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이 참 밝네요
밥은 먹었니?
어디 아픈 데는 없지?
오늘은 뭐 하니?
어젯밤에 네 꿈을 꾸었어.
그냥 전화했어.
우리 집 앞에 라일락이 피었어.
꽃구경 갈까?
무슨 책 읽고 있니?
이 책 주인공이 너랑 닮았어.
뭐 먹고 싶어?
너 간장게장 좋아하잖아.
너랑 같은 걸로 시킬게.
맛있다!
저거 사줄까?
너한테 잘 어울려.
여기 왜 다쳤어?
약은 발랐어?
아프지마.
오늘 좀 우울해.
너 진짜 웃겨.
넌 정말 이상해.
술 좀 그만 마셔.
담배 좀 끊어.
으휴, 진짜...
바보.
너무해!
재밌다!
하하하하하하...
누가 당신에게 이렇게 말한다면 그건 당신을 사랑한다는 뜻입니다.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어도 아까워서, 아까워서 이렇게 말하는 겁니다. 일본의 문호 나쓰메 소세키도 ‘I love you’를 번역할 때 고민고민 하다가 ‘달이 참 밝네요.’라고 했다고 하지요.
하지만 당신은 그러지 마세요. 그냥 바로 사랑한다고 말하세요. 너무 아끼다가 정작 사랑한다는 그 말은 화석이 되어버릴지도 모릅니다. 알아요, 알아. 꼭 그런 걸 이야기해야 아냐고요? 당신 마음 다 알지만, 그래도, 그 어떤 표현보다 당신이 해주는 ‘사랑한다’는 말을 그 사람은 기다립니다. 그 어떤 말보다 강력한 힘과 무게와 색깔을 지닌 그 말을 기다립니다. 사랑하고, 사랑하세요. 힘들고 지칠 때일수록 계속, 더 많이 사랑을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