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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짓기 실전연습 시즌2(종로반)    
글쓴이 : 안해영    18-04-02 20:47    조회 : 2,772

문화인문학실전수필(03. 29, 목)

-제목 짓기 실전연습 시즌2(종로반)



1. 제목 짓기 실전연습


가. 아래 글의 제목을 지어보세요

ㅡㅡㅡㅡㅡㅡㅡ

(꿈속에 그가 나타났다)

“내가 나이니라.”

(긴가민가하며)

“<십계>나 <쿼바디스> 같은 영화에 빛과 음성으로 나타났던 분인가요?”

“그래 그 내가 바로 나이니라.”

“그러니까 시간 안에도 계시지만 시간 밖에도 계신다는 그분 맞죠?”

“그렇다니까. 너는 왜 믿지 못하느냐? 내가 언제 두말하더냐?”

“못 믿는다기보다…. 기도하면 들어주신다는 그분이 정말 맞죠?”

“그렇대도. 짜증 지대로다! 의심이 너희를 종국에 멸망케 하리라.

“콜! 그럼 새해 소원을 빌겠나이다. 담배를 끊게 하여주소서.”

“왜 굳이? 아해(兒孩)야 지키지 못할 소원을 뭐 하러 빈단 말이냐? 내가 사람 하나는 잘 보느니라.”

“역쉬! 그게 그렇군요. 그럼 다시 묻겠나이다. 지난번 꿈속에 나타나 숫자 6개를 알려주시던 그분이 바로 지금 분이신가요?”

(마뜩찮아 하며)

“빙고! 그렇다니까. 근데 그게 어쨌다는 것이냐?”

“알려주신 숫자가 틀렸더라고요. 2개밖에 맞추지 못했어요. 3개는 맞춰야 했는데. 우씨, 그건 어떻게 설명하실 건데요?”

(당황함을 감추지 못하며)

“헐! 어찌 그런 일이…. 아 그건, 내가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실수할 수 있느니라. 내가 신인데 무얼 못 하겠느냐?” 

(김창식 글)


나. 문우들의 제안

그저 그런 제목: <꿈의 대화> <꿈길에서> <신의 오류> <일상의 신> <신도 실수를>

산뜻한 제목: <어떤 변명> <중딩신> <21C 신> <신의 둘러치기> <내가 나인 나>

채택된 제목: 신과 함께(최근 트렌드 반영. 상영 영화 패러디)


3. 합평 및 동정

가. 합평

지팡이(윤기정): 지팡이의 양태를 보여준 수작. 사유와 정보의 적적한 배합

다시 또 봄(이천호): 열거법 사용. 민태원을 떠올리게 하는 힘 있는 문체

오뚝이(이덕용): 결미 대목의 ‘오뚝이도 때로는 눕고 싶지 않을까?’는 절창

마음의 고향(김기수): 여러 화소를 결합한 내러티브 능력. 가정=마음 고향


나. 종로반 동정

봄이면 산과 들, 특히 산에 새싹이 나는 시기에 누구보다 바쁘게 움직여야 하는 한 사람. 선소녀가 있다. 그녀는 이때가 되면 산소녀로 변신을 한다. 4월부터 파릇한 새싹과 함께 산을 오르내리며 약초를 찾고, 식용 산채를 준비하느라 바쁜 소녀가 주인공인 자리였다. 목요일이면 모이는 강의실도 그리울 것이고, 산채도 거두어야 하는 바쁜 마음을 달래기 위해 주막에서 한 잔 기울이며 아쉬움을 달랬다.

 함께한 사람 중에는 분당 반의 총무와 한국산문 편집으로 한 달을 하루처럼 보내는 박재연 님도 있었고, ‘시선’의 발행인 정공량 선생님은 김창식 교수님과 친하다. 책을 한 트럭쯤 싣고 오신 듯하다. 참석자 모두에게 귀한 책을 여러 권 나눠주어 모처럼 ‘가방 무겁다고 공부 잘하는 것 아니다.’라는 말을 상기하며, 가방 무게만큼 글을 써야겠다는 부담을 한가득 싣고 집에 갔다.


안해영   18-04-02 21:52
    
제목 짓기가 글쓰기 중에 제일 어렵다는 것을 실감한 강의시간이었다. 잘 지은 제목 하나 독자가 늘어난다.
책을 받으면 우선 산뜻한 제목부터 찾아 읽게 된다. 결국, 제목 짓기가 글을 읽게 할 것인지? 아닌지를 좌우하게 되니 우리는 이제부터 제목 짓기에 매진해야 할 듯.

지팡이는 그냥 지팡이가 아니었다. 살아가며 누군가의 지팡이가 되기도, 또 누군가를 지팡이로 만들지는 않았을까? 청려장의 의미를 되새겨 본다.   
다시 또 봄은 작가의 힘이 봄처럼 넘쳐나서 읽는 내내 새싹이 돋듯 힘이 생겼다. 봄기운처럼 나도 늘 봄이기를 꿈꾸어 본다. 
오뚝이 같은 삶이 누구에게나 오는 것은 아니다. 그만큼 치열하게 살아온 힘이 오늘의 작가가 된 것은 아니었을까요?
마음의 고향은 꺼내고 싶어도 숨어 버리기 일쑤인데, 작가는 차분하게 잘 꺼내었다. 한 번은 꺼내어 봐야 할 숙제다.
윤기정   18-04-02 22:45
    
합평을 통해서 나름 배운 내용을 정리하며 되새김질 해 봅니다.
 이천호님의 <다시 또 봄>에서 '오색찬란한 갯버들' 표현이 의아했다. 내눈에는 잿빛 한 가지 색으로 보여서 여쭸더니 여러 색깔이라네요. 다음날 산책길에 자세히 보니 여러 색의 솜털 같은 것에 싸여 있었다. 정확한 글을 위해서는 자세한 관찰이 밑바탕이 되어야 함을 다시 확인했다. 이덕용 작가의 <오뚝이>는 그 분의 삶 자체여서 더 감명 깊었다. 김기수님의 <마음의 고향>은 고향이랄만한 추억이 없는 도시 태생들이 공감하는 소재다. 퇴고를 거치면서 잔 줄기들을 쳐내면 일목요연한 글이 기대된다.  제목 짓기의 무게도 다시 한 번 느낀 시간이었다.
김기수   18-04-03 09:13
    
요즈음 매주 목요일마다 설레임 속에 종로반에 참여한다.
진지하고 진솔한 강의와 합평은 우리를 더욱 성숙케 하는 즐건 자리이다.
이런 자리, 모두들 작가인 자리에 참석할 수 있는 나의 부족함이 넉넉해지기 때문에?
합평후기가 그 시간 참석치 않으면 이해가 어려운 정도가 돼어 매우 아쉽다.
그래서 다시 초등, 중등 시절처럼 결석하지 않을 작정이다.
앞으로도 즐거운 종로반 동정에 참여하고 좋은 글감 만들기에 매진해 보려 한다.
박재연   18-04-03 11:30
    
수업보다 후기라면 교수님이 화내실까요? ㅋㅋ
반장님 후기를 읽으니 수업시간이 쫘악 그려지면서 확실히 머릿속에 자리잡는 것을 느낍니다
처음 수업에 반갑게 맞아주신 문우님들 감사드리요  열띤 합평에 모두 평론가 출신이라해도 곧이들을 것 같더군요 ㅎ    저도 어서 따라가야 할텐데요 ~~
이천호   18-04-07 19:17
    
근래에 버들강아지를 못 봤더니 윤기정님의 글에서 오랫만에 버들강아지의 오색찬란함을 봤습니다.
윤기정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