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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소리    
글쓴이 : 김동원    25-12-02 21:36    조회 : 2

                                          목소리

 

                                                                                                       김동원

 

 

TV 방송 프로그램 중 오디션 프로그램을 좋아하고 즐겨봤다. 특히 최선을 다해 준비해서 보여주는 1라운드에 참가자들의 사연과 사연에 따른 선곡, 노래 실력이 어우러져 인간이 느낄 수 있는 모든 감정을 표현하고 순수하게 서로를 응원하는 모습이 좋기 때문이다.

그중에서 제일 좋아하는 싱어게인이 다시 시작되었다. 실력 있고 유명한 뮤지션들로 심사위원이 구성되어 있고, 참가자들이 뛰어난 실력을 보여주고 있어서 오디션 끝판왕이라는 수식어가 붙기도 하는데 트롯이 대세가 된 시점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10대부터 60대까지 과거에 유명했거나 유명해지고 싶거나 등 다양한 사람들이 참가하는데 본명이 아닌 숫자로 불리면서 나는 ~ 가수다로 자신을 소개한다. 떨어졌을 때 이름을 밝히거나 결선 무대에 올라가면 숫자를 내려놓고 본인의 이름으로 노래를 부르게 된다. 노래를 잘하는 것은 기본이고, 창의적인 음악성을 보여주어야 다음 라운드로 올라갈 수 있는데 참가자들의 다양한 목소리 속에서 그들의 인생까지는 아니더라도 사연을 조금이라도 느낄 수 있다. 노래를 사랑하는 마음, 오래도록 노래를 부르고 싶은 간절함, 현실적인 면에서 유명해져야 사랑하는 노래를 계속 부를 수 있다는 처절함, 심사위원들에게 인정받지 못하면 노래를 포기해야 하는 절박함 등이 그들이 부르는 목소리에서 느껴지는데 나에게는 없는 그들의 용기와 도전이 부러우면서 내 가슴을 뛰게 만들었다.

 

1021일 밤에 두 번째 방송을 보는데 OST조의 22호로 나온 가수를 보는 순간 그 가수가 누군지 바로 알아보았다. 33년 전 유명한 드라마였던 질투의 주제가를 부른 가수였다. 그 노래를 들으면서 33년 전 군입대 때문에 질투라는 드라마를 볼 수 없어 군입대 연기를 심각하게 고민했었고, 훈련 받으면서 훈련병들과 함께 조교에게 드라마 내용이 어떻게 되었는지 물었던 추억이 떠올라서 기분이 좋았다.

 

계속 보다가 재야의 고수조 중 기타를 들고 휠체어를 타고 나오는 18호 가수를 보았을 때 노래를 사랑하는 마음과 간절함이 느껴져서 눈에서 눈물이 글썽거렸다. ‘나는 죽다 살아난 가수다.’라고 뒤에 글자가 보이고 맑고 깨끗하면서 순수함이 보이는 앳뒨 외모에 그 나이에 어울리는 깜찍한 목소리로 1톤 트럭에 치이는 교통사고를 당하여 힘들었는데 노래를 부를 수 있는 목소리와 기타를 칠 수 있는 손은 괜찮다면서 웃는 모습을 보며 내가 그 상황이라면 아마 포기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생각을 하면서 그 긍정에 눈물샘이 터지면서 눈물이 나왔다.

 

그 일을 겪고도 참가했다면 노래 실력은 뛰어날 거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아픈 몸으로 말할 때의 청량하고 순수함의 목소리와는 다른 말과 글로 표현하기 힘든 청아한 목소리로 내가 눈물 흘리고 있음을 알고 있다는 듯이 그렇게 울지 말아요로 노래를 시작하는데 목소리로 나를 안아주고 달래주는 느낌이 전해졌다. 뛰어난 가창력과 폭풍 같은 성량, 성숙함을 보여주었고 TV로 보고 들었는데도 꽉 찬듯한 몰입감과 싱어게인에 참가하기 위한 간절함에 재활치료를 얼마나 열심히 하면서 준비했는지가 느껴졌고 심사위원들 역시 18호 가수의 목소리에 넋을 잃고 보고 들었으며 극찬을 하였고 올어게인으로 합격을 주어 화답하였다. 교통사고를 당해 휠체어를 타고 나와서가 아닌 18호 가수 목소리 하나로 이루어낸 결과였고 그 목소리의 힘에 놀라웠다.

 

 

그 외에 참가자들 모두 각자의 사연을 담아 노래를 했는데 그들의 염원과 마음이 목소리에서 느껴졌다. 노래 뿐 아니라 그들의 목소리에서도 그 마음들이 느껴졌다. 그들에게서 비슷한 목소리는 있었지만 똑같은 창법과 목소리는 없었다. 인간의 목소리가 비슷함은 있지만 똑같은 목소리는 없음을 싱어게인을 보면서 다시 한번 깨달았다. 말을 많이 하면 실수하거나 상처를 주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해서 말을 적게 하라는 이야기가 많은데 그 말을 듣는 목소리는 똑같은 목소리가 없음이 신기했다.

 

수천년이 넘는 세월을 살아온 인류 중에서 비슷하면서 똑같은 인간은 없었고, 비슷한 삶은 있지만 똑같은 삶도 없었으며 비슷한 목소리는 있지만 똑같은 목소리가 없음에 경이롭고 인간이 삶을 살면서 겪는 세월의 감정이 얼굴의 주름, 표정들과 목소리가 어울려 나타난다는 생각을 했다.

 

싱어게인 참가자들의 노래와 목소리를 들으며 희로애락을 느끼고, 특히 18호 가수의 목소리를 들으며 응원하면서 긍정의 힘을 배우고 힐링이 되는 시간을 가져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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