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러닝실전수필(7. 28, 목)
- 8월의 크리스마스(종로반)
1. 문학의 본질과 속성
교수님은 첫머리에 문학의 본질과 속성에 대한 설명으로 강의실 문을 열었다.
문학은 ‘A’ ‘B’ ‘C’라는 사물과 현상에서 ‘X’ ‘Y’ ‘Z’라는 다른 것을 보는 것이다.
‘어떤 사물과 현상은 그것이 아닌 어떤 다른 사물과 현상의 상징(은유)체계이다.’
이를테면, 방충망에 붙은 매미에게서 우리는 무엇을 보는가?
- 드론, 감시로봇, CCTV, 파놉티콘(Panopticon)
‘매미가 우리의 일상을 채집(採集)한다!’
- 유년 시절의 표상, 포퓰러나무, 여름방학과 곤충 채집
- 땅속에서 유충으로 보낸 인고의 세월과 고달픈 여인의 삶
- 매미의 울음은 비루한 일상에 던지는 경종.
‘깨어 나라고고, 항상 깨어있으라고’
‘너 언제 나처럼 진하게 울어본 적 있느냐?’
2. 제목 짓기 실전 연습
이어 지난주에 예시한 짧은 글 2편으로 제목 짓기 실전연습에 돌입
반원들은 열렬히 호응, 각자 지어온 제목과 이유를 설명. 참여율 100%!
가. ( ? )
고층 아파트에 산다고 함부로 자랑 마라
“성냥 사세요! 성냥 사세요!”
성냥팔이 소녀를 생각해 본 적이 있느냐
밤이 오면 창마다 행복의 불이 켜지고
소녀는 추위에 떨며 성냥을 켜 몸을 녹인다.
담벼락에 기대어 지친 소녀는 잠이 들더라
꿈속에서 할머니를 만나는지 소녀가 웃고 있다.
한여름 날의 크리스마스를 생각해본 적이 있느냐
부끄럽지 않은가 부끄럽지 않은가, 그대
낮은 지붕 창가에 기댄 채 씁쓸히 눈을 감던
우리들의 누이를 생각해 본적이 있느냐
→ 제안한 제목
부끄러움/거위의 꿈/성냥 켜는 소녀/함부로 자랑마라/부끄럽지 않은가/우리들의 누이/한여름 날의 크리스마스/꿈속의 크리스마스/8월의 크리스마스...
* ‘8월의 크리스마스’(한범식)로 낙점. 주제를 함유, 영화적 상상력을 일으키 는 제목으로 칭찬을 받음. 놀랍게도 원 제목 역시 ‘8월의 크리스마스‘
나. ( ? )
백수(白手.) 함부로 대하지 말라/그에게도 슬럼프가 있다
과로로 쓰러져 응급실에 실려 가기도 한다.
물구나무서는 사람 비웃지 말라/세상을 거꾸로 보려는 것이다/
세상을 한 번 뒤집어 보고 싶은 것이거나
술 취한 사람 그저 곱게 보내주어라/당신이 그를 해치려는 것이 아니라면
세상이 돌지 않으니 자신이 돌(自轉) 수밖에
비 오는 날 추녀 아래 중얼거리는 사람/그 사람의 말 경청해 본 적 있는가
용기를 불러일으키는 주문을 외우고 있는 것이다/진리에 다다르는 길은
무의식의 심연(深淵)을 건너야 하는 것이어서
→ 제안한 제목
무의식의 심연/물구나무 세상/ 백수의 노래/백수광부의 노래/뒤집어 보는 세상 돌고 도는 인생/우습게보지 말라/뭐 잘났다고?
* 위 제목 중 ‘백수의 노래’(윤기정)가 뽑혔다. 우리의 소박한 일상이 사실은 남 의 희생을 딛고 있는지도 모른다. 우아한 ‘백조의 노래’도 거론되었음
* 교수님은 위에 언급한 2개의 시적 산문은 안도현의 <너에게 묻는다>와 김광 규의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에서 영감을 얻어 재구성한 글이라고 고백(?).
3. 회원 글 합평
가. 장대다리(박소언)
화자가 유년시절을 보낸 전남 순천에 있는 장대다리에 대한 추억을 쓴 글. 역사성을 가미한 서정 수필의 백미로 평가할 만하다. 수채화 같은 묘사가 독자를 그 시절 ‘장대다리’ 밑으로 데려간다. 폭격 속에서도 건재했던 장대다리와 장대 다리 밑에 살던 물고기 중 잡아다 어항에 기른 ‘종길이 박센’이라 불린 ‘피리’에 얽힌 일화는 깊은 함의가 있다. 강인하고도 ‘짠한’ 여운을 준다.
나. 심심한 천국, 재미있는 지옥(염성효)
간결하고 정확한 문체로 쓰였으며 논리가 정연하다. 심심한 천국(미국)보다 재미있는 지옥(한국)이 좋다는 주제의식도 바람직하다. 이 글은 결국 ‘소통의 문제’를 다룬 칼럼으로는 더할 나위가 없다. 시의에 맞고 주의, 주장, 관점, 비판을 내 비친 지적인 글이 칼럼이다. 이 글에 작가 자신의 이야기를 한 문단 정도 추가하면 보편성과 함께 고유성을 획득할 수 있을 것이다.
다. 외국에 가는 길 (이덕용)
작가 특유의 해학과 실감나는 비유, 깜짝 결말(Suprise Ending)이 돋보인다. 한국으로 귀국하기 전 샌프란시스코와 알카트라즈를 관광하고 쓴 기행문이다. 외국에서 횡재(화장실에서 동전 뭉치를 주움)한 이야기와 낭패를 본 전말(가방 분실에 대한 일행의 무책임)을 소개해 흥미를 자아낸다. 제목을 ‘외국에 가는 길’보다는 ‘귀국 행’이나 ‘귀국 길’로 바꾸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3. 종로반 동정
미국 여행을 하고 돌아온 김정옥님이 수업 중간에 합류하였다. 사무실 일로 바쁜 한범식님도 이사 후 처음으로 출석. 종로반 입성 한 달 기념으로 한식집 이원(梨圓)에서 조촐한 회식이 있었다. 한 달간의 수업에 대한 간단한 평가회도 가졌다.
꽉 찬 교실도 좋고 전원 참여 토론식 수업으로 내용이 머릿속에 쑥쑥 잘 들어온다고 자화자찬? ‘치열한 합평’과 ‘화기애매(?)한 뒷풀이‘는 종로반의 특성이자 자랑이다! 반원 여러분, ‘여름은 나를 담금질하는 용광로! 글쓰기로 여름을 이겨나가요’
- 지금까지 안해영이었습니다(다음 주부터는 한 달 주기로 후기 필자를 바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