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러닝실전수필(2. 16, 목)
- 2월의 인디언 (종로반)
1. 2월의 끝에서
- 2월이면 생각나는 것들
왕따, 몽당연필, 새끼손가락, 노루 궁둥이, 꼬리 잘린 도마뱀, 돌연변이 엑스맨(X-Man), 박제(剝製)와 화석(化石), 불완전한 매듭, 헐거운 조임 나사, 늘려지지 않는 불량 고무줄, 그리고 무엇보다 11월의 운명!
- 2월과 11월은
두 달 모두 겨울을 연결고리로 하는 공통점이 있다. 2월은 겨울을 빠져나오며 뒤돌아보는 달이고, 11월은 겨울로 향하는 입구에 위치한 달지만. 무엇보다 날씨가 엇비슷하다. 찬 기운이 은근히 뼛속을 파고든다. 연무가 끼는 날도 많아 주위는 잿빛 모노톤이고 해는 구름 속에 숨어 창백한 빛을 흩뿌린다. 2월의 몽롱한 사물은 끌탕처럼 끓어오르고, 11월의 침울한 산하는 석면(石綿)처럼 가라앉는다.
-2월의 인디언
아메리카 인디언은 일 년 열두 달의 이름을 기후와 풍경의 변화, 마음의 움직임을 빗대 그들만의 독특한 언어로 정했다고 한다. 시적인 상징과 은유가 여간 울림이 있는 것이 아니다. 2월은 물고기가 뛰노는 달(위네바고 족), 너구리의 달(수우 족), 홀로 걷는 달(체로키 족), 토끼가 새끼를 배는 달(포타와 토미 족), 기러기가 돌아오는 달(오마하 족)이라고 한다. 그중 체로키 족의 '홀로 걷는 달'이 2월의 정서와 가장 걸맞은 것 같기도 하다.
* 위 예문은 교수님의 수필 <2월의 끝>에서 발췌. 교수님은 이 글을 바탕으로 추상적인 개념을 형상화하는 방법과 감성적인 분위기 위주의 서정 수필 작법을 강의함.
2. 합평후기
노블레스 오블리주 (제기영)
현재 당면한 국가적 혼란은 실제적인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이 결여되어 초래된 우리사회의 모습이라는 점에서 시의적절한 글이다.
14세기경 프랑스 칼레시의 대표자들이 보인 희생정신이 후세에 전해지면서 기원이 된 노블레스 오블리주 에피소드가 해박한 역사지식을 가진 작가에 의해 재해석 되어 다양한 화소로 전개되어 있다. 결미의 ?마지막 수업?에서 아멜 선생의 행동이 노블리스 오블리주의 개념에 부합한 것인지에 대한 의문은 남지만 딱딱한 역사수필에 서정성을 입혀 부드럽게 마감한 솜씨가 돋보인다.
“보불전쟁과 알퐁소 도데의 ?마지막 수업?”을 다룬 세 번째 문단은 전체 글의 문맥과 어울리지 않는 생뚱한 느낌을 준다.
태극기와 촛불 (박소언)
첨예한 대립 상을 보이고 있는 촛불과 태극기집회에 대한 사회현상을 보편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과 관점으로 그려내고 있다.
작가는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심판을 대하는 집회참가자들의 거칠고 억압적인 시위가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분위기를 우려한다. 따라서 법치 민주주의를 실현하고 있는 미국의 사법제도를 소개함으로써 우리 국민의 사법부 경시 사상을 경계하고자 했다.
미국 사법제도의 현황이 세 문단에 걸쳐 소개되고 있는데 긴 설명은 주제의 초점을 흐릴 수 있어 문단의 축소가 필요하다.
3. 종로반 동정
왕따, 몽당연필, 새끼손가락, 노루 궁둥이, 꼬리 잘린 도마뱀, 돌연변이 엑스맨(X-Man), 박제(剝製)와 화석(化石), 불완전한 매듭, 헐거운 조임 나사, 늘려지지 않는 불량 고무줄.......
2월을 상징하는 것들 속에 이어진 합평.
좋은 작품을 계속 써온 제기영 님이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종로반에서 실천해 보겠다는 제의에 흔쾌히 따르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가까운 곳부터......
그나저나 다음 주 숙제 '별', '마지막 수업' 읽기는 잘 하고 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