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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말 유래 100가지 Ⅱ    
글쓴이 : 김수정    12-05-04 11:21    조회 : 3,578
우리말 유래 100가지

 

51. 악바리

‘이악스럽다’와 ‘약삭빠르다’가 합쳐진‘악빠르다’에서 나온 말로서 자기가 하고자 하는 일이면 끝까지 기를 쓰고 달라붙는다는 뜻을 지니며 성미가 깔깔하고 고집이 세며 모진 사람, 지나치게 똑똑하고 영악한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예시문 : 아휴, 그 사람 악바리라서 악착같이 따지고 대들면 당할 수가 없어. 그는 보통 악바리가 아니라서 손해나는 일은 절대 안 해.

52. 아퀴를 짓다
바느질을 할 때 끝매듭을 짓는 일을 ‘아퀴를 짓는다’고 하여 어떤 일을 끝내어 확실하게 맺는다는 뜻이다. 또는 진행하던 일의 끝매듭을 짓거나 어떤 일의 가부를 결정하는 것을 말한다.
예시문 : 이번에 가면 지난 번 그 일에 대해서는 단단히 아퀴를 짓고 오너라.

53. 안성맞춤
경기도 안성은 유기(鍮器: 놋그릇)가 튼튼하고 질이 좋기로 유명하여 장에 내다 파는 기성품 ‘장내기’와 주문에 의해 만드는 ‘맞춤’이 있었다. 보통사람들은 장에서 사다 사용했으나, 서울양반들은 직접 안성에 와서 식기나 제기를 맞추어 사용하였는데, 이러면 그릇이 꼭 맘에 들었다고 한다. 이처럼 요구하거나 생각한 대로 아주 튼튼하게 잘 만들어진 물건이나 조건이나 상황이 어떤 경우에나 계제에 잘 들어맞아 잘된 일이란 뜻이다.
예시문 : 그 양복이 너한테는 딱 안성맞춤이로구나. 보부상과 같은 장사꾼들은 오히려 우리가 이용하기에 안성맞춤일 수도 있소.

54. 안달이 나다
‘안달’은 ‘안이 달아오르다’란 뜻을 가진 말이다.
‘안’은 온갖 장기가 있는 ‘몸 속’을 가리키는 말이니, 이 말은 곧 속이 타서 달아오른다는 뜻이다. 어떤 일의 결과를 느긋하게 기다리지 못하고 속을 태우며 안타깝게 고민하는 것을 나타내는 말이다.
예시문 : 해삼 장수는…밀린 외상값을 받아 내려고 안달이 났다. (김원일, 불의 제전)

55. 안절부절 못하다
‘안절부절’이란 말 자체가 마음이 썩 초조하고 불안하여 어찌할 바를 모르는 모양을 의미한다.
그런데 여기에 ‘못하다’가 덧붙어서 ‘안절부절’한 것을 강조하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엄밀하게 보면 ‘안절부절 못하다’는 초조하고 불안하지 않다는 뜻이 된다. 그러나 일반 대중들 사이에서는 이 말이 불안하고 초조함을 극도로 강조하는 말로 쓰이고 있다. 예시문 : 마치 그것이 뭔가 단단히 잘못된 일이기나 한 듯이 익삼씨는 얼른 대답을 가로채면서 안절부절 못하는 태도였다. (윤흥길, 완장)

56. 알토란 같다
막 흙에서 파낸 토란은 흙이 묻어 있고 잔뿌리가 많아 지저분하기 짝이 없다. 그 토란에 묻은 흙을 털고 잔뿌리를 다듬어 깨끗하게 한 토란을 알토란이라고 한다. 그렇게 가다듬은 토란은 흙에서 막 캐어냈을 때보다 훨씬 더 보기가 좋고 먹음직스럽다. ‘부실한 데가 없이 옹골차고 단단하다’는 뜻과 ‘살림살이를 규모 있고 알뜰하게 하다’는 두 가지 뜻이 있다.
예시문 : 그 땅은 알토란 같은 땅이다. 안사람이 얼마나 알토란 같게 살림을 꾸려가는지 혀를 내두를 정도다.

57. 애가 끊어질 듯하다
애는 창자를 가리키는 옛말로 애가 끊어질 듯하다는 말은 창자가 끊어질 듯 고통스럽다는 뜻이다.
즉 몹시 슬퍼서 창자가 끊어질 것처럼 고통스럽다는 뜻이다. 흔히 ‘애가 끓는다’, ‘애 먹다’, ‘애 타다’ 등에 쓰이는 ‘애’는 근심에 쌓인 마음 속을 가리키는 말로서 그런 경우는 창자를 가리키는 ‘애’와는 다르다.
예시문 : 어디서 일성호가는 남의 애를 끊나니. 애가 끊어지게 울어대는 그 소리에 이씨는 그만 밤을 하얗게 새웠다.

58. 애물단지
애물은 어려서 부모보다 먼저 죽은 자식 또는 매우 애를 태우거나 속을 썩이는 물건이나 사람을 가리키는 말로 지금은 물건보다는 사람에 한해서 주로 쓰고 있다.
예시문 : 아이구, 이 애물단지야. 그래 거기가 어디라구 이 에미한테 말 한 마디 없이 갔다 와? 에미가 애간장이 타서 죽는 꼴을 봐야 하겠니?

59. 야코가 죽다
야코는 ‘양코’가 줄어서 된 말로 서양인의 높은 코가 낮아졌다는 말이다.
뻣뻣한 사람이나 자만심이 강한 사람을 ‘콧대가 세다’,‘콧대가 높다’는 말로 표현하듯이 코가 낮아졌다는 얘기는 그때까지 뻣뻣하던 태도나 기세가 많이 수그러들거나 일이 잘못되어 풀이 죽은 상태를 나타내는 말이다. 어떤 사람이나 일에 압도당해서 기를 펴지 못하는 상태를 표현하는 말이다.
예시문 : 그 사람, 컴퓨터에선 자기가 최고인 줄 아는 모양인데 언제 한번 야코를 팍 죽여주자구.

60. 약방에 감초
한약을 짓는 데 빠지지 않는 약재 중에 달콤한 맛을 내는 감초가 있다.
감초는 성질이 순하여 모든 약재와 잘 어울리며 약초의 쓴 맛 등을 없애주기 때문에 웬만한 약방문(처방전)에는 꼭 끼어있다. 어떤 일에나 빠짐없이 끼어드는 사람이나 사물을 가리키는 말이다.
예시문 : 그 사람은 약방에 감초처럼 안 끼는 데가 없단 말이야.

61. 얌체
얌체는 ‘염치’의 작은 말 ‘얌치’에서 온 말이다.
얌치는 마음이 깨끗하여 부끄러움을 아는 태도로 ‘얌체’라 할 때는 얌치, 즉 염치가 없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거리낌 없이 자기 이익만 따져서 행동하는 사람이나 그런 일을 하면서도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다.
예시문 : 그 애는 왜 그리 얌체짓을 하니? 정말 얄밉더라.

62. 어깃장을 놓다
옛날 집의 광이나 부엌의 문은 대문이나 방문처럼 좋은 나무를 쓰거나 네 아귀를 딱 맞춰서 만든 것이 아니라 잡목으로 대충 만들었다. 거기에다가 비바람과 햇빛에 사정없이 노출되다 보니 쉽사리 비틀어지거나 휘어지기 일쑤였다. 그런 비틀림이나 휘어짐을 방지하기 위해 문에 대각선으로 붙이는 나무를 어깃장이라 한다. 대각선으로 붙인 어깃장의 모양에서 착안하여 어떤 일을 어그러지게 한다거나 바로 되지 못하게 훼방놓는 것을 어깃장을 놓는다고 한다.
예시문 : 사람이란 늙으면 대개의 경우 어깃장도 놓고 이기적으로 된다고들 한다. (박경리, 토지)

63. 어안이 벙벙하다
‘어안’은 정신을 가리키는 말로서 정신이 빠져서 어쩔 줄 몰라 한다는 뜻이다.
뜻밖의 일을 당해 정신을 차릴 수가 없거나 기가 막혀서 말문이 막히는 경우를 이르는 말이다.
예시문 : 졸지에 벌어진 광경에 어안이 벙벙해 있던 식구들은 다시 한 번 깜짝 놀란다. (박경리, 토지)

64. 어처구니 없다
‘어처구니’는 상상 밖으로 큰 물건이나 사람을 가리키는 말로 너무나 엄청나서 기가 막히다는 뜻이다. ‘어이없다’도 같은 뜻이다.
예시문 : 하는 짓이 하도 어처구니가 없어서 화도 내지 못하고 있다.

65. 억수
원래는 호우를 가리키는 악수(惡水)에서 나온 말이다.
너무 많이 오는 비는 생활에 이로움을 주기보다는 해를 주는 경우가 많으므로 악수(惡水)라 했다. 하늘이 뚫어진 것처럼 퍼붓듯이 세차게 내리는 비를 가리키는 말이다.
예시문 : 간밤 그 억수 같은 비로 인해 새로 넓힌 농로가 온통 수렁을 이루었고…. (전상국, 바람난 마을)

66. 억지춘향
고대 소설 <춘향전(春香傳)>에서 변 사또가 춘향으로 하여금 억지로 수청을 들게 하려고 구스르고 얼르다가 끝내는 핍박까지 한 데서 나온 말이다. 이처럼 안 되는 일을 억지로 우겨서 겨우겨우 이루어지게끔 만든 일을 말한다.
예시문 : 일은 하고 싶은 사람을 시켜야 하는 법이야. 그 일에 맞지도 않는 사람을 억지춘향으로 시켜봐야 뭐 하나 제대로 해내는 일이 없다구.

67. 얼간이
소금을 약간 쳐서 조금 절이는 것을 ‘얼간’이라 한다.
제대로 절이지 못하고 얼추 간을 했다는 뜻이다. 여기에 사람을 나타내는 명사 ‘이’가 붙어서 얼간이가 된다는 것이다. 제대로 맞추지 않고 대충 맞춘 간처럼 됨됨이가 변변치 못해 모자라고 덜 된 행동을 하는 사람을 낮춰 부르는 말로 쓰인다. 다른 말로는 ‘얼간망둥이’라고도 한다.
예시문 : 웬만한 일은 참고 넘어갔으므로 사람들은 그를 숫제 얼간이 취급 하였다.

68. 엉터리
엉터리는 본래 ‘사물의 이치나 근거’라는 뜻을 가진 말이다.
여기서 나온 ‘엉터리 없다’란 말은 ‘터무니가 없다, 이치에 닿지 않는다’는 뜻이다. ‘엉터리’는 본래 긍정적인 뜻으로 대강의 윤곽을 가지고 있는 말이었으나 ‘엉터리 없다’란 말에 파묻혀 ‘터무니가 없는 말이나 행동 또는 그런 행동을 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로 뜻이 바뀌었다.
예시문 : 일주일 만에 일이 겨우 엉터리가 잡혔다. 이가 아프니까 무조건 이를 뽑으라니? 그 의사 완전히 엉터리 아냐?

69. 에누리
옛말에 ‘베어내다, 잘라내다’라는 뜻으로 ‘어히다’가 있다. ‘어히다’는 ‘어이다’에서 ‘에다’ 혹은 ‘에이다’로 변했다. 즉 ‘잘라내다’라는 뜻을 가진 ‘에다’의 어간 ‘에’에 별다른 뜻이 없는 접미사 ‘누리’가 붙어서 이루어진 말이 ‘에누리’다. ‘물건 값을 깎는 일’ 또는 ‘어떤 말을 더 보태거나 축소시켜 얘기하는 것’을 말한다.
예시문 : 옷감은 키 큰 사람의 것보다 절반쯤밖에 아니 들 터인테, 값은 언제든지 전액 에서 일 분의 에누리도 없다. (이희승, 벙어리 냉가슴) 정말 소중한 얘기는 그렇게 아무한테나 쏟아 놓지 않는 법이야. 설사 하더라도 에누리를 두는 법이지. (최인훈, 광장)

70. 열통 터지다
재래식 화장실에 어느 정도 대소변이 쌓이면 그걸 퍼내야 한다. 오물을 치우기 위해서 커다란 작대기로 그 속을 휘휘 젓는데 그 때 메탄가스가 발생해서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것을 열통이라 한다. ‘열통 터지다’는 화가 머리끝까지 차올라 폭발할 지경이거나 폭발하는 것을 가리킨다.
예시문 :일을 왜 제대로 못하냐? 정말 열통 터진다.

71. 오금을 박는다
오금은 말 그대로 구부린 무릎의 안쪽을 가리키는 말이다.
누군가가 넋을 놓고 있거나 다른 일에 열중해 있는 틈을 타서 슬며시 그의 뒤로 돌아가 무릎께를 툭 치면 중심을 못 잡고 휘뚝하는데, 여기서 ‘오금을 박는다’는 말이 나왔다. 누군가가 모순된 얘기를 하거나 언행이 불일치할 때 그 허점이나 잘못된 점을 들어 따끔하게 공박하는 것을 말한다.
예시문:마침 그는 공 노인에게 오금을 박기에 충분한 공 노인의 행적이 생각났던 것이다. (박경리, 토지)

72. 오랑캐
오랑캐는 본래 만주 지방에 살던 여진족(女眞族)의 일부를 가리키는 말이었다.
‘여진족’만을 가리키던 고유명사였는데 후대로 오면서 예의를 모르는 미개한 종족들을 멸시하는 보통명사로 쓰였다. 조선 후기 서양인들이 몰려올 때는 특별히 그들을 가리켜 서양 오랑캐라고 부르기도 하였다.
예시문 : 서양 오랑캐들이 몰려온다는데 무슨 대책이라도 있는 건지 궁금 하다.

73. 오지랖이 넓다
오지랖이란 옷의 앞자락을 말하는 것으로 앞자락이 넓은 옷은 그만큼 많이 다른 옷을 덮을 수 있다. 이처럼 주제넘게 남의 일에 간섭하는 것으로 아무 일에나 쓸데없이 참견하는 것을 가리킨다.
예시문 : 얼마나 오지랖이 넓기에 남의 일에 그렇게 미주알고주알 캐는 거냐? (심훈, 영원의 미소)

74. 올곧다
실의 가닥가닥을 이루는 올이 곧으면 천이 뒤틀림 없이 바르게 짜여진다는 데서 나온 말이다, 무엇이든 반듯한 것을 이르는 말로 바른 마음을 가지고 정직하게 살아가는 사람의 바르고 곧은 성품을 나타내는 말이다.
예시문 : 그는 한눈팔지 않고 올곧게 외길을 걸어온 국악인이다. 올곧은 마음가짐을 가진 자라면 어떤 일이든 일단 믿고 맡길 만하다.

75. 용빼는 재주
‘용빼는 재주’의 ‘용’은 전설상의 동물인 용을 가리키는 말이 아니고, 새로 돋은 사슴의 연한 뿔을 가리키는 녹용의 준말이다. 살아 있는 사슴의 머리에서 이 녹용을 뺄 때는 날랜 솜씨와 묘한 방법이 동원되어야 하는데 그런 기술을 일러 ‘용빼는 재주’라 한 것이다. ‘용빼는 재주’, ‘용빼는 재간’ 등으로 널리 쓰이는 이 말은 남다르게 큰 힘을 쓰거나 큰 재주를 지니고 있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다.
예시문 : 제 아무리 용빼는 재주가 있더라도 이번 일은 어려울 걸.

76. 우거지
김치를 담기에는 조금 억센 배추의 겉대나 무청 등을 가리키는 우거지는 본래‘위에 있는 것을 걷어낸다’는 뜻인 ‘웃걷이’에서 나온 말이다. 푸성귀를 다듬을 때 따로 골라놓는 겉대나 떡잎 등을 가리키는 말로 골라놓은 우거지는 대개 새끼줄에 꿰어서 볕에 말려 국을 끓일 때 쓰거나 나물로 무쳐 먹거나 사골를 곤 국물에 우거지를 넣고 끓인 ‘사골 우거지국’이 대중적인 음식으로 사랑을 받고 있다. 한편 잔뜩 찌푸린 얼굴을 표현할 때 그 모습이 마치 햇볕에 말린 우거지를 닮았다고 하여 ‘우거지상’이라고 한다.
예시문 : 우거지에다 뜨물이나 된장을 풀고, 풋고추를 듬성듬성 썰어 넣어 먹으면 기막히지. (최일남, 서울 사람들)

77. 웅숭깊다
이 말은 본래 우묵하고 깊숙하여 잘 드러나지 않는 장소나 물건을 가리킬 때 쓰는 말이었으나 요즘에 와서는 주로 사람의 성품을 가리키는 말로 쓰여 온화하고 도량이 넓고 속이 깊은 성품을 가리킨다.
예시문 : 설악산의 계곡은 아주 웅숭깊다. 홍 거사는 웅보를 종놈치고는 어딘지 웅숭깊은 데가 있다고 생각 했는지 그날부터 밤을 이용하여 글을 가르쳐 주겠다고 하였다. (문순태, 타오르는 강)

78. 을씨년스럽다
을씨년은 1905년 을사년(乙巳年)에서 나온 말로 우리나라의 외교권을 일본에 빼앗긴 을사조약(乙巳條約)으로 이미 일본의 속국이 된 것이나 다름없었던 당시 온 나라가 침통하고 비장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그날 이후로 몹시 쓸쓸하고 어수선한 날을 맞으면 그 분위기가 마치 을사년과 같다고 해서 ‘을사년스럽다’라는 표현을 쓰게 되었다. 남이 보기에 매우 쓸쓸한 상황, 혹은 날씨나 분위기 따위가 몹시 스산하고 쓸쓸한 데가 있는 경우에 사용된다.
예시문 : 날씨가 을씨년스러운 게 곧 눈이라도 쏟아질 것 같다

79. 이야기
‘이야기’를 경상도 지방에서는 ‘이바구’라고 하는데, 이바구의 원래 형태는 ‘입아구’이다. ‘입아구’란 입의 양쪽 귀퉁이인 아귀를 가리키는 것으로, 입의 양쪽 아귀를 놀리면 자연히 이야기가 이루어진다는 데서 나온 말이다. 이 ‘입아구’가 연음되어서 ‘이바구’로 변했고 이것이 오늘날의 ‘이야기’가 된 것이다. 어떤 사물이나 상황에 대해서 상대방에게 설명하는 일을 말한다.
예시문 : 아저씨를 나는 무척 좋아했다. 그것은 아저씨가 이따금 내게 들려 주는 전쟁 이야기 때문이기도 하였다. (김인배, 방울뱀)

80. 잡동사니
조선시대 실학자 안정복이 쓴 <잡동산이(雜同散異)>에서 온 말이다.
<경사자집(經史子集)>에서 문자를 뽑아 모으고, 사물의 이름이나 민간에서 떠돌아다니는 패설(稗說) 등 여러 분야의 다양한 내용을 기록한 책이다. 순수하게 한 가지나 한 분야로만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가 한데 뒤섞인 것을 가리킨다.
예시문 : 그 트럭 주위에는 방 세간에서부터 부엌 살림 도구에 이르기까지 잡동사니 가재들이 어수선하게 널려 있었다. (김원일, 불의 제전)

81. 재미
재미는 원래 자양분이 많고 맛이 좋은 음식을 가리키는 자미(滋味)에서 나온 말이다.
이처럼 좋은 맛이나 음식을 가리키던 말이었는데, 어떤 이야기나 일이 감칠맛이 나고 즐거운 기분이 날 때 그것을 표현하는 말로 바뀌었다.
예시문 : 음식이 맛있으면 먹는 일이 훨씬 즐거운 것처럼 하는 일이 재미 있으면 사는 맛이 한결 더한 법이지요.

82. 저승
불교 용어에서 온 ‘저승’은 사람이 죽은 뒤에 그 영혼이 가서 살게 되는 곳을 가리키는 말이다. ‘저승’은 지시대명사인 ‘저’와 ‘삶’을 뜻하는 한자어 생(生)이 합쳐져서 이루어진 말로서 ‘저생’의 소리가 변해서 ‘저승’이 되었다. ‘이 세상’을 가리키는 ‘이승’ 역시도 같은 이치로 이루어진 말이다. 오늘날 이승이나 저승은 종교적인 의미보다는 오히려 아주 일반적으로 ‘삶의 세계’와 ‘죽음의 세계’를 가리키는 말로 널리 쓰이고 있다.
예시문 : 고달픈 이승을 하직하고 저승으로 떠나는 길에 입고 가는 수의는 치자 물을 들인 마포로 짓는다 하나…. (최명희, 혼불)

83. 조바심
옛날에는 타작하는 것을 ‘바심’이라고 했다. 조를 추수하면 그것을 비벼서 좁쌀을 만들어야 하는데, 조는 좀처럼 비벼지지는 않고 힘만 든다. 그래서 조를 추수하다 보면 생각대로 마음먹은 만큼 추수가 되지 않으므로 조급해지고 초조해지기 쉽다. 즉, 어떤 일이 뜻대로 이루어질까 염려하여 마음을 조마조마하게 졸이는 것을 말한다.
예시문 : 최 참판 댁에 도착했을 때 조바심을 내며 기다릴 줄 믿었던 최치수는 의외로 냉담했다. (박경리, 토지)

84. 조용하다
한자 ‘종용(從容)’이‘죵용’으로 표기되다가 오늘날의 표기에 맞춰 ‘조용’이 되었다.‘종(從)’은 거역하지 않고 말을 들어 따른다는 뜻이요, ‘용(容)"은 떠들지 않고 가만히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종용(從容)"이라는 말은 행동거지가 안온하고 부드러우며 자연스럽고 유유자적하게 지내는 모양을 뜻하는 말이다. 행동이나 성격이 수선스럽지 않고 얌전하다는 본래의 뜻 외에,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고 잠잠하다는 뜻으로 널리 쓰이고 있다.
예시문 : 너희들 오늘따라 이렇게 조용한 것이 뭔가 수상쩍은데, 혹시 무슨 일이 있는 거 아니니?

85. 조촐하다
‘조촐하다’는 본래 뜻이 아담하고 깨끗하다. 행실이나 행동이 깔끔하고 얌전하다. 외모가 맑고 맵시가 있다는 뜻이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이 말이 ‘변변치 못하다’는 겸양의 뜻으로 쓰이고 있어 그 의미가 걸맞는 말은 아니다. 흔히 회갑연(回甲宴)이나 축하연(祝賀宴) 같은 자리를 마련하면서 ‘조촐한 자리를 마련하였사오니 부디 오셔서 축복해주시기 바랍니다’ 하는 인사말을 하는데 자리를 마련하는 당사자가 쓸 수 있는 말은 아니다.
예시문 : 조촐하게 차려 입고 나온 그녀의 모습이 멋있다.

86. 조카
형제의 아들, 딸을 일컫는 호칭인 조카라는 말의 어원은 중국의 개자추(介子推)로부터 시작된다. 개자추(介子推)는 진나라 문공이 숨어 지낼 때 그에게 허벅지 살을 베어 먹이면서까지 그를 받들던 사람이었다. 그러나 후에 왕위에 오르게 된 문공이 개자추를 잊고 그를 부르지 않자 이에 비관한 개자추는 산 속에 들어가 불을 지르고 나무 한 그루를 끌어안고 타 죽었다. 그때서야 후회한 문공이 개자추를 끌어안고 죽은 나무를 베어 그것으로 나막신을 만들어 신고는 ‘족하(足下)! 족하!’ 하고 애달프게 불렀다. 문공 자신의 사람됨이 개자추의 발 아래 있다는 뜻이었다. 여기서 생겨난 족하(足下)라는 호칭은 그 후 전국시대에 이르러서는 ‘천자 족하’, ‘대왕 족하’ 등으로 임금을 부르는 호칭으로 쓰였다가 그 이후에는 임금의 발 아래에서 일을 보는 사관(史官)을 부르는 호칭으로 쓰였다. 그러다가 더 후대로 내려오면서 같은 나이 또래에서 상대방을 높여 부르는 말로 쓰이기 시작했다.지금은 형제자매가 낳은 아들, 딸들을 가리키는 친족 호칭으로 쓰인다.
예시문 : 조카딸의 남편을 조카사위라고 부르던가?

87. 주변머리
"주변"이란 본래 일을 주선하고 변통하는 재주를 가리키는 말이다.
뒤에 붙은 ‘머리’는 일종의 접미사로서 ‘소갈머리’, ‘인정머리’ 등에 쓰이면서 그 뜻을 강조하는 역할을 하는 접미사이다. ‘주변머리’는 ‘주변’의 속된 표현으로서, 일을 이끌어 가거나 처리하는 데 융통성을 발휘하는 재간을 말한다. 그러나 이 말은 보통 변통하는 재주나 융통성이 없어 일을 답답하게 처리할 때 ‘주변머리가 없다’는 식의 부정적인 표현으로 널리 쓰인다. 비슷한 말로는 ‘수완(手腕)’이 있다.
예시문 : 주변머리가 없어서 일을 제대로 처리할 수나 있을지 걱정이네.

88. 중뿔나게
말 그대로 ‘가운데 뿔이 나게’의 뜻이다.
가운데 뿔이 났다는 건 다들 고른 가운데 갑자기 하나가 툭 튀어나와 눈에 띄는 것을 말한다. 어떤 일에 아무 관계도 없는 사람이 주제넘게 나서는 것 등을 가리키는 말이다.
예시문 : 어른들 말씀하시는데 중뿔나게 나서지 마라.

89. 지름길
원의 한가운데를 지나는 두 점을 잇는 가장 짧은 직선을 지름이라고 한다. 이처럼 원 둘레를 빙 돌아 맞은편에 닿는 것이 아니라 원의 한가운데 지름을 질러가는 길을 지름길이라 한다. 어떤 목적지까지 가장 가깝게 통하는 길을 말하며 한자로는 첩경(捷徑)이라고 한다.
예시문 : 떡집엘 가려거든 고개 너머 왼쪽 지름길로 질러가거라.

90. 진이 빠지다
식물의 줄기나 나무껍질 등에서 분비되는 끈끈한 물질을 진(津)이라고 한다. 진이 다 빠져나가면 식물이나 나무는 말라서 죽게 된다. 그러므로 진이 빠진다는 것은 곧 거의 죽을 정도로 기력이나 힘이 없다는 뜻이다. 어떤 일에 지쳤거나 맥을 못 출 정도로 기운이 빠진 상태, 싫증이 나거나 실망해서 혹은 지쳐서 더 이상 일할 마음이 일어나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예시문 : 그 일은 너무 오래 붙잡고 있었더니 진이 빠지더라.

91. 진저리
찬 것이 별안간 살에 닿을 때나 오줌을 누고 난 뒤에 무의식적으로 몸을 부르르 떨리는 현상을 말한다. 겁나거나 징그러운 것을 봤을 때 자기도 모르게 온몸이 움츠러들며 떨리는 현상이나 어떤 일에 싫증이 나서 지긋지긋해진 상태를 가리키기도 한다.
예시문 : 그는 추위에 몸을 떨며 부르르 진저리를 쳤다. (최인호, 지구인)

92. 짬이 나다
짬은 물건과 물건 사이에 틈이 생긴 것을 의미하며 어떤 일에서 손을 떼거나 다른 일에 손을 댈 수 있는 겨를을 가리킨다. 원래는 물건 사이에 벌어진 틈을 이르던 말로 바쁜 일 사이에 낼 수 있는 시간을 말하는 것으로 변화되었다.
예시문 : 야, 너 오전에 잠깐 짬 좀 낼 수 있니? 아주 급한 일이라 그래. 시골에 계신 어머님을 뵈러 한 번 다녀와야 할텐데 도대체 짬이 나야 말이지.

93. 칠칠하다
채소 따위가 주접이 들지 않고 깨끗하게 잘 자랐다는 의미로 사람이나 푸성귀가 깨끗하고 싱싱하게 잘 자란 것이나, 일을 깔끔하고 민첩하게 처리하는 것 등을 모두 ‘칠칠하다’고 한다. 흔히 깨끗하지 못하고 자신의 몸 간수를 잘 못하는 사람이나 주접스러운 사람을 보고 ‘칠칠맞다’고 하는데 그것은 ‘칠칠치 않다’, ‘칠칠치 못하다’라고 써야 한다.
예시문 : 텃밭에 심은 시금치가 칠칠하게 아주 잘 자랐어요. 그 사람은 무슨 일을 시켜도 칠칠하게 해내니 믿고 맡길 수가 있다구.

94. 터무니가 없다
터는 본래 집이나 건축물을 세운 자리를 가리키는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집을 헐어도 주춧돌을 놓았던 자리나 기둥을 세웠던 자리들이 흔적으로나마 남아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그런 흔적조차 없는 경우에는 그 자리에 집이 있었는지 어떤 구조물이 있었는지 알 길이 없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터의 무늬(자리)가 없다는 말은 곧 근거가 없다는 뜻이 되는 것이다.
예시문 : 이러구러 하는 동안에 일본의 터무니 없는 주장이 터무니를 갖추게 될 것을 우려하는 것이다. (유진오, 구름 위의 만상)

95. 통틀어
사고자 하는 물건이 조금 남아있을 때 ‘이거 통털어 얼마예요?’ 하는 말을 많이 쓴다. ‘통틀다’ 보다 ‘통털어’라고 많이 쓰는데, ‘통을 탈탈 털어서’의 준말이 ‘통털어’라고 생각한 데서 온 결과인 듯싶다. 그러나 표준말은 엄연하게 ‘통틀어’이다. 여기에서의 ‘통’은 ‘온통’의 뜻이며, ‘틀다’는 어떤 것을 한 끈에 죽 엮어 맨다는 뜻이다. ‘어떤 물건이나 사물을 있는 대로 모두 합해서’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말이다.
예시문 : 이 참외 통틀어 얼마에 주실래요?

96. 트집 잡다
한 덩이가 되어야 할 물건이나, 뭉쳐야 할 물건의 벌어진 틈을 가리켜 ‘트집’이라 한다. 공연히 조그마한 흠집을 잡아내어 말썽을 일으키는 일을 가리키는 말로 뜻이 확대되었다.
예시문 : 저편에서 처음부터 트집 잡고 싶어 애쓰는 눈치가 보였지만 워낙 이편에 실수가 없으니까 무슨 트집을 잡을 수 있습니까. (홍명희, 임꺽정)

97. 판에 박다
우리나라 고유의 음식 중에 떡이나 다식(茶食) 종류는 떡살이나 다식판에 박아서 일정한 모양을 만들었다. 이렇게 다식판에 박아서 만들면 그 모양이 똑같게 나오기 때문에 ‘판에 박은 듯하다’는 말이 나왔다. 여럿이 한 판에 박아낸 것처럼 그 모양이 똑같은 경우를 일컫는 말이다.
예시문: 정희는 얼굴이 제 어머니를 판에 박았더군.

98. 푸념
‘푸념’은 우리 나라 무속(巫俗) 신앙에서 온 말로서, 무당이 굿을 할 때 신의 뜻이라 하여 그 굿을 청한 사람에게 꾸지람을 해대는 말을 가리킨다. 푸념은 보통 죽은 자의 혼령이 그의 억울한 심경이나 가슴에 맺힌 한(恨)을 늘어놓고 그것을 풀어달라는 내용으로 되어있다. 무속에서 쓰는 특수 용어가 일상 생활에서 쓰이기 시작하면서 마음 속에 품은 불평이나 생각을 길게 늘어놓는 것을 가리키게 되었다.
예시문 : 허어 이 사람, 그렇게 비감해할 건 없네. 그건 그저 이 앓고 있는 늙은것의 푸념에 지나지 않는 거고……. (안수길, 북간도)

99. 푼돈
‘푼’이란 옛날의 화폐 단위로서 돈 한 닢을 가리키는 말이다.
한 냥, 두 냥 할 때 한 냥의 10분의 1이 한 푼으로 아주 작은 돈의 액수를 푼이라 하는데, 예전에 거지들이 손을 내밀며 ‘한 푼만 줍쇼!’ 하곤 했다 .‘무일푼’의 푼도 곧 한 냥이 채 못 되는 정도의 아주 작은 ‘돈’을 가리키는 말이다. 많지 않은 몇 푼의 돈을 가리키는 말이다.
예시문 : 한 번에 목돈을 빌려 주고 나중에 푼돈으로 받으니 손해가 막심하다.

100. 한참동안
본래는 역참(驛站)에서 나온 말이다. 한참은 한 역참과 다음 역참 사이의 거리를 나타내는 말이었다가 나중에는 한 역참에서 다음 역참까지 다다를 정도의 시간을 나타내는 말로 바뀌었다. 지금은 ‘상당한 시간이 지나는 동안’을 이르는 말로 쓰인다.
예시문 : 약속 장소인 조계사 앞에서 한참동안 기다려도 그가 나타나질 않자 초조한 마음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