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례반장님, 박유향총무님, 목동반을 위해서 애써주셔서 감사합니다.
백화점에서 준비한 손 소독제와 체온 측정기가 우리를 먼저 반기긴 했지만 메르스의 두려움을 뚫고 오신 목동반님들 모두 환영합니다~~.
오늘은 손동숙샘께서 <수빈>에서 맛난 점심을 사주셨어요^^. 너무 감사히 잘 먹었습니다.
이상일샘께서는 비타민과 마스크를 챙겨오셔서 목동반에 나눠주셨어요^^. 따뜻한 배려에 감사드립니다.
오랜만에 송교수님께서도 참석하신 티타임에서는 소중한 수다로 메르스의 공포도 날려버렸답니다.
여러 샘들의 사랑과 마음씀으로 항상 화기애애하게 화합하는 목동반의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오늘은 글이 없어서 송교수님께서 다자이 오사무의 작품집 <만년> 중 '열차'를 가지고 강의해주셨어요.
간단히 수업내용을 올립니다.
<<다자이 오사무의 소설 <만년>(1936) 중 ‘열차’>>
다자이 오사무: 동경대 불문과를 중퇴한 작가. 아주 어렸을 때부터 좌파운동을 심하게 하다가 대학입학 후 활동을 그만두고 문학에 전념했다. 39세때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송교수: 가장 수필 같은 소설이라 소개하게 되었다.
일본에서 아주 유명한 열차에 얽힌 ‘사랑과 이별’에 관한 소설이다.
“나한테는 그런 경솔한 행동을 하기 쉬운 슬픈 습성이 있었던 것이다.”는 멋진 표현이다.
“수년 전 나는 어느 사상단체에 잠깐 관계를 했던 적이 있고 그 후 얼마 안되어 대단치 않은 변명을 내세워 그 단체와 헤어져 버렸는데, 지금 이렇게 병사를 눈앞에 지켜보고 또 창피를 당하고 더렵혀진 채 귀향하는 데쓰 씨를 보고 있노라니, 나의 그런 변명이 서고 안 서고를 따질 게 못된다고 생각한 것이다.”라는 문장도 좋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배웅 나온 사람에게 그 출발 전의 3분만큼 질리는 건 없다.”라는 문장은 기가 막힌 표현이다. 배웅자들이 모두 공감하는 말이다.
독자: 자전적 소설인가?
송교수: 자전적 소설로 이별하는 사람들의 이별하는 것에 대해 ‘멍한 것을 멍하게’ 쓴 소설이다. 감각파로 볼 수 있는 면모가 잘 나타났다. 감각적으로 잘 표현했다. ‘사(私)소설’이라고 하는데 일본문학의 대표 장르로 자리매김한 장르이다. 작가를 전체 다 드러내서 정말 알다가도 모를 또 다른 것을 드러내준다. 이런 경향의 영향을 받은 것이 김승옥 세대이다. 소설가 손창섭(50년대 세대)이 이런 소설을 썼다. 손창섭은 일본에서 살았고 학교도 나왔던 소설가이다. 자신의 사적인 얘기를 다 드러내서 소설을 썼다.
일본문학은 거의 다 그렇다. 미시마 유키오의 <금각사>도 그렇다.
수필은 바로 자신이다. 그래서 수필 내용은 자신이 책임을 져야한다. 이런 소설이 수필과 비슷했다.
독자: 부인 얘기가 너무 가혹했던 것 같다.
송교수: ‘시골여자로 무식하다’고 표현했는데 물론 사랑해서 결혼했겠지만 부인에게 그런 면도 있었을 것이다. 그런 면만 부각해서 말한 것이다. 자신의 모든 면을 오픈했기에 독자가 공감할 수 있다.
다자이 오사무는 집안이 부호였는데 어렸을 때부터 좌익활동을 했다가 동경대학에 입학해서는 문학으로 돌아섰고, 대학 3학년때 애인과 동반자살도 시도했는데 애인은 죽고 자신은 살았던 과거도 소설에 썼다. 39살에 자살로 생을 마감한 작가이다.
우리는 장편 <사양(斜陽)>, <인간실격> 등을 아주 재밌게 읽었던 세대이다. 일본에서는 ‘사양족’이라는 세대가 있을 정도로 인기를 누렸던 작가이다. 퇴폐적이며 감각적인 소설을 썼다.
다자이 오사무는 작가가 자신을 다 깎아먹고 죽은 경우이다.
<만년>이라고 작품집이지만 그 안에 ‘만년’이라는 제목의 작품은 없다. 이 작품을 27세때 출간했다. 나는 학생들에게 말하기를 이렇게 제목을 쓰면 안 된다고 하곤 하는데 그 이유가 작가가 뭔가 예감한 것이 아닌가 싶었기 때문이다.
<만년>의 후기에 다자이 오사무는 “나는 이 작품집 한 권을 위해 10년을 허비했다.” “100편이 넘는 작품을 불태웠다.”라고 고백하면서 “나는 오직 이 책 한 권을 만들기 위해 태어났다.”고 말할 정도로 자신을 모두 쏟아부어 몰입한 책이다.
팡세를 좋아하는데 그는 책을 출간할 때 ‘나는 이 책을 짧게 쓰기에는 시간이 없었다.’라고 한 말이 유명하다.
<역행>에서는 애인과 동반자살을 시도한 심경이 드러난다. 삶이 다 거짓이고 내 삶에서 거짓이 아닌 것은 태어난 것과 죽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사소설’의 특징은 자신을 온전히 진실 되게 드러내는 것이다.
독자: 아무리 ‘사소설’이라 하더라도 일부러 그렇게 해보는 것도 있고 그것을 소설로 쓰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여기도 ‘일부러’ 아내를 데려갔다고 나오는데 그런 경우가 아닌가 생각했다.
송교수: 그런 면이 있을 것이다. 일본의 한 불교대학에 어느 조각가가 정문을 기증하면서 ‘바보들의 문’이라 이름 붙였더니 그 대학에서 그 정문을 받지 않고 돌려보낸 일화가 있다. 나는 그 이름이 아주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그것을 받아들이냐는 또 다른 문제인 것 같다.
독자: 천재들이 자살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그들이 젊은 시절에 자살했기에 천재로 평가받는 것인지, 만약 오랫동안 살았다면 그런 평가를 과연 받았을지 묻고 싶었다. 자살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는데 생명에 대한 존엄성이 먼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송교수: 다행이도 지금은 그런 천재의 시대가 아니고 예술가가 별로 자살하지 않는다. 노벨상 수상자 가와바타 야스나리는 가스로 자살했고 미시마 유키오는 할복을 해서 죽었는데 그런 세대가 있었던 것 같다. 일본에는 퇴폐적 낭만주의가 있고 영웅적 낭만주의가 있다고도 한다.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설국>같은 소설도 우리가 보기에는 너무 나약하고 별거 아닌 것 같다. 그런데 일본에서는 아주 높게 평가한다.
가와바타 야스나리는 평생 일본의 아름다움 등을 작업했기에 노벨상을 탔다고들 한다. 오에 겐자부로는 평생 좌익활동을 해서 또 노벨상을 받았다.
그래서 하루키도 노벨상을 탈 가능성이 있다. 그는 서구식 일본문학을 대표한다. 하루키는 5년을 외국에서 살았고 외국문화를 일본에 들여왔다. ‘노르웨이의 숲’이나 ‘카프카의 해변’등은 노벨상을 겨냥한 것이다.
#목동반 소식
점심을 내신 손동숙샘.. 다시 한번 감사드리고요, 비타민과 마스크를 무겁게 가져오신 이상일샘께도 감사한 마음 전합니다^~.
다음 주는 김혜민샘의 등단파티가 있습니다.
모두 시간을 비워두시길...
다음 주에는 송교수님의 소설을 하겠습니다.
목동반님들.... 한 주간도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