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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쓸글만(종로반)    
글쓴이 : 봉혜선    24-01-03 09:13    조회 : 1,752

문화인문학실전수필

-알쓸글만(종로반, 12.21~28, )

 


1. 알쓸글만(고 보면 데없는 쓰기에 대한 만한 조언)

  가. 글을 쓰기 전에 먼저 사람이 되어야한다는 강박관념적 미망(迷妄)에서 벗어나야 한다. 누구에게나 신성(인간의 존엄)과 악마성(어두운 심연)이 내재한다. 사람과 글은 어느 것이 먼저냐의 문제가 아니고 함께 간다. 부족하더라도 나 자신을 개발하고 처한 상황을 타개해 보고 싶은 마음가짐만 있으면 얼마든지 좋은 글을 쓸 수 있다. 문학 행위는 인간의 유한성과 불완전성에 의지한다. 나의 참모습에 도달하려고 노력하며 방황하고 고통스러워하는 과정에서 문학은 꽃핀다!

 

  나. 왜 원로 수필가 선생님들은 수필을 어렵다고 하는가?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하라고? 그런 말은 가슴에 와 닿지 않는다. ‘가방끈 짧고, 책을 읽지 않았다는 자조적 망상에서도 벗어나라. 어렸을 적 세계명작문고같은 책을 대충 읽었을 것 아닌가? , , 고를 다니며 교과서도 읽었을 것이고. 기왕에 아는 것들을 대조하여 오가고(Cross-Over) 연결하여(Fusion) 내 것으로 다시 만들어내는 훈련이 중요하다.

 

  다. 독서는 당연히 중요하지만, 몇 백 페이지 어려운 고전을 힘들게 독파하는 것은 가성비(價性比) 면에서 효율적이지 않다. 시간도 없고 머릿속에 잘 들어오지도 않는다. 내 것으로 체화하고 숙성된 지식을 불러내 재구성하려면 몇 년, 아니 몇 십 년도 넘게 걸린다. 그래도 정 불안하면 쉽게 풀어 쓴 책(청소년 수준)을 읽어라. 거실 서가를 보면 분명히 눈길이 가는 책이 있다. 신문의 문화면이나 위클리 에디션은 꼭 읽는다. 거기에 오늘의 문화와 이슈, 트렌드가 있다.

 

  라. 소재에 구애받지 말고 일단 쓰고 싶은 내용(느낌, 추억, 일상, 체험, 주의, 주장, 관점) 정확히 짧게(원고지 12매 전후)' 써라. 다만 여기에 집중하고 또 집중하라. 내가 쓴 내용을 남도 나처럼 이해해주는 것(공감과 설득력)이 가장 중요하다. 이후 문학적 형상화(구체성 부여)나 생각을 추가(깊이의 획득)하라. 2~3 문단까지 아니더라도 3~4 줄도 좋다. 어떤 글이 좋은 수필인가? ‘지성+감성이 어울린 일관성 있는 글이다.

 

 

2.합평

 

 「지진과 태풍윤재철

  신입 첫 글. 흐름이 좋고 맞춤법도 정확하다. 연구원 초빙연구위원의 지진과 해일, 태풍에 대한 정보와 지식을 제공하는 글. 작가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문학성 있는 글 기대.

 

 「회장님, 우리 회장님장동익

  등단 후 첫 작품. 회장님 성함을 나중에 밝힌 기법을 차용했다. 정황이 이해가 되도록 써야 하는 수필. 모두가 궁금한 미스테리 작법 금지. ‘형부를 멀리하기. 긴 문장 주의.

 

 「호기심 유무(有無)김영희

  강의 자료용으로서 충분히 설득적이다. 읽는 이의 연령을 생각하며 쓰면 좋다. 글이 길어 문단 간 내용 충돌이 있다. 산발적 교술은 문단 정리를 통해 일목요연해질 수 있다. 생략할 문단과 보완할 내용 지침.

 

 「감사의 미학(美學)유영석

  신예 첫 글. 손목 콩알뼈 다친 사건을 계기로 감사를 새긴 교술 수필이자 계몽수필. 토포필리아 종로반에서 들은 바 형상화를 적용했다. 본인 고유의 독특한 형상화 생각해내 볼 것 숙제.

 

 「사유원(思惟圓) 모과나무가재산

 여행기이자 여행 수필. 읽은 회원들이 가보고 싶은 마음이 들게 썼다. 사유원을 쓸 게 아니라면 빨리 모과나무로 들어갈 것. 주제 문단이 사유화 되어 있다. 생략 가능한 문단을 빼기 지침. 

 

3.동정

 -한국산문 송년회가 200분이 넘는 회원 및 내외 축하객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하고 화려하게 치러졌다. 우리반은 한 명이 등단, 한 명이 생애 첫 출간집 기념패를 받았다. 반 현수막을 위시해 새로 만들어진 등단자 현수막을 들고 올라가기를 자처해 참석한 준회원 등 끈끈함이 무대를 가득 메웠다. 축하 마당의 바람직한 예.

 

 -종로반 송년회: 장동익 신인 등단자, 오정애, 윤재철, 윤정걸, 유영석 신입생 환영회, 김영희 작가 수상 기념 자축 파티가 정기 회식 제목이다. 김숙희 회원의 남편이 장동익 작가의 서울대 상대 69회 동기동창이기도 해 부부 참석의 기염을 토했다. 각각 거금의 지원금을 꺼내셔서 살림 서툰 총무의 주머니가 열리지도 않았다. 바람직한 예2.

 -장동익 작가와 위에 나온 김숙희 작가 남편 민경양 님이 이끄는 69ya송년 음악회가 인디옥 교회에서 울려 퍼졌다. 축하객으로 참석한 뭉치면 사는 종로반 회원들의 모습이 캐롤을 따라 흘렀다. 바람직한 모습3.

 

 -토포필리아 양평책을 만들고 운반해 온 윤기정 수필 사랑 양평 회장의 수고로 전 회원이 책 나눔을 했다. 김창식, 류미월, 안홍진, 봉혜선 등 5명 회원들의 글이 들어간 동인지 느낌 덕에 느꺼운 심정이다. 교실 바깥은 천호반 동인지가 만들어지고 있는 풍경.

 -새 학기 등록 공지. 한 달이 미뤄진 바람에 겨울 학기 기간은 2024, 1,2,3월이다. 기후변화에 맞춤하는가. 28일에 뒤에 앉아 세어보니 11분이다. 결석 3. 따뜻한 송년 되세요. 활기찬 용이 되어 뵙기 바랍니다.



봉혜선   24-01-03 09:16
    
새복 많이 받으세요. 돌아오지 않을 해를 지금에야 마무리하는 게으름은 물에 새겨주시기 바랍니다. 좀 더 가벼워지기를 바라봅니다. 새로운 해 뿐 아니라 내내토록 지내고픈 잠겨둔 소망을 꺼내들었거든요.
김연빈   24-01-03 09:32
    
좋은 정리 감사합니다. '바람직한 예'가 계속 이어지기를 바랍니다. 이 댓글을 빼놓지 않고 다는 것도 '바람직한 예'에 포함될 듯 합니다만....
안해영   24-01-03 10:05
    
바쁜 중에도 후기 챙겨주어 고마운 마음 가득합니다.
해가 바뀌면 출근부 만들까 생각했는데 결석생  숫자가 올라왔네요.
윤기정   24-01-06 02:49
    
용평서 휴대폰으로 후기를 보았습니다. 휴대폰으로 후기 작성하기가 어렵고 동행들이 있어서 답글 다는 게 늦었습니다. 요즘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라는 책을 읽습니다. 몇 년 전에 나온 번역서인데 이제야 봅니다.  인지 능력, 기억 등 정신 장애 분야 의사가 쓴 진료, 치료 기록입니다. 첨단 과학에 의지하는 치료의 세계가 철학의 영역과 겹칩니다. 삶의 어려움만큼 삶의 소중함도 새삼 생각하게 합니다. 연말에 문우 가족 몇 분과 인사를 나누었지요.  한 사람의 이력이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님을 생각합니다. 연말연시 만남, 독서 등이 나를 또 한 뼘 키웠습니다. 총무님 고생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