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의 진주, 우간다를 아시나요?
천영순
2017년 7월에 해외봉사를 위해 우간다(Uganda)에 도착하였다. 나름대로 파견지에 대해 알아봤지만 충분한 정보가 없었다. 아프리카의 공포 말라리아가 가장 무섭다는 말에 어리석게도 2년간 사용할 모기약을 종류별로 챙겨왔다. 2019년이 언제 올까 까마득하였는데 벌써 7월이면 2년의 임기를 마치고 귀국하게 된다. 그래서 문득 내가 느낀 우간다를 소개하고 싶어졌다.
우간다는 아프리카 동부의 내륙 국으로 케냐, 탄자니아 등 다섯 나라와 국경을 이루고 있다. 면적은 241,000㎢로서 빅토리아호수를 발원지로 하는 나일강이 시작되는 곳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내륙이지만 아프리카 최대의 이 빅토리아호수 때문에 기름진 옥토와 풍부한 수자원을 가지고 있다. 적도가 통과하는 지역이지만 해발이 1200미터의 고원지대이므로 습하지 않고 한국의 여름보다 훨씬 쾌적하였다.
우간다는 65개 종족으로 이루어져 있고 인구는 4300만 명이다. 국민들은 영국으로 인하여 세계 공용어인 영어를 쓰게 된 것을 행운으로 생각하고 있다. 현지어는 수도 캄팔라 지역에서 쓰는 루간다어와 부족언어 40여종이 남아있다. 이들은 주변 부족언어를 쉽게 배워서 그런지 한국어를 배우는 속도는 아주 빨라서 영어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나는 몹시 부럽게 느껴졌다. .
외국인이 처음 캄팔라의 거리를 보면 심한 공포를 느낀다. 검정 점퍼를 입은 사람들이 떼를 지어 오토바이 뒷자리에 사람을 태우고 차들 사이를 질주하기 때문이다. 이 오토바이는 보다보다라는 대중교통 수단으로 길이 막혀도 어디든 헤지고 가기 때문에 가장 많이 이용된다. 마타투는 노선이 정해진 작은 합승형 버스로 시내 장거리를 싼 요금으로 이용할 수 있으나 손님이 꽉 차야 출발을 한다. 코치는 다른 도시로 갈 때 타는 대형 시외버스이다. 이 외에도 우버 택시는 외국인이 많이 이용하고 있다. 철도는 있지만 화물운송에만 사용 된다
우간다에 도착하자마자 나는 현지 직원과 함께 통장을 개설을 하였다. 그러나 통장을 주지 않아 달라고 하니 여기에서는 통장없이 계좌번호만으로 거래하고, 입출금거래계좌는 계좌유지비와 입출금시 금액에 따라 수수료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인터넷 속도는 아주 느리다. 접속을 하고 이메일 하나 보내는데 시간을 예측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전송이 잘 되었는지 꼭 확인을 해야 한다. 파견 후 인터넷 때문에 첫 보고서 기한을 넘기게 되어 상상하지 못하는 큰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데이터 요금은 그때그때 충전해야 하니 소액을 충하는 현지인들에게 전화를 하면 지금은 통화할 수 없다는 음성메시지만 반복되어 애를 태워야 이 한 두 번이 아니다. 휴대폰의 가격은 스마트폰의 경우 70만 실링(약 200달러)이 넘는다 서민들의 보통 한달 봉급이 100달러 인데 비해 폰 가격이 비싸다보니 거리에 서 폰 소매치기를 가장 조심해야 한다. 학생들이 소식이 끊기면 폰을 분실해서 중고 폰을 사려고 돈을 모으는 중이라고 한다. 봉사단원들 또한 분실 위험이 많기 때문에 항상 예비 폰을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
파견 초기에는 학생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 봉사단원은 파견된 나라에서 정치 이야기를 하지 못하도록 되어있다. 그럼에도 학생들과 이야기를 하다보면 어느새 역사와 정치이야기로 흐르게 된다. 학교에서 토론식 수업을 많이 해서인지 우간다 학생들은 누구나 말을 잘 한다.
우간다는 14세기 반투족이 이 지역에 와서 산 이후 19세기 까지 외국과의 교역은 거의 없었고, 1870년대에 선교사들이 들어온 후 1900년에 영국의 식민통치가 시작되었다. 1962년 대영제국의 일원인 상태에서 부간다 왕국의 자치권을 인정하는 형태로 독립하였다. 독립 후 계속되는 정치 불안으로 현 대통령 무세베니가 국민저항군(NRN, National Resitance Army)을 배경으로 하여 국정을 장악하였다. 그는 집권 후 1996년 선거에서 대통령에 선출되었고 2001 이후의 모든 선거에서 연속 당선되어 장기 집권을 하고 있다. 내가 일하는 마케레레대학에는 트라이크가 끊이지 않아 한 때는 최루가스 때문에 가끔 수업을 할 수 없었다. 마치 우리의 80년대의 기억이 떠 올랐다. 현 대통령 무세베니는 74세로 “75세 대통령 연령제한 법”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다. 아직 완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으며, 최근에는 많은 젊은이들이 보비와인이라는 신세대 정치인을 추종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 사람들은 우간다는 종교와 종족의 분포가 고르게 분포되어 다른 아프리카 국가들에 비해서는 정치적 갈등이 적은 편이라며 스스로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한다.
우간다는 토지자원이 풍부하고 강우량이 많아 차, 커피, 과일이 전체 수출의 대부분이다. 또한 석유를 비롯한 다양한 지하자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비옥한 땅과 수자원이 풍부하여 아프리카의 진주라 일컬어지고 있다. 결혼은 대개 남자는 32세 여자는 24세에 한다. 많은 부족의 풍습으로 결혼할 때 남자는 처가에 소 한 마리에서 수십 마리를 준다고 한다. 법적으로는 1부 1처로 되어있지만 많은 남l자들이 결혼 후 가족을 돌보지 않아 어머니가 일을 하며 아이들을 돌보며 어렵게 살아가는 가정이 많이 있다.
수도를 벗어나면 우간다의 전통가옥을 많이 볼 수 있다. 대개는 짚과 수풀을 엮어서 만들어진 고깔 모양의 방갈로 2동이 있는데 하나는 침실이고 하나는 부엌이다. 전통가옥은 종족과 개인에 따라 다양한 형태를 이룬다. 수도에는 전통가옥의 형태를 변형하여 만든 큰 식당들이 있고 현대식 건물은 행정기관, 호텔 쇼핑몰 등을 중심으로 보편화되고 있다. 전통의복은 부족에 따라 다르다 바간다족 여성의 경우 고메즈(Komesi)라는 아주 화려한 색깔과 무늬의 옷이있고, 남성 전통의복 칸주(Kanzu)는 길이가 발목까지 오는 여성 원피스와 같은 옷을 입는다. 이런 전통의상은 주로 결혼식이나 각 종 행사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음식은 바나나를 삶아 만든 마토케가 주식이다. 여기에 여러가지 소스를 얹어 먹고, 쌀, 고구마, 카사바, 호박 등을 곁들여 먹는다. 점심을 많이 먹고 아침 저녁식사는 차와 땅콩 등으로 간단히 먹는다 이 밖에도 꼬치구이 무초모, 롤렉스( Roll eggs)와 곤자(구운 바나나)가 있다. 겨울이 없으니 발효식품은 거의 없다. 원래 이곳음식은 손을 이용하여 먹으나 최근에는 점차 나이프, 포크와 스푼 등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
아프리카는 이들 특유의 천천히(음뽈람뽈라) 문화가 정착되어있다. 오랫동안 시계가 없이 살아 해가 뜨고 지는 것에 의한 농경문화에서 살아왔고, 비가 오면 대중교통 수단인 마타투와 보다보다가 드물기 때문이다. 공식행사나 공연장 까지도 행사가 지연되어 처음에는 이해할 수가 없었다. 이들은 “헤비레인(Heavy Rain), 에어타임(인터넷 데이터 충전), 잠( Trafic Jam), 바리얼( 장례식, Burrial) 때문에”라고 말하면 늦은 이유에 대해 더 이상 책임을 묻지 않는다.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으면 그가 살인을 한 것이다”라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장례식은 꼭 참석한다. 우간다 사람들의 평균수명은 60세라고 하는데 가끔 내 나이를 물으면 바로 대답하지 않고 알아 맞춰보라며 웃는다.
아프리카의 가장 특이한 문화는 외국인에게 큰 바가지를 씌우는 것이다. 돈 특히 달러를 많이 가진 백인을 ‘무중구(Muzungu)’라고 부르고 엄청난 가격을 부른다. 내가 이곳에 와서 피부가 많이 타서 갈색에 가깝지만 상대적으로 백인에 가까운 피부이니 무중구로 분류되어 나에게도 비싼 가격을 부른다. 이를 극복하기 위하여 이곳 현지어인 루간다어를 많이 익혀 이곳 실정에 능통하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