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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이 고달프면 어디로 가는가?(수정)    
글쓴이 : 장석률    21-06-14 14:24    조회 : 5,039



삶이 고달프면 어디로 가는가?

장 석 률

 

사는 게 만만치 않다. 잘 사는 건 더 만만치 않다.

인생의 나이테가 수십 개 겹쳐진 사람은 평범하게 사는 것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란 걸 잘 안다.

잘 살기 위해서는 개인의 노력이 바탕이 되어야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뜻하지 않은 변수가 등고선처럼 똬리를 틀고 있다.

 

삶을 고달프게 하는 일들은 사회적인 현상이 원인이 되는 경우도 있고 특정의 한 개인에게 발생하는 사건이 있다.

 

사회적으로 삶을 고달프게 하는 일은 무엇인가?

전쟁, 질병, 가뭄, 홍수, 화재, 환경오염 같은 문제는 개인의 노력으로 해결될 수 없다. 이러한 일들은 우리의 생존의 위협하거나 절대빈곤에 시달릴 수 있다. 임진왜란, 병자호란, 일제 강점기와 6.25 전쟁이 우리 민족 전체를 고달프게 했으며 최근 경제 위기나 자연재해 등이 사례다.

 

개인적으로 삶을 고달프게 하는 일은 무엇인가?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빈곤에서 벗어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고, 평소 건강관리를 잘 한다고 해서 질병을 피할 수 있는 게 아니며, 아무리 주위를 기울여도 사고를 당하는 건 한 순간이다. 진학 실패, 취업 실패, 실직, 이혼, 사별, 가족과의 갈등도 개인의 노력만으로 해결 되지 않는다.

 

개인마다 각자 주어진 인생을 걸어가는데 아무런 굴곡 없이 평탄한 꽃길을 걸을 수만 있다면 좋겠지만 기대와는 달리 길을 잘못 들어서 흙탕물에 빠지기도 하고 여행길에 피할 수 없는 소나기를 맞기도 한다. 한 평생을 살아가는데 크고 작은 사건들에 맞닥뜨린다.

 

어떻게 하면 고달프지 않게 잘 살 수 있는가의 문제는 인류 소망이다. 잘 살기 위해 전쟁과 범죄, 편 가르기와 경쟁의 연속이 인류의 역사이다.

개인의 일생 또한 이와 다르지 않다. 불행이 피해가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사회적인 어려움을 어떻게 헤쳐 나갈 것인가의 문제는 넓고 높으며 복잡한 영역을 논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니 제쳐 두고 개인의 삶을 고달프게 하는 일에 대처하는 모습과 지향해야 하는 바를 적어본다.

 

삶이 고달프면 어디로 가야 하는가?

첫째, 이 물음에 대하여 한 줄로 알기 쉽게 풀어낼 수 있는 정답이 있을 리 없다. 화분의 꽃이 시들어가는 문제라면 물도 주고, 영양제도 주고, 환기, 온도와 습도를 조절하면서 원인과 해결책을 찾을 수 있겠지만 사람 사는 문제이기 때문에 실험을 할 수 도 없으니 원인을 찾기도 어렵다. 처해진 환경이 개인별로 다 다르기 때문이다. 다르게 표현하면 정답은 없고 어떻게 풀어나갈지에 대한 해답이 있을 뿐이다.

 

 

둘째, 어려움이 닥쳤을 때 이에 대처하는 모습은 많이 다르다.

일례를 들어보자. 부부가 살면서 겪게 되는 갈등에 대하여 어떤 부부는 슬기롭게 잘 극복하는 반면 사소한 사건이 발단이 되어 이혼으로 이어지는 경우를 본다. 우리나라가 IMF 사태를 겪으면서 수많은 실업자가 발생하고 가정경제에 치명적인 어려움에 닥쳤을 때 어떤 부부는 악착같이 공사장으로, 청소원으로, 치킨집으로, 호프집으로, 정수기 외판원으로 전전하며 가족해체의 위기를 벗어나 인생역전 드라마의 주인공이 된다.

반면에 잘 나가가던 사업이 부도수표 몇 장을 받고 책임을 서로에게 돌리면서 부부싸움을 거쳐 가족이 풍비박산이 난다.

 

또 다른 예를 들어보자. 대학 진학 실패, 취업 실패 등은 누구에게나 발생 할 수 있는 사건이다. 사건이 발생하면 사건을 직시하고 원인과 결과를 분석하고 대안을 찾아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이가 있다.

반면에 진학이나 취업에 실패하였다는 사건 발생 자체에 대하여 좌절하고 자학적으로 변하거나 원인을 부모나 환경으로 돌리며 헤쳐 나가는 노력 없이 인생 자체를 팽개치는 경우를 본다.

 

자연 생태계도 마찬가지다. 지구가 탄생한 이래 수많은 기후 변화와 재해를 극복하고 끈질기게 버텨 현재에도 번성하는 동물이 있는 반면 조그만 스트레스에도 견디지 못하고 죽어버리는 동물도 있다.

식물도 예외일 수 없다. 조금만 물이 부족해도 금방 시들어 죽는 꽃이 있는 반면 아무리 밟아도 기어이 살아 꽃을 피우거나 수만 킬로 뱃머리에 붙어 낯선 대륙에 종자를 퍼뜨리는 종이 있다.

 

셋째, 어려움이 닥치기 전에 평소 올바른 가치관을 정립하고 세상을 보는 혜안을 가져야 한다. 가치관을 올바르게 정리하는 방법은 평소 독서를 즐기고 글을 써보며 사색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독서도 유행에 편승한 <돈 버는 비결>, <성공하는 비결>, <처세술 십계명>등은 가치관을 정립하는데에는 한계가 있다. 역사서나 철학서를 권한다. 인터넷 검색으로 얻은 몇 줄의 지식은 가벼운 대화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가치관을 정립하는데는 큰 도움이 안 된다.

 

넷째,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질 수 있는 영역 내에서 능력을 발휘해야 한다. 능력에 넘치는 행동은 한 번에 무너질 수 있는 성수대교나 삼풍백화점과 같은 결말을 맞을 수 있다

 

서산대사의 시 한 구를 적어본다

 

눈 내린 하얀 들판을 걸어갈 적에

발걸음을 어지러이 하지 말라

오늘 나의 발자국이

뒷사람의 이정표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잘 살아보겠다는 노력의 과정이 잘못되었다면 훗날 잘 못된 과거로 인하여 스스로를 옭아매게 된다는 이치를 가슴 깊이 새겨야 한다.

 

다섯째, 아무리 열심히 정신을 가다듬고 조심스레 운전을 한다고 해서 뜻하는 바가 다 이루어지지 않을 수도 있는 게 인생이라는 걸 이해해야 한다.

 

또 다른 중국 고사를 소개한다.

옛날 중국에 주요종이라는 서생이 홀어머니 밑에서 어렵게 공부한 끝에 장원급제를 하였다. 어느 날 한 뒤 홀어머니에게 열녀문을 지어드리기 위해 어렵게 황제의 허락을 받았다.

허지만 어머니는 아들에게 개가하겠다는 뜻을 밝히자 놀란 아들이 "어머님께서 개가를 하면 황제를 속인 죄로 목숨을 잃는다"고 탄식을 하자 어머니는 자리에서 일어나 이 치마를 빨아 널어 내일까지 마르면 개가하지 않겠다.”고 약속을 했다.

그런데 그토록 청명했던 하늘이 갑자기 먹구름이 끼더니 폭우가 하루 종일 내려 결국 치마는 마르지 않고 어머니는 개가를 했다.

이 후 사람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상황일 때

天要下雨 娘要嫁人 (비는 내리고 어머니는 시집간다) 라는 고사 성어를 인용하고 있다.

 

올바르게 인생을 산다고 해서 뜻하는 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수 있는 게 인생이다.

 

맺으면서,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없다는 시(), 뿌리 깊은 나무가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다는 고사처럼 누구나 부딪칠 수 있는 사건자체가 문제가 아니고 어떤 마음가짐으로 대처 하느냐가 해법이다.

또한, 한해 농사를 짓는데 아무리 쟁기질을 잘하고 김을 잘 매준다고 해서 그 해 농사가 다 잘 되는 게 아니고 비와 햇빛에 의해 좌우된다는 사실을 잘 아는 농부처럼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일 수 있는 이치도 깨달아야 한다.


장석률   21-06-14 15:28
    
조언 깊이 감사드립니다
주제가 너무 무거워서 잘 정리가 되질 않네요
가벼운 글을 쓰려고 하는데 성격이  원래 그런건지
철학적인것, 논리적인 것, 역사적인 것이 구미가 당긴답니다

글을 잘 쓰시는 분들이 너무 많아 글쓰기를 주저했습니다만
어느 시인께서 권유를 해서 몇 작품 올리고  있습니다

혹시 난잡스런 제 글이 혼란만 일으키는 건 아닌지
조심스럽습니다
노정애   21-06-18 18:11
    
장석률님
조금 무거운 글도 쓰시면 좋지요.
작가의 성향이니까요.
다만 제가 지식이 짧아 좀더 읽기 쉬운 글을 찾는것이랍니다.
이곳에서 글을 읽으시는 독자를 위해 편안한 마음으로 써보세요.
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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