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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처럼 날아오르는 환희(서강반)    
글쓴이 : 안해영    15-10-11 20:28    조회 : 4,457
새처럼 날아오르는 환희(서강반)
 
1. 비유에 대한 이해와 오해
 
가. 주관념과 보조관념
 
- 비유는 수사기법으로 주관념과 보조관념의 상호작용이다.
- 주 관념과 보조 관념의 거리는 적당히 멀어야 좋다.
새롭고 낯설면서도 설득력이 있고, 보편적인 공감을 자아내야 하니까.
*주 관념(Tenor): 비유되는 심상(마음이나 정서 등 추상적 관념)
*보조 관념(Vehicle): 비유하는 대상(호수, 촛불, 낙엽 등 구체적 사물)
 
나. 비유는 만능인가?
 
- 산문인 수필은 설명, 묘사, 비유가 적절히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수필은 시와 달라 유사성이나 전이성을 배제한 병치은유는 사용하지 않는다. 적재적소에 참신한 비유를 배치한다. 남발하면 내용이 모호해지고 글의 격이 떨어질 우려가 있다.
- 비유의 엄격한 구분도 그다지 중요치 않다. 그것이 어떤 형태의 비유 기법 인지 모르면서도 비유를 그런대로 사용하고 있으니까. 그보다 중요한 것은 비 유를 ‘잘 사용하는 눈(眼目)’을 기르는 것이다.
 
다. 비유를 잘 구사하려면?
 
사물의 다른 면을 보도록 연습한다. 대상에 대한 애정, 관심, 관찰이 중요하다.
나아가 사물에 대한 보편적인 선입견을 제거하고, 낯선 속성을 보도록 노력해 야 한다. 숨은 그림 찾기. 아름다움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발견되는’ 것이다.
 
라. 좋은 비유의 예
 
‘내 마음에 종달새처럼 날아오르는 환희’
‘찬피동물의 혀처럼 몸을 더듬는 새벽안개.’
‘밀수선처럼 내안(內岸)에 다가드는 불안한 예감’
‘짧은 치마 아래 눈부시게 빛나던 흰 무릎의 순수(純粹)’
‘가판대에 신문 뭉치가 노란고무줄을 두른 채 엎뎌 있다.’
‘아내가 잠꼬대를 한다. 꿈속에서 작게 우는 법을 배우나 보다’
‘껍데기는 가라!’ ‘부끄러운, 참으로 부끄러운 세월이에요’
‘오월이여, 너의 노래 들려다오. 우레보다 더 큰 침묵의 노래를’
(기타 등등. 시, 소설, 영화 등에서 참신한 비유를 찾아볼 것!)
 
2. 회원 글 합평
 
가. 고마운 귀환(심혜자)
 
길고양이를 키우며 원초적 본능까지 느끼게 하는 생명의 신비에 대한 따뜻함이 스미는 글. 온정을 베푼 가족들의 따뜻한 사랑을 안고 떠났다가 돌아온 길고양이와의 교감에서 가족애가 느껴진다. 작가의 관찰력과 하찮은 미물에게까지 베푸는 온정이 삭막한 도시생활에 따뜻한 훈김으로 닥아 온다. 집고양이와 길고양이의 조우와 대치국면 같은 암묵적인 면까지 관찰하여 글을 써보는 것도 좋겠다. 5~6 줄에 이르는 문장은 간결하게 나누어야 한다.
 
나. 연(鳶)줄(박도원)
 
흥선대원군과 김병기에 관한 고사에서 소재를 끌어와 현 세태를 풍자한다. 연(鳶)줄에 얽힌 이야기가 황진이의 가야금에서 울리는 선율과 월정사의 문수동자상 수리에 관련된 에피소드, 불교의 선연(善緣)으로 이어져 폭넓은 사유를 전개한다. 앞부분 야사에 얽힌 이야기를 줄이고 ‘장래를 위한 보험이나 복선 성격의 끈(세속적)’과 ‘우연한 기회에 찾아든 인연(삶의 비의)’을 대비하고 재구성하여 한 줄로 꿰는 연줄을 만든다면 작가의 대표작이 될 것이다.
 
3. 서강반 풍경
 
<한국산문> 10월호에 ‘눈물이 마르는 강’으로 역대 최고령(!) 신인상을 수상한 이덕용 왕언니 에 대한 축하 멘트 답지. 신산한 고통의 세월을 짐짓 아무렇지도 않은 듯 감정을 절제하고 적절한 비유로 문장을 돋보이게 했다고 이구동성으로 칭찬. 합평을 위해 제출한 글 들이 일취월장함에 기쁨의 한잔을 기울이는 알싸한 뒤풀이가 이어졌다. 제 그림 제 기리기?!

심혜자   15-10-11 22:06
    
안해영선생님~ 드디어~ㅎㅎ
넘 멋지신 강의후기 역쉬입니다. 다시한번  복습하고 갑니다.   
앞으로 쭈욱 후기 부탁드립니다. 수고하셨어요~^^
     
안해영   15-10-12 00:29
    
'줌마렐라 승냥이'로 인하여  동네 고량이들이 파업을 시작했습니다.  누구네 동네 고양이는 산후조리까지 극진히 받고 있는데 우린 뭐냐는 것입니다.  동네 고양이 파업으로 인하여  갑자기 숫자가 불어난 새앙쥐 새끼 때문에 이번에는 동네 아줌마들이 각성을 하고 나섰습니다.  우린 뭐하고 있었나?  우리도 길고양이 길들여 페스트가 오지 않도록 대비하자고 회의를 하였다네요.  이에 고마움을 느낀 동네 고양이들이 힘을 얻어  쥐잡이운동에 나서자고 야단 법석이랍니다.  주부들은 잘 보살핀 동네 고양이가 천 원짜리 끈끈이보다 낫다는 결론을 얻었답니다. ㅎㅎㅎ
신현순   15-10-11 23:50
    
안선생님 첫 강의후기 수고하셨습니다~~
비유하면 안선생님이 아니시던가요? '등잔'에서 눈치챘지요.
그런면에서 후기가 임자를 제대로 만났군요. ㅎ
무엇에 비유한다는 것은 그에 대한 속성을 경험이 되었든 지식이 되었든 적나라하게 알아야겠지요.
낯선속성은 여간해서 보기어려울것 같아요
아무래도 확대경 하나 들고 다녀야 되는게 아닌가 싶네요.
'내 마음에 종달새 처럼 날아 오르는 환희' 
찜 합니다~  감사합니다~~^^
     
안해영   15-10-12 00:44
    
좋은 꽃을 피우기 위해서는 적당한 무관심이 있어야 함을 난을 기르면서 터득한 예리한 관찰력. 
상큼한 목소리 또한 강의실에 청량함을 가져오곤 하는데 사실 저는 세상에서 젤 부러운 사람이 고운 목소리 가진 사람이었답니다.  은쟁반에 옥구슬 구르는 듯한 목소리.  엄청난 부러움의 대상입니다.  게다가 글까지 맛갈스레 지어내니 무슨 재주가 그리 많으신지.  종달새 처럼 날아오르는 환희를 느낄날이 머지않아 보입니다.^^
선점숙   15-10-11 23:55
    
후후! 감탄의 연속과 찬사를 보냅니다. 잘쓰셨네요. 글쓰기보다 어려운일을 너무 잘해서 정말 멋져요. 무한한 능력이 보여져 부럽습니다. 처음 들어와 인사하는 것입니다. 앞으로도 많이 홧팅!
     
안해영   15-10-12 00:49
    
아시잖아요.  지난 학기 강의 노트 교수님이 주신 것 베꼈다는 것. ㅎㅎㅎ
애교가 넘치는 목소리로 소녀 같은 신샘의 무공해 정신을 배우고 싶어요. 
우리 신샘도  내 뒤에 줄서서 기다리고 있다는 것 알고 계시지요?
미리미리 준비 하세요.  어느날 폭탄이 투하될지 모르니까요. ㅎ
     
안해영   15-10-17 14:52
    
신샘도 준비 하세요. 머지 않은 날 아마 강의 후기 올리셔야 할 것입니다.^^
배경애   15-10-12 08:51
    
문학이란 존재하는 것에 대한 나름대로의 눈치 아닐까요?
보이는 것  뿐 아니라 마음을 맞대어 보는 것.  수련을 통해 짜내야 하는 고통~~
다른 건 눈치 백단인데 잘 와닿질 않아요.
안선생님 글에선 늘 친근감을 느낍니다. 큰언니 같은 푸근함과 인상이 우선 선입감이구요.
바쁘신 가운데 무결석의 모범 보이시고 쉽게 다가갈수 있는 안샘~~^^
얼만큼 해야 안샘처럼 비유, 발견할수 있남요?
앞으로도 멋진 글 기대됩닌다.  후기 잘 보고 감니다. 수고 하셨습니다.
     
안해영   15-10-14 13:07
    
누구는 저더러 컨트리 아줌마라고 하드라구요.ㅎㅎㅎ
시골스러움이 따뜻함의 원천 같아요.  그래서 나는 시골스러움이 좋아요. ㅎ
친근감도 들구요. 
배샘의 그 단정한 용모를 어디선가 본 듯한데, 내가 그 모습을 어디서 봤는지 기억이 나질않아요. ㅎ
그런데, 저 위의 비유는 아무나 하는 비유가 아녀요.  서강반을 이끌어 가시는 전지전능하신 분의 힘입니다. ㅎ
          
신현순   15-10-15 00:24
    
ㅎㅎ 누가 호칭을 이리도 잘 지었을까요~

 시골스러움> 따뜻함= 컨트리 아줌마= 안혜영

ㅋ 이런 공식이 성립되네요.
안선생님 덕분에 후기 방도 풍성하고 넉넉합니다.
컨트리 아줌마 맞네요. ㅎ
               
안해영   15-10-16 12:29
    
ㅎㅎㅎ 어제 세한도 앞에서 찍은 사진을 보니 정말 어쩜 그리도 컨트리틱하지
다시 한 번 감탄!  ㅎㅎㅎ
강진후   15-10-13 07:40
    
안해영셈 서강의 또 다른 보배 입니다.
아름다움은 존재 하는것이 아니라 발견 되는것이라구요,
재 발견의 눈을 크게 맞춰 보고 심상을 우려 보렵니다.
비유는 환희입니다. 멋진 후기 감사 합니다.
     
안해영   15-10-14 13:12
    
반을 이끄시느라 말못하는 고생이 크지요? 
그 마음 다 알고 있어요. ㅋ
우리의 눈이 그 아름다움들을 다 보지 못하기 때문에 마음으로 발견하라는 뜻 같습니다.
 심상을 보면 아마도 그 뜻이 더 뚜렷이 보일 것이고,  아울러 좋은 비유로 환희까지 맛 보지 않을까 합니다.
제기영   15-10-13 10:23
    
안선생님, 강의후기 정리하느라 수고하셨습니다. 리트윗하신 글 역시 자연스럽고 풍성하군요.
'비유를 잘 하려면 사물에 대한 다른 면을 보도록 연습하고, 대상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중요하다'라는 내용이 특히 마음이 와 닿네요. 제가 그게 많이 부족해서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ㅠㅠ

역사적으로 비유의 대가는 2천년 전의 예수가 아닐까요?  지적 수준이 높지 않았던 군중들에게 하늘나라를 설명하고 이해시키는 데는 비유가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었을 것입니다. 신약성경은 비유의 집약체라고 볼수 있죠. 물론, 예수는 비유를 문학적 장치가 아니라 이해의 방편으로 사용했지만 말입니다.
     
제기영   15-10-13 10:28
    
제가 '리트윗'이란 표현을 잘 못 사용했네요. 죄송합니다. 급하게 올리다 보니..
     
안해영   15-10-14 13:16
    
제샘 엄밀히 말하자면 리트윗 맞아요. ㅎㅎㅎ
지난 강의 노트 그냥 복제 하느라 그것도 힘들드라구요. ㅎㅎㅎ
 
재샘의 글에서 서양사 공부하는 기분입니다.  그렇게 풍부한 지식으로 글을 지어 내시니 이해도 쉽구요.
공부 할땐 그렇게 외워지지 않던 이야기 들이 술술 이해가 되드라구요.

맞아요. 성서의 이야기는 참 좋은 글쓰기의 본보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