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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24.2025 무역센터반] 다른 짓을 하면서 사랑한다고 말하지 말라    
글쓴이 : 주기영    25-12-24 21:05    조회 : 2,047
12월이 가기 전에
다시 
영화 일 포스티노를 천천히 보고,
또 네루다의 시들을 살펴 봐야겠다는 마음에 들뜬 하루가 간다.
기억에서 희미하게 남아있는 시와 영화가 다시 내게 오기를 바라는 마음.

* 수업중
^ 인간은 자신의 능력만큼 신을 만난다 
   스피노자의 
   이 말은 '인간은 자신의 능력만큼 '사랑'을 한다'고 바꾸어 말할 수도 있다.
   여기서의 '사랑을 한다'는 '인연 맺는다'과 같은 말이다.
   다만, 다른 짓을 하면서 사랑한다고 착각하는 것이 문제.

^ 영화 <일 포스티노> / 원작 소설 <네루다의 우편 배달부> 
   시인 네루다와 우편배달부 마리오가 우정을 나누며 만나게 되는 '은유의 세계'
   영화는 황지우에게 와서 다시 시 <일 포스티노>가 되었지요.
        자전거 밀고 바깥 소식 가져와서는 이마를 닦는 너,
        이런 허름한 헤르메스 봤나
        이 섬의 아름다움에 대해 말해보라니까는
        저 사랑하는 사람의 이름으로 답한 너,
        내가 그 섬을 떠나 너를 까마득하게 잊어먹었을 때
        너는 밤하늘에 마이크를 대고
        별을 녹음했지

        태동하는 너의 사랑을 별에게 전하고 싶었던가,
        네가 그 섬을 아예 떠나버린 것은

        그대가 번호 매긴 이 섬의 아름다운 것들, 
        맨 끝 번호에
        그대 아버지의 슬픈 바다가 롱 숏, 롱 테이크되고;
        캐스팅 크레디트가 다 올라갈 때까지
        나는 머리를 박고 의자에 앉아 있었다

        어떤 회한에 대해 나도 가해자가 아닌가 하는 생각 땜에
        영화관을 나와서도 갈 데 없는 길을 한참 걸었다

        세상에서 가장 쓸쓸한 휘파람 불며
        신촌역을 떠난 기차는 문산으로 가고
        나도 한 바닷가에 오래오래 서 있고 싶었다

^ 파우스트, 괴테
   사랑으로 구원을 받은 파우스트의 머리 위에서 울리는 합창 마지막부분
   --> '영원히 여성적인 것이 / 우리를 이끌어 올린다 '

^ 롯테와 베아트리체에서 경아와 이화에 까지,
   동서양을 떠나 구원의 여인들은 차고 넘쳤다. 
    괴테가 슈타인 부인에게 12년 동안 보낸 2000통 가까운 편지나
   시인 유치환이 한 여인에게 보냈다는 5000통이 넘는 편지는 
   구원의 여인이 곧 영감을 주었다고 할 밖에...

** 합평 작품 (존칭 생략)
     '이슥하도록' / 이신애
     배낭 위의 시간 / 박봉숙

 ***  튀르키예에서 이야기를 몰고 온 김화순샘, 점심 감사합니다.
         드코닝에 산타처럼 나타났다 사라진 손지안샘, 곧 교실서 만나요.
         모두 "메리 크리스마스! "

주기영   25-12-24 21:11
    
아침 눈뜨니 속보가 떴습니다.
 방이동 아파트에 화재가 발생했다는 소식과
 심정지 상태로 환자들이 이송됐다는 소식 등등.
 아파트 단톡방이 잠시 북적.
 단지내 가까운 동이었더라구요. ㅠㅠ
 밤새 안녕 이라더니...

 사건 사고없이 그저 무탈하게 한 해가 가고 또 왔으면 좋겠습니다.
 모두 평안하시길.
 -노란바다 출렁
설영신   25-12-25 08:12
    
올려준 황지우의 시 고맙습니다.
더듬더듬 유튜브와 TV를 만지작거려 <일 포스티노>  영화도 감상했습니다.
교수님과 반장님덕에 호강했지요.
이 맛에 한국산문을 떠나지 못하나 뵈요.
 
성탄절 아침입니다.
우리 수요반 모두 그 분의 은총 많이 받아 행복하자구요.
후기 올려 준 반장님!
다시 한번 감사드려요.
성혜영   25-12-25 08:41
    
반장님이 올려주신 詩의 울림이 크네요.
초록빛이라 더 좋았어요.
몇천통의 편지를 주고 받은 저명한 이들을 보며,
수업중에 내가 보낸 편지, 내가 받은 편지의 數를 헤아려봤어요.

2025년, 한 번의 수업만 남아 있는 시점입니다.
그동안 우리반을 거쳐가신 분들, 지금 인연을 맺고 있는 분들.
그리운 모습들도 아른거리는 세밑입니다.
어제의 화두처럼, 우리 넘어지지말고 오래 버텨요.
의연하고 당당한 모습으로 12/31일에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