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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ueen 8월호: 명가의 자녀교육법    
글쓴이 : 목남희    23-08-11 00:35    조회 : 2,543

효자(孝子)가 효자를 낳는다

 지난 3, 오래전 여행 버킷 리스트였던 세계 7대 불가사의를 보기 위해 이스라엘 요르단으로 떠났다. 정치적 이슈, 코로나 팬데믹으로 몇 번이고 미뤄졌던 여행이었다. 요르단의 붉은 사막 와디럼과 신의 선물 페트라를 보고 두 나라 사이에 걸쳐있는 사해의 부양(浮揚)을 체험한 후 드디어 마지막 코스로 이스라엘의 수도 예루살렘에 도착했다.

글 목남희 교수

 예루살렘 여행 코스에는 성지순례가 포함돼 있었다. 예수님의 탄생부터 부활까지 번호를 매겨 그림과 조각으로 당시 환경 이야기를 들었다. 골목 순례길이 끝난 뒤 유대인들의 성지인 통곡의 벽으로 갔다. 종이에 기도문을 적은 후 벽 틈새에 구겨 넣으며 기도하는 사람들. 필자도 마음속에 품은 기도를 믿음의 기운으로 불어 넣었다. 수많은 유대인이 통곡하며 기도했던 그 통곡의 벽 앞에서 지금도 기도와 눈물로 죄 사함을 구하며 구원의 희망으로 위안받고 무한한 사랑을 꿈꾸는 현장을 바로 앞에서 목도했다.

 

무너지는 한국의 전통

 

인간은 언제나 희망이 있기에 기도할 수 있고, 실수가 있기에 죄 사함을 구하고, 분함이 있기에 통곡하며 위로받는다. 이 성령의 힘을 조금이라도 놓칠세라 무의식과 의식의 통합 속에서 가족의 건강과 행복, 안녕을 기도하다 문득 너무 개인적인 기도인 듯하여 한국의 미래 발전을 위해 묵념했다.

한국은 과거 대가족 제도로 3세대가 함께 살며 밥상머리 교육을 통해 어른 공경과 더불어 사는 삶의 지혜, 인내, 배려 등 기초적인 사회성을 배웠다. 부모는 자식을 위해 허리끈을 졸라매고 자식은 부모가 보내준 등록금이 헛되지 않도록 열심히 공부하며 충효(忠孝) 정신을 받들었다.

이에 힘입어 한국은 이제 세계에서 영향력 있는 국가 6위로 발돋움했다. 그런데 한국의 미래는 예전처럼 희망에 확신이 없다. 한국인의 효()에 대한 개념과 관습이 무너지고 가족에 대한 중요성이 희미해지고 있다. 자식은 두 남녀가 사랑하여 한 몸이 된 증거이며 축복이다. 거기에는 아무런 조건도 거래도 없다. 효란 구속도, 구태도 아니다. 한국적 가족주의가 부모와 자식 간의 무한책임을 요구하며 은밀한 거래로 변질한다면, 그건 진정한 한국적 효 정신이 아닐 것이다. 부모가 자녀에게 경제적 지원과 유산을 제공하고 자녀는 그에 상응하는 사회적 성공과 봉양을 제공하는 관계는 합의된 조건에 따라 상호 동의하고 약속하는 자유인 간의 묵시적 거래일 뿐이다. 효를 하는 부모 자식의 관계는 거래가 아니다. 단지 부모라는 그 자체로도 충분히 희생과 사랑을 헌신할 수 있고, 자식이라는 고귀한 선물을 받은 것만으로 축복이자 희망이며 행복의 시작이다.

 

진정한 효란

 

고려시대 손덕(孫德)은 어머니를 등에 업고 고려장을 하기 위해 산으로 갔다. 그 와중에도 어머니는 나뭇잎을 따서 떨어뜨리며 자신을 버리고 돌아갈 아들을 걱정해 이를 길잡이로 삼으라고 했다. 결국 손덕은 어머니를 내팽개치지 않고 함께 묘 옆에서 거주하며 돌보았다는 이야기가 지금까지도 전해지고 있다. 부모의 무궁한 사랑과 자식의 한없는 효심이 주는 깊은 의미 속에는 그 어떤 거래도 존재할 수가 없다. 거래가 있다면 그건 디지털 사회가 만들어 낸 인공지능의 산술이다.

 

한국 전쟁을 거친 대한민국은 세계 109위의 최 극빈 국가였다. 1960년대 파독 광부와 간호사 이야기는 한국 사회가 겪은 고난과 극복의 역사를 여실히 보여준다. 1965년부터 시작된 베트남 전쟁에 파병된 군인들이 겪어야 했던 어려움과 역경은 오로지 나라와 가족을 위한 헌신이었으며, 이는 곧 한국 경제 발전에 크게 이바지하였다.

이와 달리 현대 대한민국 국민은 결혼, 출산 도피로 세계에서 가장 낮은 출산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제 대한민국은 한국의 효 정신을 빠르게 회복하여 출산율을 올리고 인간을 행복하게 하는 시작점을 찾아야 한다.

효란 진정으로 가족을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과 실천하는 실제 행동이다. 효도(孝道)는 지식으로 되는 것도, 가슴으로 되는 것도 아니다. 반드시 실천이 뒤따라야 한다. 특히 자식은 부모의 실천을 보고 느끼며 배운다. 누구나 존경받는 부모 되기를 원하지만, 이는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는 좋은 부모가 좋은 자식을 키운다. 옛말에 효자가 효자를 낳는다라는 말이 있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