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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실을 바꿀 수가 없으니 현실을 보는 눈을 바꾸자 & 수니온 곶의 추억(평론반)    
글쓴이 : 박진희    25-12-05 00:07    조회 : 126
한국산문 송년의 밤을 앞둔 줌 강의를 듣고 며칠 후 거기에 참석하신 분들의 꽃보다 아리따운 모습의 사진들을 보니 반갑고 감회가 깊어요. 작가로 거듭나신 선생님들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응원합니다! 또 그들을 위해 온 몸과 마음으로 수고해주신 임원진들과 교수님들께 감사드립니다!
 그리스 고대신화에서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을 잠시 거쳐 기나긴 암흑기를 열어 준 카잔차키스를 3주간 공부하게 되어 2025년을 보내는 아쉬움이 훨씬 덜하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제1부. 카잔차키스(1883-1957)는 20세기 최고의 그리스 작가로 <영혼의 자서전>에서 보여준 자신
   - 서두: 주님께 드리는 세가지 기도 
1) 나는 당신의 활이니 내가 썩지 않도록 당기소서
2) 나를 너무 세게 당기지 마소서. 나는 부러질지 모릅니다
3) 나를 힘껏 당겨주소서. 내가 부러진들 무슨 상관입니까

   - 오스만제국 치하 크레타섬(기원전 69년 로마에 정복당함... 1669년 오스만제국이 정복... 1913년 독립) 출생
   - 곡물과 포도주 중개상인으로 그리스민족의 자부심이 불타는 아버지(1856-1932)와 선량한 농민을 조상으로 둔 성자같은 어머니를 둠
   - 증조부는 배 약탈하던 해적, 할아버지는 터키에 저항한 독립운동가, 아버지 조상 --> 바다에선 피에 굶주린 해적, 땅에서는 투사, 신도 인간도 두려워하지 않았음
   - 외할아버지는 작가에게 죽음의 정복이 가능하다는 의식적인 힘을 주었음  
   - 아버지의 교훈은 '신 앞에서도 당당하라' & 터키인들이 죽인 그리스인들 시신이 있는 곳에 나를 데려가 죽을 때까지 잊지말라며 발에 억지로 입맞추게 했음. 나를 다스리고 신이나 악마에게서 위안을 받아들이는 몰락을 범하지 않는 불굴의 사상을 얻게 함
   - '나'는 태어난 순간부터 크레타와 터키의 보이지 않는 무서운 투쟁을 감지. 형이상학적인 문제까지도 바다, 흙, 인간의 땀 냄새가 나는 따스한 실체의 형태 --> "현실을 바꿀 수가 없으니 현실을 바라보는 눈을 바꾸자"
   - 낙소스섬으로 피난해서 프랑스학교에 다니며 지동설과 진화설에 충격받아 신앙과 과학의 갈등 시작. 가톨릭으로 개종해야 프랑스 유학이 가능했지만 아버지의 무지막지한 반대로 무산. 아버지가 '유다'라 부름
   - 몇 주 후에 크레타 섬이 터키 지배하에서 독립되자 아버지가 할아버지의 묘지에 포도주를 붓고 성호를 그으며 '할아버지의 뼈가 덜그덕 거리는 소리를 들었냐'며 소리침. '유다'로 불렀던 아들도 용서하기로
   - 1902(17세)-1906(21세) 아테네 대학에서 법학 공부하며 법률과목이 그 영혼의 빈곤에 도움이 되지 않자 재학 중에 수필, 소설, 희곡 <동이 트면> 집필 & 발간. 혼자 극장이나 음악회를 가고 외국어 독학. 일요일에 혼자 산이나 숲을 해매다 수니온 곶을 찾아 아름다움에 취함. 재학시절 검술과 극작 경연에서 두 개의 월계관을 차지
   
   - 수니온 곳의 추억
1) 아티카 반도, 아테네 남동방 69km, 포세이돈 사원 
2) 바이런의 이름이 새겨져 있음. 미완성 풍자서사시집의 <돈주앙>에 수록된 '수니온의 대리석 절벽 위에 나를 올려 놓아다오...'란 를 참고
3) <페드라>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앤서니 퍼킨스가 해변으로 차를 몰고가다 죽는 현장으로 유명
4) 언젠가 한국산문에서 인문학여행으로 간 그곳의 순간을 함께 하신 선생님들의 모습이 젊음과 정열로 가득함

제2부 합평
 정아/ 박은실/ 이영옥/ 국화리/ 박진희/ 오정주 (존칭생략)
   - 수필장르를 의식하지 말라. 수필가는 모든 문학장르에서 가장 조신하고 가정적이어서 소설가와 시인과 구별화^^
   - 누군가의 고백을 들을만한 작가가 돼야
   - AI와 전위예술을 혼동하지 말라. 전위예술가적 아이디어로 수필 써보기
   - 부암동에 있는 '윤동주 문학관'은 임헌영교수외 1명의 아이디어로 시인의 언덕으로 만들자는 의지가 있었으나 유족의 반대로 종로구청에서 관리하게 된 것임

다음 주에는 평론반 파티가 있어서 그 다음 주에 <그리스인 조르바>에 대한 작가의 얘기가 이어집니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도 따스한 문학사랑으로 건강하세요! 



오길순   25-12-05 08:29
    
아름다운 송년의 밤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은 첫눈이 인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한 낮이면 상당한 낭만도 있었으련만 넘어질까봐 절절 매며 돌아왔습니다.
모두 잘 귀가하셨지요?
박진희선생님, 밤새워 적으셨을 섬세한 학습 기록, 정말 고맙습니다.

 주님께 드리는 세가지 기도, 감동입니다. 
1) 나는 당신의 활이니 내가 썩지 않도록 당기소서
2) 나를 너무 세게 당기지 마소서. 나는 부러질지 모릅니다
3) 나를 힘껏 당겨주소서. 내가 부러진들 무슨 상관입니까
     
박진희   25-12-05 12:00
    
선생님, 피곤이 안 풀리셨을텐데 답글을 1번 타자로 주셔서 고맙습니다. 선생님 의상이 인상적이고 무척 젊고 생기있게 보이시더라구요. 첫 눈으로 고생하셨지만 안전히 도착하셔서 다행이에요. 잊지 못할 송년의 밤이 되었으리라 믿어요. 강의에 참석하지 못하신 선생님들을 위해 조금 신경썼지만 놓친 부분이 많아 아쉬워요. 특히 젊음에 관한 말을 첨가해야 할 것 같아요.
 '젊음은 지극히 가혹하여 교만하고 이해를 하지 않는다. 이해하기 시작하면 젊음은 사라진다'는 그의 말에 반박하고 싶지만 사실이니 어찌할까요? 젊음이 사라져도 좋으니 세상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고 사는 것도 괜찮게 여겨집니다^^
오정주   25-12-05 14:13
    
카잔차키스 21세까지 공부했군요.
소소한 집안 일로  결석 했는데
복습해주시니 감사합니다.
저도 20대 때 카잔차키스에 빠졌던 적이 있었지요.
다시 공부하니 흥미진진합니다.
첫눈에 단풍이 다 묻혔네요.
아직도 예뻤는데..
진희샘, 워싱턴의 12월 소식 자주 들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