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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잔 다르크> 여주인공과 결혼했던 로망 가리의 최후 (평론반)    
글쓴이 : 박진희    25-03-05 13:32    조회 : 1,033
한국산문이 2025년 우수콘텐츠잡지에 선정되었음을 축하드립니다. 선생님들의 고귀한 삶이 투영된 한국산문의 한 쪽을 꿰어 구슬보다 소중하게 장식하는 데 물심양면 수고하시는 편집위원님들과 임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더욱 많은 분들께 사랑받는 작품들로 가득 채워지길 바라며 세계적인 수준이라 믿습니다. 
 김양옥 선생님, 평론반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제1부) 로망 가리
  • 가리의 세상에 대한 2분법: 자유 프랑스를 신봉한 사람들 & 독일 협력자들(을 증오) --> 새 유럽 건설을 위해 그런 분노와 광기를 폐기돼야 한다고 생각 --> <유로파>는 이런 신념을 패러디한 작품
  • 권태와 무력감이 깃든 스위스를 거쳐 1952년 38세에 워싱턴 주재 프랑스 대사관 대변인 겸 언론 담당 공보관. 프랑스가 패전국이라 야유하는 기자에게 '2천년 역사의 프랑스 국가 대변인이 3백년 역사의 미국 청중들에게 말할 때는 이런저런 정부가 아니라 20세기에 걸친 문명의 이름으로 말하는 것'이라고 설명하길 요청
  • 1956년 볼리비아 라파즈 주재 영사. <하늘의 뿌리>로 공쿠르 상 받자 1958년 휴스턴 감독이 영화화. 로스엔젤레스 영사되자 폭스사에서 <클레오파트라>의 시저 역을 부탁
  • 1958년 44세에 출품한 <레이디 엘>이 소피아 로렌과 폴 뉴먼 주연으로 1965년 영화화
  • 7살 연상의 첫번째 아내인 레슬리 블랜치(1904-2007)는 영국 작가, 기자, 여행작가로 순수 프랑스 혈통의 가문. 그녀의 처녀작 <야생의 강 안에 꽃 핀 사랑>이 미국에서 엄청난 성공을 거둠. 1963년 49세에 그녀와 이혼
  • <잔 다르크>와 <슬픔이여, 안녕>의 주연이었던 스웨덴 혈통의 미국 아이오아 출신, 25세 연하의 진 시버그(1938-1979)와 결혼해서 아들 디에고 출생
  • 알제리 봉기 이후에도 드골을 옹호하지만 진과 사랑에 빠지면서 성적인 자유를 지키고 싶어 드골 장군 곁에서 일 할 수 없다고 고백
  • 50세의 가리는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로 1964년 미국 최우수 단편상 받음. 1968년 <밤은 고요하리라>를 직접 제작, 감독. 아내를 여주인공으로 하지만 상처와 수치심만 주고 차츰 멀어져 5년간의 결혼생활을 청산하기로 합의
  • 진 시버그는 14세 부터 '유색인종의 지위 향상을 위한 국가적 운동'의 회원으로 마르틴 루터 킹 목사가 저격당하자 흑인민권운동, 반인종차별주의 투쟁에 참여. 자신의 저택을 그 회원들이 사용하도록 개방. 조용하고 겸손하게 봉사. --> 뉴스위크지에서 그녀가 흑인의 아이를 임신했다고 거짓 보도 --> 진이 격분한 상태에서 3개월이나 일찍 조산하고 다음 날, 가리의 딸아이는 죽음. 뉴스위크의 악의적 오보로 6만 프랑의 배상금을 지불 --> 1979년 40세에 진은 자살
  • 에밀 아자르의 이름으로 <그로 칼랭>, <돌들의 애정>, <자기 앞의 생>으로 1975년 공쿠르 문학상 수상. 가리의 외사촌 누이의 아들 폴에게 부탁해서 그 이름을 쓰게 하고 비밀에 부쳤으나 폴이 1981년 방송에서 자신이 아니라고 진실을 밝힘
  • 아들 디에고에게 유서를 남기고 1980년 12월 2일. 66세에 20년 전에 미국에서 구입한 권총으로 자살. 장례식에서 공군병사를 떠나보내는 의식으로 <라 마르세예즈>가 울려퍼졌음. 폴란드 여가수, 안나 프루츠날(1940-)이 니나가 어린 아들에게 불러주던 <르 네그르 비올레>를 불렀고 유해는 화장되어 지중해에 뿌려짐
  • 1979년 탈고한 <에밀 아자르의 삶과 죽음>의 자료에서 그의 마지막 인사. "한바탕 잘 놀았소. 고마웠소. 그럼 안녕히." 
제2부) 합평
국화리/ 박옥희/ 이영옥/ 신선숙/ 김숙/ 박진희/ 유병숙 (존칭생략)
  • 부활을 대략 3종류로 나눈다면 기독교에선 예수님의 신비로운 의미의 부활, 불교에선 환생, 그리고 문학에서 어떤 전환점에서 거듭 태어난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 존칭은 가능한 쓰지 않는다.
  • 예술(가)를 바라보다가 우연히 어느 기회에 어느 정점에서 자신에게 다가오는 경우가 있다. 그 과정을 써보라.
3월의 꽃봉오리를 기다리는 소망과 희망으로 창작의 힘을 실어보기로 해요. 다음 주에 봬어요! 

곽미옥   25-03-05 18:42
    
진희샘~  후기 잘 읽었어요.. 수고하셨어요.. 로맹가리의 최후는  참 극적이네요.. 권총을 입에 물고  삶을 마감하며  그는 모두를
    속인 것을  통쾌해 했을까요?  후회했을까요?  "한바탕 잘 놀았소. 고마웠소. 그럼 안녕히."라는 마지막 인사로  여유를 보인걸 보면 
    천재 예술가의 베짱이  대단하네요..
오정주   25-03-06 23:24
    
로맹가리가 비극적으로 생을 마감한 이유는
  사랑하는 아내의 죽음에서 오는 상실감, 그리고
  문학적 실험의 종결이라는 말도 있더라고요.
  삶에 대한 염증도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데 치열하게 살아 온
  그에게  모든 것을 다 이루었던 그에게도 세상은 행복만 주지 않았네요.
 로맹가리 마지막 시간, 아쉽네요. 로맹가리의 어머니 라는 제목으로 글을 꼭 써보라는 말씀이 남습니다.
진희샘 미쿡엣도 후기 열심히 써주시니 늘 감사해요!
박진희   25-03-07 00:45
    
총무님과 반장님의 댓글에 늘 에너지를 얻고 감사드립니다.
이번에 로망 가리에 대해 배운 게 참 많아요. 그를 상류층으로 이끌기 위해 안간힘을 쓰며 최선을 다했던 프랑스 배우 출신의 엄마, 러시아 최고의 배우였던 이반 모주힌이 아버지인 줄도 모르고 살았던 그의 유전자를 속일 수 없었겠죠. 그래서 영화에 관심이 많아 영화제작에 손도 댄 것 같아요. 그토록 엄마가 바라던 세계적인 작가와 프랑스 대사관을 지내며 인간의 자유, 존엄성, 명예 등을 보여줘서 대견스러워요.
 무엇보다 가리가 <유럽의 교육>에서 '유럽은 자기한테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사람을 죽이는 데 소용이 될 만한 그럴싸한 이유들과 용기를 찾아내는 법일 뿐'이란 것에 유럽인들 뿐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각성했을 것 같아요. 요즘 정치인들이 읽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에밀 아자르란 필명으로 그가 쓴 <자기 앞의 생>을 읽고 울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 싶어요. 가리의 엄마가 선한 거짓말을 하며 그를 잘 키웠듯이 그가 작품에도 가끔 쓰이는 거짓말이 그토록 큰 감동을 주다니... 과연 작가의 상상력이란 경이롭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