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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 오는 어느 날    
글쓴이 : 김금덕    26-09-11 13:49    조회 : 59
분당에서 30년을 살면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곳은 율동공원이다. 살다가 기쁠 때나 속상할 때 차를 몰고 드라이브를 하든지 비 오는 날 주차장에 세워놓고 음악을 듣곤 한다. 시간 여유가 있을 때는 새벽 일찍 일어나 산책을 하며 공원 한 바퀴를 돌기도 하고 카페에 앉아 차를 마시면서 나 자신을 뒤 돌아 보고 앞날에 대한 생각에 잠기곤 한다. 그러다 보니 율동공원의 변화를 조금 일찍 알아 본다.

 그날도 아침 일찍 운동도 할 겸 율동공원을 한 바퀴 돌았다. 내가 좋아하는 호두과자 간판이 눈에 보였다. 호두과자와 전통 차를 파는 카페가 새로 생긴 것이다. 구경도 하고 호두과자 맛도 봐야 할 것 같아 들렀더니 내 나이 정도의 여자 사장님이 친절하게 대해 주었다.

 그 이후에도 율동공원을 돌다가 특별히 바쁘지 않으면 가끔 호두과자 카페에 들러 호두과자를 사서 아이들과 같이 나눠먹곤 한다. 그 카페 여자 사장님은 운동을 무척 좋아하는지 항상 운동복 차림이었다. 산악회와 마라톤, 벽타기등 운동 광이었다. 호두과자를 직접 즉석에서 만들다 보니 좋아하는 운동을 못해 너무 힘들다고 말했다. 그리고 나보고 피곤해 보인다며 칡차를 먹으면 좀 좋아질 거라며 서비스로 주기도 하고 또 잠이 보약이라고 새벽 일찍 다니지 말라며 자신이 먹는 영양제도 챙겨주었다. 얼굴은 우리 나잇대인데도 마음은 엄마같다.

 비가 억수 같이 많이 내린 날, 음악을 들으며 율동공원을 한 바퀴 도는데 그날도 호두과자 카페가 생각났다. 비가 많이 와서인지 사람이 별로 없었다. PC를 꺼내 들고 호두과자와 차를 마시며 쓰던 글을 마무리 해야겠다 싶어 들어갔다. PC를 꺼내니 여자 사장님이 "오늘은 시간이 좀 있나 보네요" 라며 웃으면서 물었다. 나는 아무 생각없이 "글을 좀 마무리 할 것이 있다" 고 말 햇다. 그런데 첫 마디가 수필을 쓰냐고 묻는 것이다. 운동만 좋아하는 줄 알고 있었는데 수필 얘기를 해서 "전공은 무엇을 하셨어요"라고 물으니 국어 국문과를 나왔다고 한다. 자신도 글을 좋아하고 끌을 쓴다는 것이다. 시와 수필, 소설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을 하면서 글 열심히 쓰라며 격려를 해 주었다.

 그리고 종교에 심취되어 불교대학에도 다니고 경전 공부까지 했다며 무엇이던 한 곳에 빠지면 열심히 하는 사람인 듯했다. 아이가 몇이냐고 물으니 하나라고 했다. 나는 아이 셋을 키우고 시댁, 친정부모까지 건사하고 돌아서니 60대였다. 그동안 내 시간이 부족해서 하고픈 걸 제대로 못해 너무 부러웠다. 지금은 시간 여유를 가지며 좀 편해졌을 때 갑자기 큰 아이가 아파서 거기에 신경쓰다 보니 그동안 글 쓰는 것에도 집중을 못했다.

 지금은 100세 시대라지만 스스로 건강하게 움직이며 살 나이가 얼마나 될까? 생각을 하니 정신이 번쩍 들었다. 가족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하며 나도 운동을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또 내가 하고 싶고 못 했던 것을 조금씩 챙기며 글도 열심히 쓰면서 더 최선을 다해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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