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동숙 선생님께
약 이십 여 년 전 쯤
마리아 칼라스에 대한 책을 읽던 중 그녀 목소리를 접하게 되었지요.
그 목소리에 반해 테이프로, CD로 그녀 음악을 듣기 시작했습니다.
그녀의 인생스토리에 흥미를 가지다보니
그녀가 열연한 <메데아>오페라에 대한 갈증이 일어 견딜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어디서 어떠한 루트로 그러한 예술과 만나야 되는지,
예술에 관한한 무지렁이나 다름없었던 저에겐 한낱 그림속의 떡이었지요.
오페라에 대한 관심이나 조예가 있는 것도 아니면서 순전히 칼라스에 대한 관심으로
그 오페라를 목말라 했으니까요.
막연히 부르조아의 전유물인줄 알고
그 근처에는 얼씬거리지도 못했는데
몇 십년의 세월을 돌아 여기서 만나니
그리운 님을 만난 듯 가슴이 뛰었습니다..
선박 왕 오나시스를 사랑하면서 그녀의 예술은 한층 꽃을 피웠다고 합니다.
그녀의 공연장엔 오나시스를 위한 특별석이 있었는데(아마 후원자로서의 예우)
지켜보는 애인을 의식한 그녀의 연기는 가히 신들린 듯 했다고.
오나시스가 재클린에 빠져 점점 그녀를 멀리하자 칼라스의 연기도 표 나게 힘이 빠져
보는 이로 하여금 안타까움을 금치 못하게 했는데요
그녀의 공연이 있는 날,
관객들은 오나시스의 자리를 먼저 살폈다고 하니
칼라스의 그에 대한 사랑이 얼마나 애절했는지는 짐작이 갑니다.
오나시스는 자신의 부로 그녀 예술을 사려고 했는지 모르지만
칼라스는 진심으로 그를 사랑했던 것 같습니다.
이런 이유로 장장 두 시간에 걸친 대 드라마를 숨도 쉬지 않고 흡입하였습니다.
알아들을 수 없는 언어들이었지만 그것이 오히려 더 몰입할 수 있는 이유가 되기도 했어요.
순전히 제 식으로,
마리아 칼라스와 오나시스의 사랑을 대입하면서
그 시절 목마름에 대한 갈증을 채웠습니다.
당분간,
주연 메데아(Lednie Rysanek)의 의상 진녹색과 주황색의 극렬한 대비가
마리아 칼라스의 오나시스에 대한 애절한 사랑색으로 남을 것 같네요.
이 가을,
격조 있는 명작으로
풍성한 감성을 갖게 해 주신 손동숙 선생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강수화 올림
***( 순전히 제 개인적인 감상문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