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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굴 (러시아 고전읽기반)    
글쓴이 : 심희경    16-07-15 16:42    조회 : 3,521

 <동굴> 

예브게니 자먀틴 (1884-1937)

 

1884년 러시아 탐보프현 레베잔에서 정교회 신부인 아버지와 피아니스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 어린 시절 피아노 선율 속에서 자라며 고골의 작품집을 네 번이나 읽을 정도로 책을 친구로 삼았습니다.

페테르부르크 종합기술대학 조선학부에 재학 중 볼셰비키 당에 가담하고 혁명 활동 중에 미래의 아내 류드밀라 니콜라예브나 우소바를 만납니다.

1차 세계대전 중에 전쟁반대 입장을 취하고 켐으로 유형 보내졌다가 풀려난 뒤 쇄빙선 주조에 참가하기위해 영국 런던으로 출장을 갑니다. 귀환 후 엄격하며 감정이 억제된 영국식 생활을 풍자한 <섬사람들>을 발표합니다.

1917년 혁명 후에는 볼셰비키 정부에 신랄한 비판을 가하던 중 세라피온 형제들과 함께 페트로그라드 공장에서 노동자 소요가 있을 때 체포됩니다.

세라피온 형제들1921년 결성된 러시아 청년작가그룹으로 독일의 낭만주의 작가 호프만(1776-1882)을 추앙하며, 뒤얽힌 구성과 예상 밖의 결말, 미스터리와 서스펜스의 기교 등을 도입했습니다. 다양한 문체를 실험했던 그들은 문학의 자율성을 억압하는 모든 규칙에 저항했고 자먀틴은 이 그룹의 스승으로서 젊은 작가들에게 큰 영향을 미칩니다.

<우리들>이 해외에서 출간되고 소련작가동맹에서 제명당한 후 1932년 파리로 망명합니다.

1937년 파리에서 심장마비로 사망하고 파리근교 티에의 공동묘지에 안장되었습니다.

그의 작품으로는 시골생활을 날카롭게 풍자한 <시골 이야기>와 군대생활을 공격한<세계의 끝에서> 영국식 생활을 풍자한<섬 사람들> <인간사냥><><동굴><홍수><<우리들>>등이 있습니다.

그는 혁명이후 동시대를 대표하는 지성인으로서 올더스 헉슬리의<<멋진 신세계>>,조지 오웰의 <<1984>>으로 이어지는 근대문학의 한 축을 담당한 반 유토피아 장르를 개척한 실험적 문장가로서 유럽지성의 세계주의적 휴머니즘을 대표한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1920년 발표한 <동굴>의 집필 동기는 1919년 겨울밤, 당직을 같이 서게 된 교수가 땔감이 없음을 불평하는데서 착안했습니다.

추운 겨울, 마르틴 마르티니치와 병든 아내 마샤는 동굴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아내를 위해 장작을 훔친 마르틴은 무기력한 절망의 공간에서 점토처럼 깨지기 쉬운 나약한 인간의 모습입니다. 거대한 세력에 복종해야하는 자의 희망 없는 삶을 그리고 있습니다.

이 소설은 매머드, 빙하, 동굴 등의 표현을 통해 소비에트 체제가 오히려 사회를 원시시대로 후퇴시켰다는 것을 보여주며 이것이 노동자 농민을 위한 혁명 이었나라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책을 읽은 소감을 말할 때, 대부분이 쉽게 읽히지 않았다는 의견과 함께 시적인 은유로 가득해서 시를 읽는 것 같았다’ ‘연극이 연상되는 희곡 같았다’ ‘상징성을 띤 어휘 선택의 신중함이 보인다’ ‘체르노빌 이후의 세계, 설국열차나 좀비영화 같은 세상과 회색도시가 연상된다’ ‘이빨이라는 단어에서 잡아먹고 잡아먹히는 세계를 묘사한 것 같아서 무서웠다’ ‘수필도 이런 식의 실험적으로 쓰면 어떨까 생각했다’ ‘작가는 문학의 힘을 빌려 민중위에 군림하는 세력을 비판하고 있다’ ‘생소한 소설이다등등의 이야기가 오갔습니다.

오늘 한 신문의 칼럼에서 이웃에 대한 연민이 혁명의 시작이다라는 문장을 보았습니다. 연민이전에, ‘민중은 개 돼지라는 인식을 가진 고위 공무원이 있는 곳이 소비에트이며 동굴이라는 생각이 스친 것은 지나친 비약일까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소설이었습니다.

 

김은희샘, 구하기 힘든 책들 예쁘게 복사 제본해서 우리가 편안히 책을 읽을 수 있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엄선진샘, 맛있게 쪄오신 옥수수 잘 먹었습니다. 이영희샘, 커피도 감사하구요^^ 휴가가신 유병숙샘, 좋은 시간 보내세요. 미국에서 손녀보고계신 정진희회장님 행복한 날 되세요.

 

다음 주는 쿠프린의 단편 중 <올레샤>입니다.

 

 


심희경   16-07-15 17:38
    
소설 속에서 마샤가 하는 말,
"마르트, 기억하세요. 나의 아름다운 푸른 방,
그리고 덮개를 씌운 피아노가 있고 피아노 위에는 목마 모양의 재떨이가 있었잖아요.
내가 피아노를 치는데 당신이 뒤에서 다가왔지요... "
열린 창문 밖으로는 푸른하늘이 보이고 거리 악사의 손풍금 소리가 들리던 곳에서 행복한 날을 보내던 그들이 어쩌다가 동굴 속에서 추위에 떨며 절망에 빠졌을까.
피아노가 있는 아름다운 푸른 방...
맑고 경쾌한 피아노 소리가 들릴 듯한데...
은유로 가득한 소설 속에서 깊은 슬픔을 느꼈습니다.

김정희샘이 소설에 나오는 스크랴빈의 몽환적인 음악을 들려주신다고 했는데 궁금하네요.
박서영   16-07-16 08:54
    
먼저 읽은 클라스메이트가 "읽어봤어요? 뭔 말인지 잘 모르겠네요?" 라는 톡을 날렸기에~~ "고뤠?  그리 난해?" 연필들고 공책 펴고  어디 한번~ 전투자세로  읽기 돌입~  생각이 옆길로 새는것을 극히 경계하며  드물게 집중했던 독서시간이었지요. '작가는 무엇을 말하고 싶었을까?'  '핵폭발이후의 미래의 어느날?  ' '원시시대로 돌아간 문명?' 동굴, 장작, 푸른 약병, 차~ 아래층과 위층의 신분의 차이, 어설픈 관료의 모습~~
환자로 누워있는 마샤의 아름답고 영화로웠던 지난날~  점토처럼 공중분해 될수밖에 없는 생존 앞에서의 인텔리들의 고뇌~  두 마음의 마르틴이 격돌하는 장면은 가장  아프고 이소설의 절정?
학력고사  공부하듯이 밑줄 쫙~~ 별표, 당구장 표시하며~  미쳐 놓친 부분은 유능한 러시아반 학우들의 보충설명으로 꽉 채우고 돌아오는 발걸음이 어찌  아니 기쁘겠는가~~이번에도 실망 시키지 않은 김은희선생님. 감사합니다.  너무 늦게 흙을 뚫고 나오셨지만  다이아몬드처럼 빛나고 있는  심반장님 감사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이영희   16-07-16 11:18
    
오늘은  멀리 나와 있어 노트북이 아닌...핸폰 자판으로 댓글을 쓰게 됐어요.
짧게 써야할 것 같은데...길어질 것도 같고...ㅠㅠ

*동굴* 을 쓴 쟈마틴.
이 사람만의 이야기 구성에 놀림을
당하는 것 같았지요....그러나 천재적인  수법임엔 틀림없는.
음~ 이렇게도 생각이 들었어요...인간이란 저 원시시대에 동굴 안에서
모닥불을 피우고 둘러앉아 이야기를 즐겨왔으니...아마도 쟈마틴, 이 사람은
이중의 장치를 노려..원시와 현재를 동굴이라는 장소안에서  비참한 현실을
빙하기와 잘 버무려  시대를 고발하는 심정으로 모닥불앞에 모인 우리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장 콕토* 는 이렇게 말했다네요.
....창조의 정신이란 보이는 것을 뚫고 들어가 감춰져 있는
        현실을 드러내는 대결의 정신이다.....
 
우얏든 예브게니 쟈마틴이 말하고자 한  정신을 어렵게나마
이해했으니...더 어려운 소설도 이젠 소화할수 있으리라...ㅎㅎ

심반장님...점심 감사해요.
그나저나..내년에  블라디보스톡에서 알바 뛸일이 걱정임다..^ㅇ^
김정희   16-07-17 17:51
    
동굴에선 장작이 절대 권력이네요.
그놈의 장작때문에 ...
두 사람의 마르틴 마르티니치가 사생결단으로 싸우고 있어요
한사람은 스크랴빈과 함께있는 과거의 마르틴 마르티니치,
또 한명은 동굴에서 이빨을 갈며 살아야하는 새로운 마르틴 마르티니치.
그가 좋아하는 스크랴빈의 작품들은 , 장작개비를 훔치다 체포될 운명에 놓여
초록색 독약병을 찾는 마르틴에게 아무런 도움을 줄수없다는 현실.
'내일'을 쾅하고 닫을 힘조차 없는 아내 마샤에게 하나뿐인 독약병을 건네주고 문밖을 나서는
마르틴 마르티니치에게
"열쇠를 가지고 가는 것을 잊지마세요.문이 꽝 닫혀버리면 열어주기가...누가 열겠어요?"
라고 말하는 마샤의 목소리가 귓전을 맴돕니다.
누구를 위한 볼셰비키 혁명인지...소설을 읽는 내내 치밀어오르는 의구심이었습니다.

심반장님 . 댓글이 늦어서 죄송해요.
스크랴빈의 작품 74는 카톡방에 올려드리겠습니다.
근데 위의 이영희 샘의 댓글에서 '내년 블라디보스톡 알바'는 뭥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