 언어를 경험하게끔 해준다. 시인은 자신을 구성하는 시공간에 동일성을 부여하고 심미적 언어의 조탁보다는 자연스러운 말 자체의 미감을 중시함으로써 미학적 가치를 만들어낸다. 또한 서정의 원형을 통해 자신의 기억과 공동체의 내력, 그것들을 향한 성찰 과정을 아름답게 형상화한다. 요컨대 서정시의 원리를 충실하게 구현하고 있는 그의 시를 통해 우리는 궁극적으로 기억의 뿌리와 기억의 확장 과정에 참여하는 기쁨을 누리게 될 것이다.

출처: 예스 24, 알라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