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주관념과 보조관념
- 비유는 수사기법으로 주관념과 보조관념의 상호작용이다.
- 주 관념과 보조 관념의 거리는 적당히 멀어야 좋다.
새롭고 낯설면서도 설득력이 있고, 보편적인 공감을 자아내야 하니까.
*주 관념(Tenor): 비유되는 심상(마음이나 정서 등 추상적 관념)
*보조 관념(Vehicle): 비유하는 대상(호수, 촛불, 낙엽 등 구체적 사물)
나. 비유는 만능인가?
- 산문인 수필은 설명, 묘사, 비유가 적절히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수필은 시와 달라 유사성이나 전이성을 배제한 병치은유는 사용하지 않는다. 적재적소에 참신한 비유를 배치한다. 남발하면 내용이 모호해지고 글의 격이 떨어질 우려가 있다.
- 비유의 엄격한 구분도 그다지 중요치 않다. 그것이 어떤 형태의 비유 기법 인지 모르면서도 비유를 그런대로 사용하고 있으니까. 그보다 중요한 것은 비 유를 ‘잘 사용하는 눈(眼目)’을 기르는 것이다.
다. 비유를 잘 구사하려면?
사물의 다른 면을 보도록 연습한다. 대상에 대한 애정, 관심, 관찰이 중요하다.
나아가 사물에 대한 보편적인 선입견을 제거하고, 낯선 속성을 보도록 노력해 야 한다. 숨은 그림 찾기. 아름다움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발견되는’ 것이다.
라. 좋은 비유의 예
‘내 마음에 종달새처럼 날아오르는 환희’
‘찬피동물의 혀처럼 몸을 더듬는 새벽안개.’
‘밀수선처럼 내안(內岸)에 다가드는 불안한 예감’
‘짧은 치마 아래 눈부시게 빛나던 흰 무릎의 순수(純粹)’
‘가판대에 신문 뭉치가 노란고무줄을 두른 채 엎뎌 있다.’
‘아내가 잠꼬대를 한다. 꿈속에서 작게 우는 법을 배우나 보다’
‘껍데기는 가라!’ ‘부끄러운, 참으로 부끄러운 세월이에요’
‘오월이여, 너의 노래 들려다오. 우레보다 더 큰 침묵의 노래를’
(기타 등등. 시, 소설, 영화 등에서 참신한 비유를 찾아볼 것!)
2. 회원 글 합평
가. 고마운 귀환(심혜자)
길고양이를 키우며 원초적 본능까지 느끼게 하는 생명의 신비에 대한 따뜻함이 스미는 글. 온정을 베푼 가족들의 따뜻한 사랑을 안고 떠났다가 돌아온 길고양이와의 교감에서 가족애가 느껴진다. 작가의 관찰력과 하찮은 미물에게까지 베푸는 온정이 삭막한 도시생활에 따뜻한 훈김으로 닥아 온다. 집고양이와 길고양이의 조우와 대치국면 같은 암묵적인 면까지 관찰하여 글을 써보는 것도 좋겠다. 5~6 줄에 이르는 문장은 간결하게 나누어야 한다.
나. 연(鳶)줄(박도원)
흥선대원군과 김병기에 관한 고사에서 소재를 끌어와 현 세태를 풍자한다. 연(鳶)줄에 얽힌 이야기가 황진이의 가야금에서 울리는 선율과 월정사의 문수동자상 수리에 관련된 에피소드, 불교의 선연(善緣)으로 이어져 폭넓은 사유를 전개한다. 앞부분 야사에 얽힌 이야기를 줄이고 ‘장래를 위한 보험이나 복선 성격의 끈(세속적)’과 ‘우연한 기회에 찾아든 인연(삶의 비의)’을 대비하고 재구성하여 한 줄로 꿰는 연줄을 만든다면 작가의 대표작이 될 것이다.
3. 서강반 풍경
<한국산문> 10월호에 ‘눈물이 마르는 강’으로 역대 최고령(!) 신인상을 수상한 이덕용 왕언니 에 대한 축하 멘트 답지. 신산한 고통의 세월을 짐짓 아무렇지도 않은 듯 감정을 절제하고 적절한 비유로 문장을 돋보이게 했다고 이구동성으로 칭찬. 합평을 위해 제출한 글 들이 일취월장함에 기쁨의 한잔을 기울이는 알싸한 뒤풀이가 이어졌다. 제 그림 제 기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