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러닝실전수필(2. 02, 목)
- 나의 글, 너의 글 그리고(종로반)
박영진 선생님 한국산문 2월 등단
1. 나의 글, 너의 글, 우리 글
합평 글을 제출하는 사람은, 그 글이 ‘나의 글’이 아니라 ‘남의 글’이나 ‘너의 글’이라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그렇게 되면 거리가 생겨 객관적으로 살펴보는 ‘눈(眼)’이 트이기 마련이다. 부족한 부분이 드러나고 무엇을 보완해야 할지 알게 된다.
한편 합평에 임하는 사람은, 그 글이 ‘남의 글’이 아니라 ‘나의 글’이라는 생각을 한다. 그러면 그 글에 대한 애정이 생겨 따뜻한 시선으로 보게 된다. 좋은 점이 무엇이고 그 글을 쓴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게 된다. 그러면 그 글은 ‘우리의 글’이 된다.
2. 크로노스와 카이로스
해가 바뀌는 무렵이어서인지 합평 글 중 ‘시간’과 ‘기억’을 다룬 글이 유독 많다. <지금, 여기(신현순)> <회중시계와 손목시계(염성효)> <잠깐(박소언)> <마음속 신발장(김정옥)> 등. 교수님은 시간 개념과 관련해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인용해 설명.
가. 두 개의 신
크로노스(χρ?νο?) 물리적(자연적, 일반적) 시간이고 카이로스(καιρ??)는 논리적(감각적, 주관적) 시간이다.
크로노스는 일반적인 시간을 의미한다. 자연적으로 해가 뜨고 지는 시간이며. 지구의 공전과 자전을 통해 결정되는 시간을 말한다. 태어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 생로병사의 시간이다. 형태를 갖추면 긴 수염을 가진 늙은 현자의 모습으로 묘사된다.
카이로스는 기회의 신이다. 손엔 칼과 저울을 들고 있고, 발에는 날개가 달려있으며, 앞머리는 풍성하고 뒷머리는 대머리인 아이돌로 묘사된다. 일상적으로 흐르는 시간을 벗어나 특별한 의미를 가지는 순간 그 시간은 카이로스가 되는 것이다.
*크로노스란 이름을 가진 신이 그리스 신화에 두 명 나온다. 시간의 신인 태초 신 크로노스와, 제우스의 아버지로 농경의 신인 티탄족 크로노스다. 제우스의 아버지는 시간의 신인 크로노스와 이름이 같지만 전혀 다른 신이다.
나. 수필 인용 예문
시간의 어원으로는 크로노스(Chronos)와 카이로스(Kairos)가 있다. 크로노스의 시간 개념은 1초, 30초, 한 달처럼 우리가 말하는 물리적 시간을 뜻한다. 카이로스 시간은 개인에 따라 달라지는 시간을 말한다. 여유가 있는 사람의 시간은 유유자적 흘러갈 것이고, 시간에 쫓기며 사는 사람의 시간은 화살처럼 빠르게 흘러갈 것이다. 시간적 여유가 없다는 것은 낭만을 모른다는 말과 같은 선상에 있다 - <추억의 오리엔트 시계>, 한만수
2. 합평후기
아랫목과 윗목(박영진)
따뜻한 아랫목과 냉기 돌던 윗목을 이불속 같은 따뜻함과 어려운 이웃의 삶에 비견해서 쓴 글이다. 정년퇴직 후 배움의 시기를 놓쳤던 이들을 가르치며 그들이 배움에 임하는 모습에서 감동을 받는다. 서두 난방 부분을 줄이고 후반부 소외된 이웃에 대한 내용을 보완하면 더 문학성이 짙은 글이 되겠다.
갯벌 장어와 아들(류미월)
새해 해맞이 대신 가족 나들이에 모처럼 함께한 아들이 속 깊은 청년으로 성장한 모습이 대견하고 든든하다. 갯장어 식사를 하며 아들도 갯장어처럼 강한 아들이 되기를 바라는 어머니의 시선에 사랑이 가득하다. 꽃게에서 갯장어로 넘어가는 부분을 수정하고 실종된 아버지도 찾아 줍시다.
백문이 불여일견(김기수)
아내를 따라 필리핀 단기선교를 나서는 갈등을 재미있게 펼쳤다. 필리핀 탄사의 열악한 주민들 삶에서 연민을 느끼고 진정한 봉사의 마음을 갖게 된다. “이웃을 사랑하라” 는 메시지를 새기며 자신의 삶을 조명해본다. 첫 페이지 하단 부분은 생략해도 무방하다. 제목 사자성어를 다시 생각해 보자.
옐로카드(배경애)
긴 침묵 끝에 나온 수작이다. 중년 부부의 사랑과 갈등을 그린 하이 터치 코미디 영화 “위험한 고비길”을 보는 듯 재미있다. 부지런 떠는 남편과 매사 한발 늦는 아내가 티격태격. 남편이 받을 경고장이 아내의 마음을 풀어주는 카드가 된다. 귀가 길 전철을 놓친 남편이 언제 파스를 준비했지요?
모찌떡에 얽힌 추억(박소언)
아버지 생신이면 어머니가 만들어주던 모찌떡에 얽힌 추억을 유려하게 그렸다. 떡을 만들 때 어머니를 돕던 모습과 떡 만드는 방법을 잘 표현했다. 어린 날 작가의 착한 성품이 잘 드러나고 있다. 성적 매력의 표현은 순화하고, 모찌떡은 찹쌀떡으로. 팥고물도 앙금으로 수정하면 좋겠어요.
3. 종로반 동정
한국산문 2월호에 ‘흙의 속삭임’으로 등단한 박영진 선생님이 멀리 대전에서 격주로 통학(?)을 하시면서 함께 몇 달 공부했다고 등단 턱을 냈다. 이래저래 새해가 먹자의 해가 되는 것은 아닌지? 다음 주쯤에는 허리둘레를 재어 보는 수고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