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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혜운 박기숙 선생님께    
글쓴이 : 강수화    14-03-09 23:36    조회 : 4,567
혜운 박기숙 선생님께
                                                                                                                                        강수화
 
문화센터 수업이 끝난 후 식당으로 가기위해 가방을 정리하는데 반장이 책 한권을 주었습니다.
 제목을 보니 <<꿈은 늙지 않는다>> 였습니다.
얼마 전 한국산문 자유게시판에 박기숙 수필집이 나왔다고 소개하더니 그 책이구나.
“얼마 드리면 돼요?”
“아니, 그냥 드리는 겁니다.”
“네, 그냥요?”
쏟아지는 출판물의 홍수 속에 책 선물은 자칫 결례가 되기도 하는 시대다 보니 여간 친한 사이가 아니고는 주고받기가 좀 꺼려지는 품목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저 또한 남이 주는 책은 거의 보지 않는 지독한 편식주의자이기도 해서 그리 썩 달갑지는 않았습니다. 게다가 숨쉬기도 힘들만큼 빽빽하게 들어찬 책장을 생각하니 더 꽂을 자리도 없을 것 같아 전철역에서 읽다가 슬그머니 놓고 가리란 생각을 하였습니다.
전철을 타자마자 책을 폈습니다.
 
‘강수화님 혜존
2014년 봄 혜운 박기숙’
 
잘못 봤는가싶어 눈을 껌벅이며 다시 봤습니다. 틀림없는 제 이름 석 자였습니다. 12cmx8cm 조각 한지에 정성스레 쓰여 있는 제 이름을 보자 가슴이 뭉클하였습니다. 서예지도 하신 약력을 읽어 내려가며 일면식도 없는 제 이름을 손수 쓰셨을 거란 생각을 하자 숙연해지기까지 하였습니다. 너무나 고운 자태로 웃고 계시는 선생님께 저도 모르게 목례가 나왔습니다. 집에 가서 꼭 다 읽겠습니다.
 
 부모님의 사랑을 받으며 자라던 어린 시절에서부터 성장기까지 하나도 빼 놓을 수 없는 감동이었던 것이 제가 감히 꿈속에서나 그리던 생활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1930년대 광화문 동아일보사 뒤의 선생님댁에 수도 시설이 없고 마당 한가운데 펌프가 있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가 않았답니다. 1990년대 후반, 성인이 되어서야 서울 구경을 해 본 저로서는 그시절 서울이 먼 역사속 얘기처럼 들렸습니다. 청계천 냇가로 빨래하러 가는 식모를 따라 다녔다는 아름다운 풍경을 상상하자  박수근의 빨래터가 연상되었습니다. 너의 집에 살고 싶다는 시모님을 모시고 살면서 얼굴한번 찡그린 얘기가 없는 선생님의 지극한 효심과 인자한 덕행은 오늘을 살아가는 저희들에게 크나큰 교훈처럼 다가왔고 친정 어머님의 이야기를 풀어 내시는 대목에선 양반가문의 지존이 느껴졌습니다.
 억지로라도 다 읽어 드리겠다니! 이 얼마나 건방진 오만이었던지요.
전쟁의 참혹함과 양반가문의 생활상, 그 시대 활동했던 독립 운동가며 유명인들의  이야기까지 고루 소개되어 있는 이 책은 살아 있는 역사서였습니다. 마지막 페이지까지 꿀맛같이 다 읽고 나니 그 시대를 살아나온 듯 感懷에 젖어들었습니다.
 문화센터에서 알량한 수필공부 한다고 합평하려는 버릇으로 비문을 발견하기도 했지만 아무려면 어떻습니까?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 박완서 박경리 등의 책이 꽂혀 있는 책장 로얄 칸에 두고 오래도록 보존할 생각입니다.
어디서 무엇을 하고 사는 사람인지도 모르는 저에게까지 명필로 서명을 해 주신 그 선물의 가치를 비길 데가 없습니다.
건강하셔서 좋을 글 계속 소개 해 주시기를 기대 해 마지 않겠습니다.
 
                                                                                  2014년 3월 9일
                                                                                                             강수화 올림

김정미   14-03-10 08:03
    
어쩌면 저의 마음과 같을까요?
정성스레 쓰여 있는 제 이름을 보았을땐
달려가 꽃? 아니 복종 하고 싶었습니다.
전 박완서님과 박경리님책 옆(로얄칸)에 두겠다는 장담은 못 드리고요
지금! 제 침대 옆 미건의료기 위엔 박완서님의산문집 <<세상에 예쁜것>>과
 제 3세대 한국문학전집 9번 이문구님의<<관촌수필과,우리동네>>와 함께
 혜운 박기숙님의<<꿈은 늙지 않는다>> 가 함께 놓여 있다는 사실이랍니다,
이 모두는 또 다른  인생사전 입니다.
고마울 따름입니다.
김혜정   14-03-11 19:09
    
저의 마음 또한 강수화,김정미 두 분 선생님과 같습니다.
박기숙 선생님 정말 감사합니다.
                                                  (목동,월요반)
김창수   14-03-12 08:24
    
꿈은 늙지 않는다 책 잘 보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삶앞에서 정성을 다하는 모습과 휴머니즘이 흐르는 책을 보면서 깊은 감명과 용기를 얻습니다
늘 건강하시고 글쓰는 즐거움?을 영원히 간직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마의태자 김창수 드림
박기숙   14-03-13 05:19
    
강수화님,
이제사 들어 와 여러분 뵈어 미안합니다.
모처럼 바쁜 일상으로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지요.

제가 종경하는 고 박경리님,박완서님 옆자리에 감히 있다니 영광입니다.
사실 박완서님은 고교 후배인데 40대에 글을 쓰신 그후부터 늘 '나도 글을 써야지" 힘을 주시고 꿈을 키웠었요.
오년전에 한국산문에 들어와 여러 벗님들과 교류하면서 이제 책을 상제하게 되니
새롭게 입문하는 벗님들에게 힘을 보태드리고 싶어  여러분께 드리게 되였습니다.
저의 작은 소망, 여러분도 꿈을 꾸며 달려가실 수 있는 발판이 되길 비오며 힘 들었던 작업을 마무리 합니다.
고맙게 교보 인터넷 신간에서 책을 구입할 수있게 자리 마련이 되었답니다.

부끄러움제치고 세기 전의 서울를 저의 거족사와 함께 풀어 보려는 저의 바램이 였고요.
즐겁게 읽어 주시는 여러벗님께 감사 드립니다.
     
강수화   14-03-19 22:39
    
선생님
글을 쓰다가 도저히 써 지질 않아 마우스로 여기저기 서핑하다가, 신문도 보다가,
한국산문 홈에서 노닥거리고 있었습니다.
자유게시판에서 옛날 김종승님이 올린글 25번 <사랑하고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의 댓글을 읽어 나가다
선생님 존함을 발견하곤 깜짝 놀랐습니다.
제가 연초에 그 댓글을 읽으며 선생님이 소개하신 이해인 수녀의 詩

새 달력에 적혀있는
새로운 글자들이
일제히 웃으며 뛰어와
하얗게 웃으며 꽃으로 피는
새해 첫날

가 너무 좋아 따로 적어 놓았었거든요.
재구성하여 지인들에게 새해 인삿말로 요긴하게 써 먹었습니다.
그 당시 댓글을 읽으며 이런 싯귀를 발견한 분이 누군가 이름을 눈여겨 보았답니다. 
뛰어난 시적 감각과는 다르게 이름은 정말 향토스럽다(?)는 생각도 했던 것 같습니다(웃음)
처음 선생님 책을 받고 작가 이름이 낯설지 않아 고개를 갸우뚱거렸는데
오늘 비로소 퍼즐이 맞춰진 느낌입니다.

그분이 이분이셔서  더할 수 없는 친밀감이 느껴집니다.
박기숙   14-03-23 05:40
    
따뜻한 축하말씀 메일 주신  김정미님, 김혜정님,
이곳에서 뵈오니 감사합니다.
강수화님,
무엇을 하고 사는 사람인지 모르다니요,
이미, 여러분들은 한국산문에 들어오셔 선생님의 명강 공부하고 계시지 않습니가.
그리고 톡톡 튀는 그 열정으로 글을 쓰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어머님 박필립은 서구적이고 진취적이시네요.
제이름은 기숙의 기(錡)는 한자 풀이로 솥기로 돌림이지만 솟뚜겅같이 등직하다는  글 풀이랍니다.
한자 쓸때는 어려워 쓰기 힘들었는데 한글시대인 지금은 쓰기 편해 다행이다 생각했답니다.
젊은 분들이 보기는 구시대적이인 아날로그형지요. 제미있게 읽었습니다.
박기숙   14-03-23 05:55
    
요즘 메일  주신 분, 친필로 보내주신 분은
기록이 되어 틀림 없이 기록 하였는데
아날로그형인 저에게 문자는 오늘 통합 92편이 와있어  아들 만나 분석해 달라해서
기록하기로 하여 김동수 교수님 말씀 처럼  본인의 의사와 달리 아날로그형 젊은 늙으니의 실수니
이해해 주십사고 사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