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범 <숲속한방랜드 숯가마 24시를 다녀와서>
설영신 <꼰대들이여>
신화식 <길에서 만난 그 사람들>
위 세 작품을 평하고 《한국산문》 2월호를 공부했습니다. 오늘 공부한 것 중 공유하면 좋을 tip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제목 정하기: 그동안 여러 번 강조되었지만 a)주제반영, b)호기심 자아내기, c)기억하기 좋게, 이상 세 가지가 제목 정하기의 3대 요소랍니다. 이 중 특히 중요한 것은 호기심 자아내기랍니다. 제목이 너무 ‘뻔’하면 독자들은 읽고 싶은 마음이 생기 지 않아 ‘pass’ 한다고 합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출판사에서는 흔히 ‘낚시 제목’이라 고 해서 순전히 상업성만 노리고 책 제목을 정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네요. 워낙 책이 팔리지 않으니까 이런 머리까지 쓰는지 모르지만 주제는 반영하지 않고 호기심만 유 발하는 것은 수필가들이 취할 태도는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2. ‘시설이 낙후되어 있었다’와 ‘시설도 낙후되어 있었다’의 차이: 밑줄 친 ‘이’와 ‘도’ 중 어느 것을 쓰느냐에 따라 뜻이 엄청 달라진다고 합니다. 당연히 ‘도’를 쓰는 경우는 ‘이’를 쓰는 경우보다 강조하는 의미가 들어있겠지요. 글쓰기는 이처럼 ‘아’다르고 ‘어’ 다른 작업으로 꼼꼼하게 가려서 써야 한답니다. 김훈이 ‘꽃은 피었다’와 ‘꽃이 피었다’ 를 두고 오래 고민했다는 것과 같은 이야기지요.
3.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유명한 책으로 베스트셀러가 되었지요. 그런데 정작 ‘감옥으로 부터의 사색’ 이 말은 일본식이라고 합니다. ‘감옥에서 한 사색’이 우리 말 표현이고요.
4. 공자, 모택동, 임어당처럼 이미 굳어진 외래어는 그대로 쓴다고 합니다.
지난 시간에는 진도 어느 마을에서 독점을 누리며 좋아하던 수퇘지가 말년에 “오늘은 또 어떤 색시를 만나려나?” 싱글벙글하며 스스로 오토바이에 올라타고 따라간 곳이 그만 도살장이더라는 박 교수님의 ‘옆길’ 이야기를 듣지 않았습니까. 찾아보면 우리 인생에서도 수퇘지처럼 너무 탐닉하다가 죽거나 패가망신하는 경우가 허다할 것입니다.
교수님 옆길 이야기는 바른길 이야기보다 더 깊은 뜻을 지니고 있습니다. 옛날에 해주신 옆길 이야기 하나가 생각나네요. 박 교수님이 지금보다 훨씬 더 젊었을 때, 한승원, 이문구 (제 기억이 맞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여기서 누군지는 그리 중요하지 않습니다) 문단 선배와 어느 신춘문예 심사를 보았답니다. 박 교수님은 열심히 응모작들을 읽고 있었는데 대선배들은 심사는 하지 않고 옆에서 술을 마시고 있더랍니다. 박 교수님은 ‘아, 대선배는 원래 저렇게 하나보다, 내가 후보작을 몇 편 뽑아놓고 마지막에 저 어른들이 당선작을 뽑게 해야겠구나’ 생각하고는 더욱 꼼꼼히 응모작들을 읽고 있는데 대선배 중 한 분이 “어이, 자네 시방 뭐 하는가?” 물으시기에 “네, 선배님들은 약주 드십시오. 제가 후보작을 뽑아놓겠습니다.” 했더니 “한 숟가락 떠 먹어보면 알지 자네는 꼭 국 한 솥을 다 먹어봐야 맛을 아는가?” 하시더랍니다. 이게 무슨 말이겠습니까? 대가들은 제목, 첫 문장, 끝 문장 써놓은 것만 훑어보고도 그 글이 어떤 수준인지, 글공부를 몇 년 한 사람인지 훤히 알 수 있다는 거 아니겠습니까. 도 닦는 것 같지 않습니까? 글공부하러 다닌다면서 놀러 다니는 것은 아닌지 자문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