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러닝실전수필 (8. 11. 목)
-- 찻집을 나서자 거리는 빛(日光)의 홍수
1. 문화 인문학적 글쓰기
가. 수필에 인문학적 지식(문학 일반, 역사, 철학, 신화, 심리학...)과 대중 문화적 요소(영화, 연극, 음악, TV...)를 일상적 체험과 경험 사례(서정성)에 녹여내면 산문의 층위(層位)를 한 단계 끌어 올릴 수 있을 것이다. 짧은 분량의 글이지만 흥미(대중성)와 깊이(철학성)를 갖추고 감동을 일구어내면 누가 수필을 외면하랴?
나. 이러한 시도야말로 동호인(!)은 많지만 진정한 수필가는 찾기 힘든 현 수필의 나아갈 방향이다. 동시에 시나 소설 등 인접 인기 장르에 맞서 고유한 영역과 독자(특히 젊은 독자)를 확보하는 돌파구가 될 것이다. 퓨전 적 글쓰기이며 멀티스태킹, 크로스오버, 하이브리드 같은 시대 트렌드를 선취하는 글쓰기이기도 하다.
2. 회원글 합평
에어컨(이천호)
‘소욕지족(少慾知足)’이 삶의 철학인 작가의 절약 정신이 글에 잘 나타나 있다. 아쉬운 점은 클라이막스가 없이 무난하다는 것이다. 수필에서 중요한 것은 한 줄로 꽤는 일관성이다. 에어컨과 관련 없는 문단은 빼는 것이 바람직하다. 문학성을 보완하려면 부채와 선풍기, 에어컨의 특징을 비교하면서 바람의 변화 추이를 추가한다. 예컨대,‘부채가 빚는 바람은 선(線)으로 오고, 선풍기의 바람은 원(圓)으로, 에어컨은 면(面)으로 온다’
와이피. 기다림과 만남과(윤기정)
가족과 친인에 대한 정을 쓴 글로 문체가 정감이 있고 따뜻하다. 적절한 소제목 배치로 형식면에서 새로움이 돋보이며 주제와도 연결된다. 스피디하게 전개되는 전개도 일품이다.‘백수환동주(白首環童酒)’‘격대교육(膈代敎育)’같은 비교적 낯선 용어는 한자 표기로 보완한다. 문장이 기본적으로 주어와 술어로 이루어짐을 유념했으면 한다. 종로반에서 두 번째로 제출한 글로 종로반의 1급 수필에 해당된다. 아니, 벌써? 부럽부럽!
만남(김정옥)
문우 집 방문길에서 마주한 풍경에 대한 서정적인 묘사가 일품이다.‘살구와 매실나무에 푸른 열매가 빽빽이 머리를 디밀고 달려 있는 모습이 마치 다섯하고 외쳤는데 일곱 명이 한데 뭉쳐 누구도 나가려고 하지 않는 게임을 보는 듯하다’같은 표현은 감탄이 절로 난다. 제1 주인공이 다소 애매하게 표현되어 있으니 주인공을 한층 클로즈업 시켜야 주제가 산다. 한 문단에서는 과거와 현재의 시제를 혼용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숨겨진 행복(강정자)
일상의 소소한 행복거리를 소개해 공감을 얻는다. 중심 스토리가 있으면서 적재적소에 사유가 전개된 글이기도 하다. 더욱 좋은 글이 되려면 되도록 간결하게 표현하고 한 문단에는 한 가지 생각만 포함 돼 있어야 한다. 빈번한 쉼표, 정도를 나타내는 부사는 사용하지 않는다. 좀 더 마음의 현(絃)을 깊이 건드려 주는 표현을 찾아보았으면. ‘어느 날 창호지를 통해 비친 빛 속에 부유하는 먼지 알갱이에서 생명의 환희를 본다’처럼.
혼주가 된 수녀(배경애)
두 번째 합평 글이지만 인문학적 요소가 녹아 있고 잘 수정된 글이다. 《소공녀》에 나오는 ‘새라’와 글에 등장하는 ‘아이’가 오버랩 되면서 불우한 환경 속 ‘아이’가 올곧은 심성으로 훌륭하게 자라리라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 언뜻언뜻 좋은 표현이 많다. '세월은 선(線)으로 흐르는 것이 아니라 무게(重)로 쌓이는 것이라 했던가.’는 병렬 법을 사용한 문학적 장치이다. 종로반에 카톨릭 교우가 많아 이래저래 몰표를 받은 작품.
3. 종로반 동정
-- 수업 후 근처 찻집에서 커피와 특별 주문한 캔맥주(사실은 슈퍼에서 구입)를 마시며 바람직한‘강의의 포맷’을 주제로 심층 토론. 또 다른 합평인가요?. 분당반 박재연 문우가 시간을 할애해 우정 출연하여 기쁨을 더함.
-- 더워도 너무 더웠다. 찻집을 나서자 거리는 빛(日光)의 홍수였다. 우리는 대충 인사를 나누고 짐짓 바쁜 일이라도 있는 양 서둘러 헤어졌으며 각자 점(Monad)이 되어 사라졌다. 그악스런 매미 소리 귓전을 때리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