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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 다녀오겠다 하고 갔으면 돌아와야지..."    
글쓴이 : 조병옥    14-04-24 10:55    조회 : 4,032
세월호 사고로 숨지거나 실종된 사람들...
그들을 위해 매순간 기도하고 또 기도합니다.
 
 
Antonio Lucio VIVALDI 
            RV 631 ? O qui coeli terraeque serenitas ? (M. 3 extrait).
           (하늘과 땅의 평화이신 주님)중에서

조병옥   14-04-24 11:56
    
(임연규의 시집을 펴 들었다가 문득 '언덕'이라는 시를 만납니다.)
         
장마철 큰 물 나가는 강을 거슬러
우리 마을로 거친 숨 몰아쉬며
마지막 안감힘을 쓰며 무릎으로
강 언덕을 기어오르는
황소를 만난 적이 있었다
그때
성난 황소가 장한 뿔을 쓰지 않음은
사람에게는 기댈 언덕이 없음을
황소에게 들킨 어린날이다.
강수화   14-04-24 17:31
    
특정한 종교는 없지만 신의 존재를 부정하진 않았습니다.
이제
확실히 부정하려구요.
적어도 신이라면
이 참담한 상황
초월적 능력을 보여주어야 했습니다.
신은 죽었습니다.


존경하는 일초 선생님
내일 뵙지요.
김동수   14-04-24 22:32
    
일초 선생

나의 아픈 마음을 을퍼주는듯

슬프고 아름다운 음악

감사합니다.

이 땅의

한 죄인으로서

......
이정희   14-04-25 14:30
    
조병옥 선생님,

함께 기도합니다 !
조병옥   14-04-26 17:51
    
김동수 교수님에게서 전화가 왔다.
    이 음악 듣다가 어찌 눈물이 나던지... 하면서 음악 올리는 방법 배우러 일초집에
    들르시겠다고.
    "그 음악 손동숙씨집에 살짝 들어가 도둑질해 왔어요." 했더니
    "그런 도둑질은 얼마든지 해도 괜찮아요. 나랏 돈 다 횡령해서 부자된 놈들 집에 쳐들어가
    도둑질 좀 제대로 해서 가난한 사람들 다 나눠줍시다."
    "좋아요!" 우리는 주먹을 부르르 떨었다.
안명자   14-04-26 19:16
    
많이 힘 드실텐데도 아픈 마음을 글과 시와
애잔한 음악으로 들려 주셨군요.
선생님 힘 내세요. 함께 모두 기도해요.
조병옥   14-04-26 22:43
    
안여사님, 잠은 안오고 무얼 좀 써보려고 극적거리고 있는데
    내 속에서 소리가 들려요. '참아라 참아!  지금 너 자신을 표현해보겠다고?
    노력하지 마. 비유로나 뭐로나.. 그냥 지금은 니가 본 진도 앞바다의 참상을 스케치만 해놔. 글구
    니가 좋아하는 시인들이 쓴 걸 자꾸 읽기나 해'

    내가 좋아하는 시인? 금방 떠오른 분, 황동규... 그의 '비가' 중에서 몇 줄만 여기 올려봅니다.

    말없이 사라진 사람들
    그 폭력적 없음 속에서
    나는 눈을 뜬다
    나까지 들어 있는 그 없음 속에서
    나는 다시 눈을 뜬다
    담뱃불이 손끝에서 아프게 타고
    그 아픔에 붙일 말들이 생생하다
                                          ('비가' 제12가 중에서)

        길고 큰 기다림이 있어도
        기다림이 있어도
        큰 바다에 해가 져갈 때의
        고요한 진동, 박명, 그 빛뿐이로다
                                              ('비가' 제 8가 중에서)
김동수   14-04-26 23:01
    
일초선생

혹시나 손동숙님의 집이 부자라고 알고 진짜 도둑이 들까 염려되어 한 마디 합니다.
그 집은 잘은 모르지만 착한 마음과 아름다운 음악과 시원한 글 만 쌓놓은 보통 집일 것입니다. 
더러운 부자들은 다른 곳에 살아요.
신문에 그 집들이 자꾸 나와요.
김미원   14-04-28 09:36
    
일초선생님,
연일 마음이 무겁습니다.
요즘 제가 카알 힐티의 글을 읽고 있는데요.
"지상에서 대가를 지불하지 않는 일이 있다는 것은 그리스도인의 견해에서 보면,
이 세상에서 모든 셈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필연적으로 그 뒤의 삶이 있는 게 틀림없다'라는
구절이 있더군요.
부정, 부패, 상처들...에 대한 답이 될 듯합니다.
조병옥   14-04-29 07:39
    
카알 힐티와 함께 오신 김미원님...
    스스로에게 던진 갖가지 '물음'에 지쳐 몸져 누워있는 방
    문 틈에
    종이쪽지 한장 끼어놓고 가셨네요...


    공연히 당신을 괴롭히기 위해

    고난이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믿으라....

    진정한 생명은

    슬픔의 날에 심어짐을.....

                          - 카알 힐티 -

    (하지만 가족들은 아직도 할 말을 찾지 못하고 있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