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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따라 춤추는 목단이 피었다    
글쓴이 : 김창수    15-04-18 11:19    조회 : 3,994

해따라 춤추는 목단이 피었다1
2015.4.18 08:00-10:30 찍은 목단의 움직이는 표정 촬영
 
벚꽃이 지고 목단이 피었다
벚꽃은 길거리에서 온 세상에 드러내지만
목단은 자기를 알아주는 자에게 소리없이 순식간에 요염하게 피고진다
목단은 주로 사람과 가까이에서 해따라 피고지고
사람과 같이 아침에 피고 저녁에 제 보금자리를 찾아 꽃잎을 숨긴다

목단은 개나리나 벚꽃처럼 아무데서나 몸을 드러내지 않는다
목단은 주로 마당 정원이나 집 담벼락 주변으로 볼 수 있다
목단은 정중동의 꽃이 아니라 끊임없이 호흡하고
살아 숨 쉬며 해따라 요염하게 춤추는 정열의 화신이다
 
양귀비도 울고갈 자태는 필설로 다 설명할 수 없다
 
해바라기처럼 해에게 직접 구애하지도 않지만
해따라 순응하며 해가 비치면 고개를 들고
해가 지거나 비가오면 고개를 떨구고
비바람이 몰아치면 순식간에 꽃잎은 떨어져
추함을 감추지도 않는다
 
해를 품지만 해바라기처럼 씨를 드러내지도 않고
목단은 그 씨를 속으로 품고 감추며 다음해를 기다린다
 
잔인한 사월은 목단에게는 호시절이다
하지만 그냥 거저 얻어지는 호시절이 아니다

대체로 삼월 하순부터 사월 중순까지
목단은 순식간에 제 몸통보다 더 크게
가지를 뻗고 잎과 망울을 맺고 요염하게 진보라 꽃을 활짝 핀다
 
목단의 가지를 보면 정말 볼 품 없다
소나무나 전나무처럼 미끈하지도 않고
개나리나 오월의 장미처럼 가녀리고 미끈하지도 않다
나무도 아닌것이 식물도 아닌것이
나무와 식물을 혼합한 목단
 
겨울에는 앙상한 가지로 마치 죽은 듯 잠자다가
봄이 되면 제 세상을 만난것처럼
요염하면서도 화려하게 만개하는 목단같은 꽃도 드물다

화사한 목단 아래 가지는 거칠고 쭈글쭈글하다
목단의 거무튀튀한 가지를 만지면 타타남은 재처럼 껍질이 벗겨진다
마치 아기를 낳은 산모의 배처럼 가지는 쩍쩍 갈라져 있다
어미 가지의 산고는 한 송이 목단을 피우는 줄기와
극명하게 대비된다
 
한 송이 목단을 피우기 위해
아픔을 참고 견디며 목단은 소리없이 울었다

김정미   15-04-18 19:32
    
그렇군요~
흔들리지 않고, 고통 없이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마는
수줍음과 정열을
한 몸에 지니고 있는
목단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겠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