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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요하면서도 담백하고 단아하면서도 치열한 문학적 여정    
글쓴이 : 한지황    16-08-01 19:17    조회 : 5,232

조세희론

 

4. 염결(廉潔)

조세희 작가는 늘 자신의 작품이 지닌 한계와 단점에 대해 말합니다.

대부분의 작가들이 자존심 때문에 꺼리는 부분이지요.

무엇 하나 제대로 이룬 것이 없다는 작가의 자학적인 말에서

그의 겸허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책상 앞에 앉아 며칠 밤을 새우고도 제대로 된 문장 하나 못 써

절망에 빠졌던 것도 바로 나였다고 고백하는 그를 보고

우리는 글 쓰는 사람으로서 부끄러워해야 합니다.

고수들이 바둑에서 패착을 하지 않으려고 고심하듯이

신중한 언어선택을 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할애했는지

대충 쓰지 않았는지 반성해야 합니다.

노동자에 관한 소설인 <<난쏘공>>

정작 노동자가 읽기에는 까다롭고 모던해서

지식인들만이 읽을 수 있었다는 사실이

작가를 곤혹스럽게 만들고 비판을 받게도 했지만

자신의 작품에 대한 절망과 염결성은

조세희의 생래적인 기질에 가깝습니다.

<<난쏘공><>의 에필로그에서 교사가 학생들에게 말하는 대목인

한 주전자의 커피와 한 말의 술을 마시면서

좋은 글을 못 쓰고 울기만 한 나

바로 소설가 조세희의 초상입니다.

작품 속 인물을 통해서 자신의 문학적 자의식과

결곡한 태도를 드러내는 조세희의 내면을 이해한다면

그의 침묵에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그는 자신이 설정한 기준에 미달하는 경우,

결코 쓰거나 발표하지 않습니다.

이런 염결성 때문에 그는 지금까지

시종일관 엄격한 자의식에서 살아온 것입니다.

모든 작가들이 이런 고통스럽고 힘든 길을

따라갈 필요는 없다하더라도

소수의 작가는 이런 길을 가야하며

주례사 비평을 경계하기 위해서

비평가들도 이런 작가들 편에 서야할 것입니다.

고요하면서도 담백하고 단아하면서도 치열한

문학적 여정을 감내하지 않으려는 데서

한국문학의 위기와 한계가 초래된 것이 아닐까 하는

의문을 가져보게 됩니다.

 

5. 사진

세계의 상처를 거울처럼 보여주는 사진 예술의

반영적 특성을 조망하는 조세희의 시선은

한국의 대표적인 사실주의 사진 예술가인 강운구와

최민식에 대한 각별한 관심으로 향해

그들의 사진집에 발문을 써주게 됩니다.

그는 리얼리즘 문학이 보여줄 수 있는,

혹은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세상의 어둠과 고통, 상처, 절망을

사진이라는 예술이 효과적으로 담을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자신의 사진첩 <<침묵의 뿌리>> 서문에서

작가로서가 아니라 이 땅에 사는 한 사람의 시민으로서

그동안 우리가 지어온 죄에 대해서 말하고 싶었다고 말한 그는

신중산 계층의 시민들이 이미 작별했다고 믿는 50년대의 풍경을

사진으로 찍음으로써 명확한 사회적 메시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그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현실의 모순과 세상의 상처를

어떤 방식으로 보여줄 수 있는 가에 대한 고민이었습니다.

그에게 사진이냐 소설이냐의 선택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문제는 세상의 상처와 절망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예술의 역할인 것입니다.

 

6. 불화

 

조세희는 늘 시대와 불화하면서 시대에 대한 성찰을 통해

자신의 글감과 사진감을 얻어 왔습니다.

시대와 불화하는 예술가들의 특징은

그들이 한결같이 진실을 갈구하는 인물이라는 점입니다.

조세희에게 문학은 다름 아닌 진실을 마주하는 과정입니다.

그것은 현실에 대한 분노와 맞닿아 있습니다.

 

7. 분노

 

조세희의 세상에 대한 분노,

정의와 진실을 가리는 집단에 대한 증오는 지속되고 있습니다.

그에게 분노는 생의 원동력일지도 모릅니다.

나는 증오에 대해 썼다. 물론 그 증오는 사랑의 결핍이 낳은 것이다.

사랑이 없는 불행한 세계가 나의 공격 목표였다는 그의 글은

그의 분노의 증오가 궁극적으로

사랑을 잃어버린 세상을 향한 것임을 일깨워줍니다.

 

8. 신애

 

<<난쏘공>>의 주요 캐릭터인신애가 보여준

타자의 절망과 고통에 대한 공감의 능력이

바로 인문학을 공부하는 이유입니다.

신애 동생의 친구가 획득한 물질적 풍요는

진정한 의미의 행복과는 거리가 먼 가짜 행복에 가깝습니다.

난장이의 처지와 고통을 이해하고 공감하며 그를 돕기 위해

기꺼이 실천하는 신애의 마음이야말로

더 좋은 세상을 만드는 과정에서 필요한 것이 아닐런지요.

 

9. 미완

 

<<연극>>이라는 짧은 글에서 행해진

나는 몸이 약해 빨리 쓸 수가 없어라는 고백은

실제 저자 자신의 글쓰기 기질이자 존재론적 조건입니다.

 

10. 바람

조세희는 문학의 윤리적 책무와 사회적 과제에 대해

그 어떤 작가보다도 성실하게 고뇌했던 소설가로 기억될 것입니다.

그의 문학에는 이 시대 우리 문학이 잃어버린

문학의 사회적 대응과 성찰이 가장 밀도 깊은 방식으로 녹아 있습니다.

(2008)

 

이어 조세희론을 이어서 공부했습니다.

타인의 아픔을 모른 척하는 것은

크나큰 죄라는 메시지를 강하게 받았습니다.

글을 쓰고 배우는 사람으로서

더 이상 죄인으로 살아서는 안 되겠다는

반성의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34도까지 오른 8월 첫날이었습니다.

그래도 두 주만 참고 버티면 아침저녁으로는

선선한 바람이 불지 않을까요?

 

 

 


진미경   16-08-02 14:22
    
월요일 수업시간엔 냉방의 추위땜에 집중이 어려웠어요. 반장님의 후기로
복습하고 있어요. ^^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주문을 걸어봅니다. . 나이탓인지 이젠 더위가 넘 힘드네요.
집에선 에어컨을 안 켜니 다리에 힘이 빠집니다. 두 주만 버티면 열대야는 물러가겠지요.
    어서 가을이 되어 하루 여행을 떠나고 싶습니다. 이야기가 있고, 자연과 하나 되는 시간으로
풍덩 빠지고 싶네요. 한 주 잘 보내고 건강한 모습으로 만나요.!
한지황   16-08-03 17:46
    
올 여름 무더위는 그 기세가 대단하네요.
요가할 때도 땀이 얼마나 나는지 더위를 실감하곤 하지요.
그래도 조금만 더 참으면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가을이 오겠지요.
같이 떠나기로 한 하루 여행, 저도 기대하고 있어요.
그 즐거움을 상상하며 우리 같이  팔 월의 위용을 이겨내기로 해요. 미경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