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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월의 인디언 (종로반)    
글쓴이 : 박소언    17-02-21 02:57    조회 : 3,413

딥러닝실전수필(2. 16, 목)

- 2월의 인디언 (종로반)

 

 

1. 2월의 끝에서

- 2월이면 생각나는 것들

왕따, 몽당연필, 새끼손가락, 노루 궁둥이, 꼬리 잘린 도마뱀, 돌연변이 엑스맨(X-Man), 박제(剝製)와 화석(化石), 불완전한 매듭, 헐거운 조임 나사, 늘려지지 않는 불량 고무줄, 그리고 무엇보다 11월의 운명!

- 2월과 11월은

두 달 모두 겨울을 연결고리로 하는 공통점이 있다. 2월은 겨울을 빠져나오며 뒤돌아보는 달이고, 11월은 겨울로 향하는 입구에 위치한 달지만. 무엇보다 날씨가 엇비슷하다. 찬 기운이 은근히 뼛속을 파고든다. 연무가 끼는 날도 많아 주위는 잿빛 모노톤이고 해는 구름 속에 숨어 창백한 빛을 흩뿌린다. 2월의 몽롱한 사물은 끌탕처럼 끓어오르고, 11월의 침울한 산하는 석면(石綿)처럼 가라앉는다.

-2월의 인디언

  아메리카 인디언은 일 년 열두 달의 이름을 기후와 풍경의 변화, 마음의 움직임을 빗대 그들만의 독특한 언어로 정했다고 한다. 시적인 상징과 은유가 여간 울림이 있는 것이 아니다. 2월은 물고기가 뛰노는 달(위네바고 족), 너구리의 달(수우 족), 홀로 걷는 달(체로키 족), 토끼가 새끼를 배는 달(포타와 토미 족), 기러기가 돌아오는 달(오마하 족)이라고 한다. 그중 체로키 족의 '홀로 걷는 달'이 2월의 정서와 가장 걸맞은 것 같기도 하다.

* 위 예문은 교수님의 수필 <2월의 끝>에서 발췌. 교수님은 이 글을 바탕으로 추상적인 개념을 형상화하는 방법과 감성적인 분위기 위주의 서정 수필 작법을 강의함.


2. 합평후기


노블레스 오블리주 (제기영)

현재 당면한 국가적 혼란은 실제적인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이 결여되어 초래된 우리사회의 모습이라는 점에서 시의적절한 글이다.

14세기경 프랑스 칼레시의 대표자들이 보인 희생정신이 후세에 전해지면서 기원이 된 노블레스 오블리주 에피소드가 해박한 역사지식을 가진 작가에 의해 재해석 되어 다양한 화소로 전개되어 있다. 결미의 ?마지막 수업?에서 아멜 선생의 행동이 노블리스 오블리주의 개념에 부합한 것인지에 대한 의문은 남지만 딱딱한 역사수필에 서정성을 입혀 부드럽게 마감한 솜씨가 돋보인다.

“보불전쟁과 알퐁소 도데의 ?마지막 수업?”을 다룬 세 번째 문단은 전체 글의 문맥과 어울리지 않는 생뚱한 느낌을 준다.


태극기와 촛불 (박소언)

첨예한 대립 상을 보이고 있는 촛불과 태극기집회에 대한 사회현상을 보편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과 관점으로 그려내고 있다.

작가는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심판을 대하는 집회참가자들의 거칠고 억압적인 시위가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분위기를 우려한다. 따라서 법치 민주주의를 실현하고 있는 미국의 사법제도를 소개함으로써 우리 국민의 사법부 경시 사상을 경계하고자 했다.

미국 사법제도의 현황이 세 문단에 걸쳐 소개되고 있는데 긴 설명은 주제의 초점을 흐릴 수 있어 문단의 축소가 필요하다.

 

3. 종로반 동정

왕따, 몽당연필, 새끼손가락, 노루 궁둥이, 꼬리 잘린 도마뱀, 돌연변이 엑스맨(X-Man), 박제(剝製)와 화석(化石), 불완전한 매듭, 헐거운 조임 나사, 늘려지지 않는 불량 고무줄.......

2월을 상징하는 것들 속에 이어진 합평.

좋은 작품을 계속 써온 제기영 님이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종로반에서 실천해 보겠다는 제의에 흔쾌히 따르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가까운 곳부터......

그나저나 다음 주 숙제 '별', '마지막 수업' 읽기는 잘 하고 있지요?


박소언   17-02-21 08:45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은 댓글 입력부터 시작된다고?
몽땅연필같은 2월이 하순으로 치달으며 꽃피는 춘삼월이 눈앞에 아른거리고
세월이 어쩜 이리 빠른지 폭포수 쏟아지는 듯 합니다.
종로반 우리 모두 희망의 봄을 향한 댓글을 써 봅시다. 적자생존, 노블리스 오블리주 정신으로
     
안해영   17-02-22 13:04
    
적자생존의 종로반 댓글 선봉장 박소언 선생님의 2월은
폭포수 쏟아지는 듯하고 춘삼월 꽃이 어른 거리고,
몽당연필 같은 달이며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정신이 깃든 달.
윤기정   17-02-21 10:41
    
듣지 못한 강의를 후기를 읽고 그 시간의 분위기를 잡아내기가 쉽지 않은 일이네요. 같은 시공에서 오감을 동원하여 경험하는 것이 필요함을또 한 번 느낍니다. 물론 저의 상상력 빈곤에 기인하가도 하지만요.
 2월을 짧게 한 건 하루라도 봄을 당겨 맞고 싶어서였을까요?  보통 2월까지를 겨울이라고 구분하니까요. 벌써 이 모퉁이 저 구석에 게릴라처럼 숨어든 봄들이 보입니다. 녀석들이 빨리 모습을 드러냈으면 좋겠습니다.
     
안해영   17-02-22 13:06
    
결강의 허전함을 후기에서 잡으려고 애쓰시며 오감을 동원하는 윤기정 선생님의 2월은
하루라도 봄을 당기고 싶어서 겨울을 하루 잘라 버린 달,
게릴라 같이 숨어든 봄이 보이는 달.
김정옥   17-02-21 13:11
    
잔치 전날밤.
밤이 늦도록 온갖 음식의 밑 준비를 힘겹게 마친 어머니는 머리에 썼던 수건을 벗어 온 몸을 털고 걷었던 소매를 내리시며 신발을 벗는 모습을 자주 보아 왔었어요.
그 어머니 모습이 보이는 2월입니다.
제게는요. 

수업을 듣고도 또 즐겁게 읽게 되는 오늘의 후기.
박소언선생님 고맙습니다.
 2월의 단상을 꼼꼼하게 짚어주산 교수님의 강의 넘 좋았습니다.
그 깊고 넓은 사고를 들여다 보게 된 강의에 감사합니다.
     
안해영   17-02-22 13:08
    
김정옥 선생님의 2월은 어머니의 그 옛날 모습이 아른거리는 달.
수건을 벗으며 그 수건으로 몸에 묻은 먼지 털어내며, 소매를 내리고, 신발 벗어 툇마루에 오르던
그리운 어머니가 보고픈 달.
제기영   17-02-21 15:07
    
원래 2월은 로마의 정화의 신인 Februs로 부터 유래 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로마인들은 2뤌에 정결의 축제를 벌였다고 하지요. 깨끗한 마음으로 봄을 맞기 위해서 아니겠습니까?  2월이 안타깝고 불완전한 의미만 있는 건 아니라서 다행입니다.
     
안해영   17-02-22 13:11
    
해박한 지식으로 서양 역사를 줄줄 꿰는 제기영 선생님의 2월은
로마인에게는  깨끗한 마음으로 봄을 맞이 하려는 신성성을 갖춘 정결의 축제가 있는  2월
김기수   17-02-21 16:58
    
박소언 선배님! 수고 많으셨습니다. 늘 후기에 알찬 마무리가 부럽습니다. 가는 세월에 아쉬움과 기대감을 주는 2월! 한 주 남은 여유를 가져 봅니다. 정다운 너 하나 나 하나의 즐거운 만남을 기대하면서.
     
안해영   17-02-22 15:00
    
가는 세월의 아쉬움과 기대감을 주는 2월이 김기수 선생님의 2월이네요.
정다운 우리들의 만남에서 얻은 행복이 큰 2월 맞지요?
          
김기수   17-02-24 13:56
    
매주 목요일마다 정다운 만남으로 큰 행복에 젖어 목 축이며 푯대를 향하여 달려 갑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평안하세요!
김순자   17-02-22 03:39
    
글이 잘 써지지 않을 때는 너무 거창한 내용을 다루지 말고 좁은 범위로 국한시켜 쉽게 풀어쓰세요.조언해 주신 것 기억합니다. 2월은스스로를 파악하게 하고 항상 무엇인가 부족함을 깨닫게 하는 달인것 같습니다.내게는 가장 깊은 침묵의 달이지요. 지친 몸으로 돌아와 앉아 마음속에 피어있는 꽃을 보았네.지혜의 길이 어떤 것인지 보여주는 말인것 같습니다. 정성스럽게 후기써주셨는데 댓글이 부족합니다. 두고 두고 나무라시며 읏으며 기억 하세요.2월은 3월을 위해서 몸을 움츠린 달 입니다.
     
안해영   17-02-22 13:16
    
3월을 위해 몸을 움츠린 달이 김순자 선생님의 2월입니다.
좁은 범위에서 글을 풀어쓸 줄 알아야 한다니 그 말씀이 맞아요. 
특히 부족함을 깨닫게 하는 달이 2월인 듯합니다.
배경애   17-02-22 12:38
    
새해 다짐으로 보낸 1월이라면 봄을 향해  다리를 굽히고 출발신호를 기다리는 
짧은 새끼손가락같은  2월입니다.
 제게는 잔인한 2월이지만 앉아서 만나는 다른 세상의 체험을 소중히 생각하고 있습니다.
후기에서 만나는 선생님들의 동정을 살피며 위안을 얻는 감시꾼이기도 하지요. ㅎ
2월의 마지막 주 ~
정초 결심한 것들을 지켜내기 위한 작심삼일이 필요한 시기이기도 하네요.
종로반의 초심은 재현된 그대로 왁자지껄로 결론내리겠습니다.~~
 강의실의 분위기를 제대로 느끼게 해주신 박소언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안해영   17-02-22 13:22
    
잔인한 4월이 아니고 2월로 잔인을 앞당긴 배경애 선생님의 2월입니다.
그러면서도 은인자중 자신을 챙기는 체험이 가슴으로 스미는 2월.
정초 결심이 작심삼일이 되지 않도록 지키는 뚝심이 필요한 달 2월이네요.
안해영   17-02-22 12:55
    
오늘은 2월 22일.  혼배 성사로 공항동 성당에서 혼인서약을 했던 날입니다.
나와 관련된 여러 기념일 중 신앙과 관련되고,
내 삶의 전환점을 가져온 날이며,
내가 태어난 음력 생일이 있는 달입니다.
2월은 음력으로 양력으로 모두 나와 엉켜 있어 나에게 2월은 내 인생 자체입니다.
소외당하는 열두 달 중의 한 달이고, 날이 하루나 이틀 정도 모자란다고 팔삭둥이 같다는 별명이
있더라도 말입니다.
또 지난 수업 중에 들었듯이 모든 면에서 왕따의 속내를 포함한 달이
하필 나와 이리 깊은 인연의 달이라는 것을 수업을 받은 뒤에야 정확하게 알아차렸습니다.
 
김순자 선생님 말씀대로 3월을 위해 움츠린 달.
제기영 선생님 말씀대로 정결의 축제가 있는 달이며, 밸런타인 성인의 축일이 있는 달,
김정옥 선생님 말씀대로 어머니를 기리는 단상이 있는 달,
윤기정 선생님 말씀대로 하루라도 봄을 당기고 싶어 하는 2월,
박소언 선생님 말씀대로 춘삼월 꽃을 그리는 달이며
김기수 선생님 말씀대로 가는 세월의 아쉬움과 기대감이 깃든 2월!

나와 동시에 댓글 입력하여 뒤늦게 본
배경애 선생님의 말씀대로 다리 굽혀 출발 신호 기다리는 새끼손가락 같은 달.

이 정도면 2월이 얼마나 소중한 달였는지 아셨지요? 으하하!
신현순   17-02-23 00:54
    
안해영 샘이 반원들이 맞이 하는 2월의 종류를 총정리 하셨군요.
2월은 마침과 시작이 있어 아쉬움과 설레임이 교차하는 달.
3월을 앞에 두고 희망의 기운을 품고 있는 달.

올 봄에는 무엇이 기다릴까. 새 봄을 기대해 보렵니다.

박소언 선생님~
후기 감사합니다~~~^^
선점숙   17-02-25 11:05
    
모든 댓글에 철학이 담겨있네요. 되새김해서 읽으며 한참을 생각에 잠겼습니다. 저에게 2월은 어떠한 달일까요? 교수님의 2월 강의 중 왕따, 몽당연필도 아닌 장애인 같은 달에 공감합니다. 무심히 넘겼던 시간들을 사고의 틀을 깨어 바라보니 이렇게 다른 세계가 펼쳐질 수있다는 것에 놀랍니다. 제게는 장애인 같은 2월이었던 것같습니다. 부족함에도 부족함도 모르고 항상 같은 달로 착각하며 사는 장애인? 안샘이 문우님들의 2월을 정리한 글에서 감탄과 긍정과 희망을 봅니다. 문우님들 대단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