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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닥터 지바고 (러시아 고전읽기반)    
글쓴이 : 심희경    16-08-06 18:35    조회 : 3,643

<<닥터 지바고>> 

보리스 파스테르나크 (1890-1960)

 

영화로만 보았던 닥터 지바고, 이제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닌 오마 샤리프가 연기한 유리 지바고의 강렬하면서도 우수어린 눈빛과 라라의 테마가 떠오르는 닥터 지바고를 드디어 책으로 읽었습니다.

서점에서 책을 사온 날, 두툼한 책의 첫 장을 넘기기도 전부터 설레었습니다. 그리고 무더위 속에서 책을 읽으며 모스크바의 어느 눈 쌓인 밤길을 걷거나 우랄산맥아래 하얀 자작나무 숲을 말이 끄는 썰매를 타고 달려갔습니다.

혁명과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만난 수많은 사람들의 고난과, 유리와 라라의 아름다운 사랑을 지켜 보았습니다. 위대한 작가의 창작은 신의 영역을 넘나든다는 것을 느끼며...

 

시인, 소설가, 번역가이기도 했던 작가 파스테르나크는 1890년 모스크바의 부유한 유대인 가정에서 화가인 아버지 레오니드 오시포비치 파스테르나크와 피아니스트인 어머니 로잘리야 이시도로브나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

아버지는 톨스토이 소설에 삽화를 그리는 등 그와 절친했고 예술적인 분위기의 집안에는 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나 피아니스트인 스크랴빈이 찾아오곤 했습니다. 스크랴빈 밑에서 6년간 음악공부를 한 적도 있는 파스테르나크는 모스크바대학 법학부에 입학했다가 철학과로 전과하고 시인이 되기로 결심합니다.

시집<울타리를 넘어서>를 출판하고 <나의 누이->과 중편<류베르스의 어린 시절>을 집필할 무렵 화가 예브게니야 루리에와 결혼하여 첫 아들을 낳습니다.

독일 베를린 문학계에 참여하면서 시집<주제와 변주>를 출판하고 운문소설<스펙토르스키>와 장시<슈미트 중위>를 집필합니다. 예술좌익전선 레프와 결별할 때 레프의 예술은 예술이 아니라 기술에 불과하다고 비판합니다.

자전적 중편<안전 통행증>을 출판하고 지나이다 네이가우즈와 두 번째 결혼한 다음해 시집<2의 탄생>을 출판합니다.

이후로 관제언론에서 시대에 상응하지 않는 세계관을 가진 작가라고 거세게 비난하자 공식문학계와 거리를 두고자 다차가 있는 페레델키노로 이주하여 번역에 몰두 합니다. 그곳에서 <햄릿>을 번역 출판한 후 작가부대의 일원으로 브랸스크 전선에 참가합니다.

1945년부터 1955년 까지 <<닥터 지바고>>를 쓰면서 1946년에 만나 사랑하게 된 올가 이빈스카야를 소설 속 라라로 형상화 시킵니다. 올가는 반체제 인물 파스테르나크와 연인관계라는 이유로 본보기로 체포되어 수용소로 보내집니다.

1957년 이탈리아어로 <<닥터 지바고>>가 출판되고 이후 여러 언어로 번역출판 됩니다. 1958년에 파스테르나크에게 노벨 문학상 수상이 결정되었으나 소비에트정부와 소련작가동맹에서 사회주의를 배신했다고 파스테르나크를 맹비난 하면서 그는 수상을 거부하게 됩니다.

1960년 희곡<눈먼 미녀>를 집필 중 페레델키노 별장에서 사망했습니다.

1989년 아들 예브게니 파스테르나크가 아버지를 대신하여 노벨문학상을 받았습니다.

 

<<닥터 지바고>>는 파스테르나크의 유일한 장편소설입니다. 역사소설이자 정치소설이며 연애소설인 이 작품은 1905년의 1차 혁명과 1914년 제1차 세계대전, 19172월 혁명과 10월 혁명을 배경으로 굴곡진 러시아를 보여줍니다.

지바고의 어린 시절 부터 모스크바 거리에서 심장마비로 쓰러질 때까지의 스토리는 전쟁과 혁명, 기아와 탄압 등 격동하는 러시아에서 인텔리가 겪어야했던 고난과 비극의 기록입니다. ‘창작은 죽음을 넘어서 불멸로 가는 길이다라는 것을 보여주는 듯 작가는 이야기가 종결된 이후에 유리 지바고의 시들을 덧붙임으로 그의 삶이 예술을 통해서 부활함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이 작품은 지나친 우연의 남발로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이것은 일종의 고의적인 시적 기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소설로 쓴 시라는 평가가 있고 개인적이며 개별적 차원의 우연성은 더 큰 차원에서 볼 때 필연적이며 우주와 자연을 지배하는 법칙이라 할 수 있습니다.

등장했던 소재 중에 촛불은 삶과 부활을 상징하며 눈 속의 붉은 마가목 열매는 생명과 희생, 사랑을 상징하고 기차는 이성과 현대문명을 상징합니다. 여기서 혁명은 선로를 벗어 난 열차로 보고 있습니다.

지바고라는 이름 속에 들어있는 지보이라는 뜻은 살아있는, 생명이 있는이라는 의미입니다. 지바고는 외견상 수동적으로 보이지만 전체의 부속물로서의 인간이 아닌 자유의지를 지닌 인간 개개인에 대한 존엄과 가치를 대변하는 인물로서 영원한 사랑을 지키고자하는 치열한 인물입니다. 지바고는 작가 파스테르나크의 세계관 종교관 미학관을 대변했습니다.

지바고에게 창작의 영감과 삶의 평온함을 주는 뮤즈였던 라라를 비롯한 많은 등장인물들이 인간의 본질을 생각하게 합니다. ‘삶은 그저 들판을 가로지르는 것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라는 러시아 속담을 증명하듯 쓰러져가는 제국, 폭력으로 변한 혁명의 현실에 휘말린 인간의 고난이 무섭게 다가왔습니다.

파스테르나크는 <<닥터 지바고>>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나의 조국의 아름다움으로 전 세계를 울린 것이다.”

 

책을 읽은 소감을 나눌 때 나온 의견들은 문장 하나하나가 시 같았다. 영화가 선입견을 갖게 했다. 사소한 점이나 선 하나도 문학적이다. 두 사람의 사랑은 아주 멋진 사랑이었다. 공산주의는 신뢰성이 없다. 명작은 시대를 뛰어 넘는다. 학창시절 광주사태를 괴로워했던 선생님이 생각났다. 인간이 인생의 고난을 극복할 수 있는 것은 예술이 있기 때문이다. 문학이 추구해야하는 것들을 생각했다. 군중심리가 잘 나타나 있다. 사랑이라는 것은 막연히 안고 있는 신비로움이다. 지바고 자체가 혁명에 던져진 시였다.‘ 등등 이었습니다.

영화는 영화대로 소설은 소설대로 감동을 안겨 준 <<닥터 지바고>>가 주는 메시지는 아무리 목적과 목표가 훌륭하다 해도 거기로 가는 길이 인간의 존엄성을 훼손한다면 그것은 재고되거나 실현되지 말아야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휴가 중인 이순례샘과 햇빛 알러지로 고생하신 김정희샘, 문인협회 회의 참석하느라 못 나오신 정진희회장님, 다음 주에는 꼭 뵈요.

다음 주는 안동진 선생님(김은희샘의 부군)께서 마야콥스키의 <빈대>를 특강해 주십니다. 이사회에 참석하는 분이 많기 때문에 시간이 바뀌지만 결석하지 마시고 강의 기대해 주세요


이영희   16-08-08 11:10
    
반장님의 노고에 적으나마 힘을 주고  싶은데...ㅠ
그러나..이젠 뭐든 읽기가  쉽지 않습니다.
눈앞에 자꾸 어른거리는 까만 실 ...많이 좋아졌지만 여전히
피로감이 쉬 찾아오고...뭐든 좀 좀 할만해지면 몸이 구속합니다.

박서영님과 박윤정님의 독후감 토론은...열열함에 나를 거듭 놀라게하고.
담부터는... 일하지 않는 자 먹지도 말라했듯이..제대로 읽지 않는 자
뻔한 핑계라도 대고 결석해야겠다고..ㅠㅠ.
특히 열열히 읽은 위 두분이 댓글을 써야 빛이 더 날 터인데..조용하니 더 시무룩해집니다.

예전에 읽었던 이런 글이 생각납니다.
*...하고자 하는 것을 최고의 경지로 올리려면  스스로를
제한하고 고립시켜야 한다...*

우야둔동 *빈대*는 읽어가자.
빈대붙어... 남 이야기에..아는척  고개만 끄덕이지 말고...^^





     
심희경   16-08-08 15:37
    
이영희샘,
책을 읽지 않았더라도 결석하지 말아주세요.
우리반의 모범생이신데 자리에 앉아만 계셔도 힘이 됩니다.
항상 성실한 댓글도 감사하구요.
티타임때 가끔 사주시는 커피콩빵 처럼 고소한 유머도 우리를 즐겁게 해주십니다. 
그리고 눈에 좋다는 블루베리, 아사이베리 많이 드세요. 확실히 효과가 있더라구요.
'닥터지바고'에서 알게 된 붉은 마가목 열매가 약으로 쓴다고 하는데 왠지 눈에 좋을 것 같네요.
러시아 가면 먹을 수 있을까 모르겠어요 ^^
김정희   16-08-09 01:11
    
모든것이 혁명 탓이네요.
혁명에 투신한 빨치산 남편에게 버림받은 여자와 혁명때문에 전선으로 끌려가
가족과 생이별한 남자가 혁명의 와중에 불륜을 맺는 모순된 사랑의 극치.
가슴이 깊게 패인 옷을 입고 욕정의 눈빛으로 유혹하는 불륜녀가 아니라
왼통 부엌일과 빨래,청소, 다 떨어진 옷을 깁는 일들로 소진하는 라라에게 매력을 느끼는
지바고는 하얀 눈속에 피어있는 마가목 열매를 보고 라라를 떠올리며 파르티잔 부대에서 탈출하지요.
유모가 젖가슴을 헤치면서 갓난아기에게 젖꼭지를 물리듯이, 먹을 것 하나 없는 삭막한 설원에서
새들에게 열매를 내어주는 빨간 마가목 나무를 라라에 비유하는 지바고.
혁명, 역사 ,국가 라는 거대 담론 속에서 개인의 삶이 얼마나 유린 당하고 피폐해지는지를
파스테르나크는 말하고 싶은 것 같습니다.
마지막 장에 나오는 지바고의 시 <햄릿>의 마지막 귀절이 자꾸 맴돕니다.

.......(중략)
그러나 이미 막은 올랐으니
그 끝은  피할 길  없다.
나는 오직 혼자인데, 세상엔 득실거리는 바리새인들 뿐.
삶을 어찌 고요한 들숲을 지나는 것에 비하리.


반장님.
저 이제 햇빛 알러지성 두드러기는 다 나았구요.
 더위를 먹어서 댓글 달려고 컴퓨터 앞까지 오는데 2박 3일이 걸렸습니다. 쏘리~^^
     
심희경   16-08-09 08:46
    
김정희샘,
새벽 한시가 넘어서 댓글을 올리셨네요.

각자의 가정이 있는 라라와 유리의 사랑이 불륜으로 보이지 않고 아름답게 보이는 것에서 작가 파스테르나크의 위대함이 보입니다.
햄릿처럼 고뇌했을 유리지바고, 영화에서의 한 장면이 떠오릅니다.
창밖을 내다보는 유리는 둘째아이를 임신하여 배가 불러있는 아내의  모습을 봅니다.
그리고 노란 수선화가 만발한 들판을 보며 라라를 생각합니다.
사랑에 빠진 남자의 고통이 느껴집니다.
지난번 댓글에 '사랑이 외로운건 운명을 걸기 때문' 이라는 조용필의 노래 가사를 알려 주셨죠.
지바고의 사랑도 그런것 같아요. 운명을 건 외로운 사랑,

햇빛 알러지 다 나아서 다행이에요.
주말농장에서 농사 짓다가 햇빛 알러지 생긴것 같네요.
우리는 그동안 상추, 가지, 고추 등등 잘 얻어 먹었는데...
앞으로 썬크림 듬뿍 바르세요.
박서영   16-08-09 10:06
    
2016년 여름은 1994년 이후로 가장 뜨거웠다. 700쪽에 가까운 (닥터 지바고)속에서  노닐었다.
그 휴우증으로 눈이 자꾸 가려워 며칠은 컴도 켜지 못했다.

 모처럼 긴호흡으로 전열을 가다듬게 했던 (닥터 지바고).
굽이 굽이 얼키고 설킨 인연들, 다양한 사람들의 고뇌, 아무리 생각해도 부러운 넓은 영토의 광활함,
그 대자연이 불러주는 노래들, 격동의 시대를 살아냈던 민중들, 지식인들~~ 그 와중에도 피어나는 사랑~
 가을이 올때까지~ 더위를 피하는 방법으로  썰매를 타고 설원을 달려보기도 하고, 영화에서는 소금으로 만들었다는  그 집, 얼음집창가를 서성이는 상상을 할랍니다.  심반장님 감사~~
     
심희경   16-08-09 21:03
    
박서영샘도 블루베리나 아사이베리를 드셔야겠어요 ^^

몇년전 러시아 문학기행때 느꼈지만 정말로 러시아는 넓더군요.
임헌영선생님의 글에서 인도는 '염소도 사색하는 나라' 라는문장을 본적이 있는데
러시아는 자작나무도 사색을 하더군요.
끝없이 이어지는 자작나무 숲길을 지나며 영혼이 깃든 나무라는 생각을 했어요.
무더위를 쫒으며 드넓은 러시아의 자작나무를 그려봅니다.
임명옥   16-08-11 11:30
    
라라의 세 남자, 유리의 세 여자
전장의 역사속에서 우연과 자연으로 이어지는 삶의 이야기였습니다. 잔잔한 수채화같이 이어지는 글 속에 강함이 있고 정신이 있고, 역시 시같은 소설이었습니다. 명작의 힘인가 봅니다.
좋은글 완독했다는 뿌듯함을 만끽했습니다.
반장님의 노고와 함께 하는 샘들의 열정이 느껴지는 러시아문학반입니다. 늘 다음 수업이 기다려집니다~~*
     
심희경   16-08-12 17:34
    
저도 닥터 지바고를 읽고나서 엄청 뿌듯했답니다.
임명옥샘, 편집부 일에 항상 성실한 모습에 감동이에요.  복 받을 거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