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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늘 광목 북북 찢어대며 매미가 요란하게 울부짖고 (일산반)    
글쓴이 : 한지황    15-06-08 18:54    조회 : 5,621

고향으로부터 소식이 왔다.

오이꽃 호박꽃이 피었다고!

 

하늘 광목 북북 찢어대며

매미가 요란하게 울부짖고

나무에서 흘러나온 그늘은

흥건하게 땅을 적시리.

심해지는 새댁 입덧

아이들 반바지는 더욱 짧아지고

강물은 통통 살이 오르리.

늦저녁 뽕나무 가지마다

주렁주렁 열린 개구리 울음

오디는 검붉게 익고

풀잎 이슬에 핀 별꽃들

논둑 밭둑 길 환히 밝히리.




바로 몇 시간 전 수업을 하러 오시면서 스승님이 쓰신 시입니다.

아직은 페이스북에 올린 따끈따끈한 글이지만

곧 제목을 달고 세상에 나와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두드리겠지요.

하늘 광목 찢어지듯 울어대는 매미라든가

땅을 적시는 그늘같은 표현을 쓸 수 있어야 합니다.

5월말부터 피기 시작하는 오이꽃은 본격적인 여름의 시작을 알립니다.

심해지는 새댁 입덧은 생산의 계절이 왔음을 말하면서

애가 들어섰으면 좋겠다는 심정을 나타냅니다.

강물은 불어나고 아이들은 쑥쑥 자라 반바지가 짧아졌지요.

뽕나무 마다 열린 개구리 울음에서는 상상력을 엿볼 수 있습니다.

이슬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별이 보여 세상을 환하게 합니다.

역시 감히 우리가 따라갈 수 없는

감수성과 상상력 보물 상자를 갖고 계신 스승님의 시는 기가 막힙니다.

 

자기 검열로부터 자유로워야 글을 쓸 수 있습니다.

내 글을 읽고 주변 사람들이 상처를 입거나 화를 낼까봐

검열을 하면 뻔한 이야기 밖에 나오지 않으니까요.

구효서 소설가는 누나와, 은희경 소설가는 남편과 글 때문에 사이가 멀어지기도 했습니다.

공지영 소설가는 마지막 남편으로부터 고소까지 당했고요.

우리 스승님도 아버지에 대한 글을 쓴 후 동생으로부터 싫은 소리를 들었답니다.

공광규 시인은 어머니 이야기를 쓰면서 가족회의를 했다고 합니다.

지인과 가족을 택할 것인지 아니면 글을 택할 것인지.....

 

논쟁에서 이기려고 하지 마세요.

지금은 진 것 같아도 집에 가면 내 이야기를 곱씹어 보고 설득 당할 수 있습니다.

상대방의 무의식 자아를 움직이세요. (내 이야기에 감동하도록)

상대방이 도망갈 통로를 주세요. (반발심이 생기지 않도록)

상대에 대해서 인정하고 시작하세요. (너도 40%는 옳다는 가정에서)

스승님이 우리에게 전해주신 남을 설득하는 노하우입니다.

 

당신이 모든 논쟁에서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저 당신이 스스로 진실되게 살 수 있도록 노력하십시오.

위의 말은 제가 어디서 따온 말입니다.

이렇게 생각하면 정말 마음이 편해지지요.

 

오늘 간식은 정미총무님이 소보로 단팥빵을 잔뜩 가져오셨어요.

독토시간에는 래순샘이 줄서서 사 오신 단팥빵이 그득했고요.

달콤한 단팥빵의 날! 두분 모두 감사드립니다.

다음 주는 헤이리로 야외 수업을 갑니다.

헤이리 김선희샘의 댁도 구경 갈 예정이어서 모두들 들떠 있지요.

6월의 줄장미가 아름다운 하얀 집!

상상만 해도 아름다울 것 같아요.

 


최영자   15-06-09 00:38
    
반장님의 후기가 총알같이  달려왔네요.
참  빠르기도 합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스승님의  미소와  반장님 .선희샘의 웃음이  아름다운 수업시간 이었습니다.
순간 포착을 잘 한 미경샘께 박수를 보냅니다. 

 논쟁에서 이기려 하지 말라. 상대방의 무의식 자아를 움직여라.
요즘 남편과 기 싸움을 하고 있는 저에게 솔깃하게 다가오는 말씀이었어요.
남편의 무의식 자아를 어떻게 움직여야  할까  아직  잠 못 자는 이유입니다. ㅎㅎ
한지황   15-06-09 09:10
    
ㅎㅎ 배움이 곧 실전으로......
누군가 삶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고 한마디로 정의했더군요.
문제가 없는 삶은 꿈도 꾸지말라는 뜻일까요?
문제가 없다면 죽음을 뜻할 테니
오늘도 문제를 해결하며 살아있음에 감사해야 될런지요.ㅎ
영자샘! 어제의 문제는 해결되었나요?
건승하시길........
진미경   15-06-09 10:22
    
실로 오랜만에 듣는 수업이라 천천히 밥을 씹는 마음으로 새겨듣게되더군요.

글쓰기는 인문학의 종합상자입니다. 남을 설득하는 노하우는 동시에 존중하는 비결이기도 하네요.
40%는 너도 옳다라는 마음으로 시작하고 도망갈 통로는 주라는 지혜!
그의 무의식의 자아를 건드리려면 상대에 대한 이해는 필수이겠지요.

오이꽃이 5월말부터 피는 여름의 시작을 알리는 꽃이니
스승님의 시의 제목으로 안성맞춤같아요.
여름의 풍경이 녹아있는 싱그러운 시를 선물받은 느낌입니다.
이제부터는 긴 여름을 잘 보내는 법을 연구해야겠어요.
뭘할까? 즐거운 고민의 시작입니다.

담주 야외수업 기다려져요.
모두 건강하시고요. ^^
     
한지황   15-06-09 11:44
    
맞아요. 인문학강의를 덩달아 듣게되는 수필강좌시간은 늘 배움의 열정으로 뜨겁지요.
계절이 바뀔 때마다 시기에 걸맞는 시어가 떠오르시는 스승님의 마음을 살짝 훔쳐다가 되돌려드리고 싶을 정도로 스승님이 부럽기만 합니다.
스승님의 여름은 남들보다 더 시원할것 같아요.
미경샘도 멋진 여름 보내세요!
     
최영자   15-06-09 11:52
    
역시나 ~
스승님의 시에 제목을 달고 싶은 사랑스런 미경샘.
 
오이꽃  좋네요.
저는  ' 별 꽃 ' 으로  ㅎ~
공인영   15-06-09 12:16
    
논쟁에서 이겨보려는 생과는 좀 반대의  거리에서 늘 살았지요...
한마디로 줏대가 없었어요 무엇보다 다투는 상황 자체를 가장 싫어했지요.
그런데 요즘..... 더 늦기 전에 싸워보고 싶어요. ㅋㅋㅋ
무엇이랑?  누구랑? ..... 글쎄요.
아마도 치열한 내 삶의 가치를 향한 모든 것들이라고  말해둘까요? ㅋㅋ
그런 의미에서 우리 영자 샘  아자 아자! 이겨라 이겨라......얍
받(영어), 
지금은 그저 우리 일산반 식구들과 스승님 모시고 야외수업 가보고 싶은 맘만 한 가득^^
결석하셨던 분들 모두 모시고 ''여름사랑' 나누며
이즈음 온통 우리를 전율케 하는 메르스의 공포도 잠시 잊어보고 싶네요.
그건  그거고....역시
알차고 또 따끔했던 수필공부였어요. 조금 더 삭히고 익히는 시간을 들여
인생을 문자로 풀어내려는 우리의 노력이 성과를 이뤘으면 하는 맘 간절합니다.

부지런한 반장님은 고생하셔도 이번에도 까먹기 직전에 치고들어온 후기 덕분에
좀 건졌어요, 아직 머리와 가슴에 남아 있어요. 헤헤 
우리 반장님 수로도 한 수 위란 말이야~~~~~감사 감사!
한 주만  못봐도 정말 궁금해지더란 말로 행복했던 느낌을 대신하며
남은 며칠 건강히 지내시고 담주 챙모자에  멋진 선그라스 쓰고 만나요. 우리~~~~~

참, 그 단팥빵 어쩜 그리 맛있고 푸짐했나요?
빵빵하게 들어있던 달콤한 팥속이 총무님 마음 닮은 것 같아 엄청 맛있었다구요~땡큐
이사 준비 잘 하시고 짐 나를 사람 부족하시면 기냥 부르세요 우릴 ~~^^
     
한지황   15-06-09 13:23
    
내 삶의 가치를 향한 투쟁이라....
멋져요. 인영샘!
저와는 정반대의 방향을 보면서 살아오신 듯도 하고.....
저도 남과의 투쟁은 아니지만 내 중심적으로
나를 위해 열심히 살아온 것 같거든요. 
근데 논쟁에서 꼭 이길 필요 없다는 말이 참 가슴에 와닿았어요.
우리는 대개 내 생각이 상대방에게 수용되지 않을 경우
속상하고 화가 나잖아요?
나랑 생각이 다른 것을 인정해야 한다고 하면서도 말이지요.
마음껏 내 생각을 피력하고
그 생각이 먹혀들어가지 않더라도 의연할 수 있다는 것.
역시 타인의 말을 열심히 듣고
나랑은 생각이 다른 걸 하고 떳덧하게 말할 수 있다는 것이
대인관계에서 솔직할 수 있는 방법같아요.
남이 내 생각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을까하는 염려없이
떳떳하게 나를 드러낼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고요.
챙모자에 선글라스 낀 인영샘의 모습을 그려보며........
박래순   15-06-16 23:35
    
논쟁에서 이기려 하지 않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