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acheZone
아이디    
비밀번호 
Home >  강의실 >  한국산문마당
  8월의 크리스마스(종로반    
글쓴이 : 안해영    16-07-31 17:30    조회 : 5,882

딥러닝실전수필(7. 28, 목)

- 8월의 크리스마스(종로반)

1. 문학의 본질과 속성

교수님은 첫머리에 문학의 본질과 속성에 대한 설명으로 강의실 문을 열었다.

문학은 ‘A’ ‘B’ ‘C’라는 사물과 현상에서 ‘X’ ‘Y’ ‘Z’라는 다른 것을 보는 것이다.

‘어떤 사물과 현상은 그것이 아닌 어떤 다른 사물과 현상의 상징(은유)체계이다.’

이를테면, 방충망에 붙은 매미에게서 우리는 무엇을 보는가?

- 드론, 감시로봇, CCTV, 파놉티콘(Panopticon)

‘매미가 우리의 일상을 채집(採集)한다!’

- 유년 시절의 표상, 포퓰러나무, 여름방학과 곤충 채집

- 땅속에서 유충으로 보낸 인고의 세월과 고달픈 여인의 삶

- 매미의 울음은 비루한 일상에 던지는 경종.

‘깨어 나라고고, 항상 깨어있으라고’

‘너 언제 나처럼 진하게 울어본 적 있느냐?’

2. 제목 짓기 실전 연습

이어 지난주에 예시한 짧은 글 2편으로 제목 짓기 실전연습에 돌입

반원들은 열렬히 호응, 각자 지어온 제목과 이유를 설명. 참여율 100%!

  가. ( ? )

고층 아파트에 산다고 함부로 자랑 마라

“성냥 사세요! 성냥 사세요!”

성냥팔이 소녀를 생각해 본 적이 있느냐

밤이 오면 창마다 행복의 불이 켜지고

소녀는 추위에 떨며 성냥을 켜 몸을 녹인다.

담벼락에 기대어 지친 소녀는 잠이 들더라

꿈속에서 할머니를 만나는지 소녀가 웃고 있다.

한여름 날의 크리스마스를 생각해본 적이 있느냐

부끄럽지 않은가 부끄럽지 않은가, 그대

낮은 지붕 창가에 기댄 채 씁쓸히 눈을 감던

우리들의 누이를 생각해 본적이 있느냐

제안한 제목

부끄러움/거위의 꿈/성냥 켜는 소녀/함부로 자랑마라/부끄럽지 않은가/우리들의 누이/한여름 날의 크리스마스/꿈속의 크리스마스/8월의 크리스마스...

* ‘8월의 크리스마스’(한범식)로 낙점. 주제를 함유, 영화적 상상력을 일으키 는 제목으로 칭찬을 받음. 놀랍게도 원 제목 역시 ‘8월의 크리스마스‘

나. ( ? )

수(白手.) 함부로 대하지 말라/그에게도 슬럼프가 있다

과로로 쓰러져 응급실에 실려 가기도 한다.

물구나무서는 사람 비웃지 말라/세상을 거꾸로 보려는 것이다/

세상을 한 번 뒤집어 보고 싶은 것이거나

술 취한 사람 그저 곱게 보내주어라/당신이 그를 해치려는 것이 아니라면

세상이 돌지 않으니 자신이 돌(自轉) 수밖에

비 오는 날 추녀 아래 중얼거리는 사람/그 사람의 말 경청해 본 적 있는가

용기를 불러일으키는 주문을 외우고 있는 것이다/진리에 다다르는 길은

무의식의 심연(深淵)을 건너야 하는 것이어서

→ 제안한 제목

무의식의 심연/물구나무 세상/ 백수의 노래/백수광부의 노래/뒤집어 보는 세상 돌고 도는 인생/우습게보지 말라/뭐 잘났다고?

* 위 제목 중 ‘백수의 노래’(윤기정)가 뽑혔다. 우리의 소박한 일상이 사실은 남 의 희생을 딛고 있는지도 모른다. 우아한 ‘백조의 노래’도 거론되었음

* 교수님은 위에 언급한 2개의 시적 산문은 안도현의 <너에게 묻는다>와 김광 규의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에서 영감을 얻어 재구성한 글이라고 고백(?).

3. 회원 글 합평

가. 장대다리(박소언)

화자가 유년시절을 보낸 전남 순천에 있는 장대다리에 대한 추억을 쓴 글. 역사성을 가미한 서정 수필의 백미로 평가할 만하다. 수채화 같은 묘사가 독자를 그 시절 ‘장대다리’ 밑으로 데려간다. 폭격 속에서도 건재했던 장대다리와 장대 다리 밑에 살던 물고기 중 잡아다 어항에 기른 ‘종길이 박센’이라 불린 ‘피리’에 얽힌 일화는 깊은 함의가 있다. 강인하고도 ‘짠한’ 여운을 준다.

나. 심심한 천국, 재미있는 지옥(염성효)

간결하고 정확한 문체로 쓰였으며 논리가 정연하다. 심심한 천국(미국)보다 재미있는 지옥(한국)이 좋다는 주제의식도 바람직하다. 이 글은 결국 ‘소통의 문제’를 다룬 칼럼으로는 더할 나위가 없다. 시의에 맞고 주의, 주장, 관점, 비판을 내 비친 지적인 글이 칼럼이다. 이 글에 작가 자신의 이야기를 한 문단 정도 추가하면 보편성과 함께 고유성을 획득할 수 있을 것이다.

다. 외국에 가는 길 (이덕용)

작가 특유의 해학과 실감나는 비유, 깜짝 결말(Suprise Ending)이 돋보인다. 한국으로 귀국하기 전 샌프란시스코와 알카트라즈를 관광하고 쓴 기행문이다. 외국에서 횡재(화장실에서 동전 뭉치를 주움)한 이야기와 낭패를 본 전말(가방 분실에 대한 일행의 무책임)을 소개해 흥미를 자아낸다. 제목을 ‘외국에 가는 길’보다는 ‘귀국 행’이나 ‘귀국 길’로 바꾸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3. 종로반 동정

미국 여행을 하고 돌아온 김정옥님이 수업 중간에 합류하였다. 사무실 일로 바쁜 한범식님도 이사 후 처음으로 출석. 종로반 입성 한 달 기념으로 한식집 이원(梨圓)에서 조촐한 회식이 있었다. 한 달간의 수업에 대한 간단한 평가회도 가졌다.

꽉 찬 교실도 좋고 전원 참여 토론식 수업으로 내용이 머릿속에 쑥쑥 잘 들어온다고 자화자찬? ‘치열한 합평’과 ‘화기애매(?)한 뒷풀이‘는 종로반의 특성이자 자랑이다! 반원 여러분, ‘여름은 나를 담금질하는 용광로! 글쓰기로 여름을 이겨나가요’

- 지금까지 안해영이었습니다(다음 주부터는 한 달 주기로 후기 필자를 바꿈)^^


김정옥   16-07-31 18:09
    
참으로 그리웠던 수업입니다.
미국으로 스페인으로 좋다는곳 다 보고 즐겨도.
내 머릿속에 그리움으로 떠 오른 우리의 수필반 이었습니다. 그래서 보름을 앞당겨 귀국했지요.
시차로 잠을 자지못해 몽롱한 상태로 서둘러 참석했던 종로반이었습니다. 
제자리 여서 였던가요.
편안했었습니다. 
보고싶었던 얼굴들도 보고.

좋은 시간.
좋은 여행은.
언제나 맘 속에 있네요.
여러 문우님들 반가왔어요.
     
안해영   16-08-01 01:07
    
우리도 빈자리 언제 채워질까 만나면 이야기했지요.
어떻게 신촌서 종로로 옮겨 앉았는데도 흠집 없이 이렇게 오롯이
옮겨졌는지?  생각하면 참 가슴이 찡합니다.
종로가 터가 더 좋은 것인지, 
옛 분도 오시고, 새 사람도 들어오고,
글도 더 잘 쓰시는 것 같기도 하고 
여러모로 잘 된 것 같기도 하네요.
          
김창식   16-08-01 10:55
    
종로반원 모두 김정옥님의 복귀일자를 손꼽아 기다렸답니다.
               
신현순   16-08-03 00:44
    
든든한 김정옥 샘~~~
이 곳에서도 만나게 되니 너무 반가워요.
김샘이 오셔서 종로반이 더욱 꽉찬 느낌입니다.
구색이 딱 맞아요. ㅎ
목욜 수업 기대 되네요~^^
안해영   16-08-01 09:26
    
글을 적기 전에 미리 제목을 정해 놓고 제목에 따른 전개를 펼쳐 가다가
끝에 보면 제목에서 많이 벗어난 내용이 되어 있을 때도 있지요.
이럴 때는 제목을 내용에 맞춰 수정하기도 하지요.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는 처음 제목에서 벗어나지 않으려 본문 수정을 합니다.
글의 제목이 글 전체를 좌우하는 것은 맞는 것 같습니다.
어떤 책을 처음 볼 때 책의 제목만 보고 고르는 때도 있으니까요.
하물며 수필의 경우는 제목에서 그 글을 읽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를 정하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 같습니다.
기왕이면 읽기 좋으면서도 내용을 함의하고 있는 좋은 제목이면 더없이 좋겠습니다.
시와  수필 같은 짧은 글일수록 사람들이 글제에서 읽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를 정하는 것 같기 때문입니다.
     
김창식   16-08-01 10:57
    
안해영님의 '제목'에 대한 관점과 의견 정확합니다.
안해영님 수고 덕으로 종로반 후기가 반석 위에 올랐어요.
          
안해영   16-08-01 16:08
    
다 김교수님의 세심한 배려 덕입니다.
이것 저것 신경 쓰느라 항상 분주하신 교수님.

매미가 방충망에 잠시 쉬러 온 아침.
카메라 들고 나도 매미를 렌즈 안에서 들여다 봤습니다.
모델로 써도 될지 말지 연구 좀 하려구요.
               
신현순   16-08-03 01:16
    
안해영 선생님~~
그동안 강의후기 정리 하시느라 수고 하셨어요.
안샘 덕분에 종로반 후기가 더욱 빛날 수 있었어요.
감사하고 감사합니다.
제가 그 뒤를 잘 이어 가도록 하겠습니다.~~
                    
안해영   16-08-03 01:46
    
신반장님 8월 더위와 함께 힘든 여름 나게 생겼네요.
수업이 끝나면 후기 작성자의 머리는 그때부터 수업받은 교실에 머무르게 됩니다.
하루라도 빨리 강의 후기를 올려야 함에도 자꾸 뒤로 미루게 되는 후기. 그러다 다음 수업일이 가까이 오면 알 수 없는 초조감이 엄습해 옵니다.  그때의 초조감을 뭐라 표현해야 할까요?  좌불안석?
이천호   16-08-02 20:19
    
안해영님 그간 수고가 많았습니다. 안해영님이 있어 우리 종로반이 빛이 났습니다.
꼭 껴 안아주고 싶은 우리 종로반입니다.
     
신현순   16-08-03 00:53
    
와~~ 드디어 이천호 수탉 선생님까지!!
우리 종로반 화이팅입니다.
껴안아 주고 싶다는 종로반의 대한 애정표현 '이천호 표' 사랑 표현이지요?
저두 그런 마음입니다. 이천호 샘~
     
안해영   16-08-03 01:52
    
이천호 선생님의 수탉 사랑.  수탉은 암탉이 많아야 한다.
암탉이 한 두 마리이면 그 암탉들은 머리 뒤 꽁지 털이 남아나지 않을 것이다.
그만큼 수탉은 힘이 장사다.  열 마리 정도의 암탉은 거뜬히 간수할 수 있다.
김정옥   16-08-03 09:40
    
'우리'
저는 우리라는 말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우리 종로반.
멋쟁이가 많고 글이 넘치는.
오랫만에 합류해서 책상위에 수북이 쌓인 글들을 보고 너무 흐뭇했고요.
집에 와서 미리 읽어 보고는 눈과 맘이 놀랐습니다.
어쩜.
이 느낌 뿐.
역쉬!
과연! 
우리의 기쁨이 샘솟는 옹달샘.
무더위를 식혀 주는 그늘 속의 맑은 샘물.
또 내일 모여야지요.
ㅎㅎ ㅎ
     
안해영   16-08-04 00:35
    
김정옥 선생님께서는 시를 한 편 완성하신 것 맞지요? 
저는 거머쥐고온 후기 보면서 읽을 엄두를 내지 못했습니다.
윤기정   16-08-03 19:52
    
늦었습니다. 후기를 보면서 그날 강의실 풍경이  포노라마처럼  펼쳐지내요. 복습도 되고.  고맙습니다.
     
안해영   16-08-04 00:36
    
윤기정 선생님 오며 가며 좋은 경치 눈에 넣으면서
머리속은 글감이 수북이 쌓일 듯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