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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을 쓰는 일은 바위를 뚫는 것과 같다(무역센터반)    
글쓴이 : 오길순    15-06-17 19:39    조회 : 5,345
글을 쓰는 일은 바위를 뚫는 것과 같다.
 
 요즘 웃을 일이 적어진 탓일까요? 웃음이 그리운 때문일까요?
병아리처럼 노란 옷을 입으신 S님, 분홍색으로 멋 내신 F님, 레이스 옷자락 상큼하게 하신 L님, 까망의 J님, 늘 우아하신 A, B, C, D, E, F, G님...
 
 패션모델 같은 여러분 속에 앉으니 저 홀로 속웃음이 지어지더군요. 색채를 만지는 화가처럼 문학인들은 마음의 승화를 옷차림으로 하시나 싶었지요. 아무런 약속도 없었는데 상황을 떨칠 준비를 깔끔하고 선명한 색깔 옷으로 단단히 하신 것 같아서요.
 
 실제로 유치원 실험에서 빨강색을 입은 아이들이 더 활발하고 파랑색을 입은 아이들이 더 침착하더군요. 밝은 옷을 입으면 우리들 마음도 실험군 아이들처럼 환해질 것 같기도 하지요? 씩씩한 행진곡을 듣는 것 같다고 할까요?
 
 아침 일찍 씩씩하게 올라가니 능소화 핀 하늘 정원이 반겨주었어요. 붉고 푸른 폭포 그림이 서늘하게 전시된 그 곳에서 내다본 하늘 정원은 잠시 천국의 환상을 주었죠. 말없이 피는 꽃들을 배경으로 다양한 화이트 가구가 한가로이 진열돼 있었거든요. 탁자 의자 그네 침대 등, 물건매매도 그렇게 시선을 끄는 전시로 해야 성공할 것 같았지요.
더불어 맛있는 원두를 한 잔 얻어들고 일찍 온 한가를 즐겼죠. 누구랑 데이트 했냐구요?^^비밀^^입니다. 이건형선생님, 이종열선생님, 이신애선생님, 울 최화경 반장님은 아실랑가요?^^
 
 하두 웃을 일이 궁하야, 중언부언 해 봤습니다.
 
오늘 작품
1. 이신애님...마디마디
2. 심재분님...아름답게 늙고 싶다
3. 신성범님...후배가 무섭다
4. 김초롱님...적막강산
 
합평 내용
1. 한 주제에 소재가 과잉해도 작품성이 산만하다.
2. 한 작품에 삽화는 한 두 개 정도가 알맞다.
3. 글을 쓰는 게 바위를 뚫는 것과 같다.
4. 곡언법의 활용
   적다........많지 않다.
   싫다........좋아하지 않는다.
5. 의존명사, 듯............먹을 듯 말 듯
   접미사, 듯(이)......간 듯이, 접미사는 저 홀로 구실을 못한다.
   보조 형용사, 듯 했다.....보조 형용사, 띄어서 쓰는 걸 유의하자.
6. 수필을 칼럼이 아닌 문학적 작품으로 쓴다.
7. 중언부언하지 않는다....한 문장에 같은 말 두 번 쓰지 않는다.
8. ‘꼰대’말씀은 지양한다.
9. 감정을 글에 내세워 쓰지 않는다.
   수필의 주제는 가능한 가정사를 지양한다.
10. ‘혼불’은 세시 풍속이 섬세하게 기록된 박물지와 같다.
 
 일찍 세상을 떠난 ‘혼불’ 작가 최명희는 ‘글을 쓰는 게 바위를 뚫는 것과 같다.’고 했다지요?
우리도 마음을 다해 연구하고 깊고 무겁게 여겨서 한 편의 글이라도 자신있게 세상에 내놓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써도써도 부끄러운 글을 또 부끄럼 없이 내놓을 때마다 얼마나 부끄럽기만 한지요.
 
 세상이 떠들썩해도 꽃들은 제 몫을 다 하듯이 , 결석도 없이 오신 회원님들, 학창 때 개근상 해마다 타셨지요?^^
저는 홍수가 나서 다리가 끊겨도 20리 길을 갔지요. 아니 60리 길을 돌아서 걸어간 적이 있지요. 운동화에 모래와 빗물이 고여 얼마나 발가락이 쓰리던지요! 온갖 잡념으로 배운 건 별로 없는 그날인데 다리 아픈 건 평생 진정한 추억으로 남았답니다. 온 종일 체온으로 말려도 교복이 마르질 않았어요. (한 촌 사람 고백!^^)
 
 주기영님의 인절미를 간식으로, 식당 ‘송’에서 메밀국수를 점심으로, 화기로운 하루가 이렇게 지났습니다. 여러분 이 밤도 모두 행복하십시오~~~

심재분   15-06-17 21:02
    
저녁시간 내내 신경숙 '표절 '사건으로 떠들썩한 가운데
오길순 선생님 산문  '사모곡'표절도 살표봤어요.
어쩌면 표현이 그렇게 비슷한지요?
선생님 진실은 언제고 밝혀 질거라 믿습니다.

"사람다운 세상 잘 살고 간다"
 극심한 병투병속에서  이런 말을 남기고 세상을 떠난 '혼불'을 쓰신
최명희님을 생각하며 오늘 하루를 반성해 봅니다

주기영님 콩가루 묻힌  쑥 인절미 맛있었어요.
     
오길순   15-06-18 09:29
    
재분님, 두루두루 배려해 주신 점 감사하와요.^^
 
요즘 만물의 영장이라고 자긍했던 인류가 참으로 허상처럼 여겨지네요.
현미경으로나 보아야 되는 바이러스가 치명적인 흉기로 되다니,
또 한 번 끝없이 겸허하게 살아야 할 이유를 보는 것 같아요. ^^

훗날 후회 되지 않을 그런 삶...
그래서 우린 수필을 써야 함을!!!ㅎㅎ
왜냐하면 수필은 세상을 맑혀 가는 문학이 아닐까요?^^
오길순   15-06-18 09:21
    
겨울 나비

      박상률

눈구름보다 더 높은 곳에
별은 떠 있어 못내려온다
잠시 나비가 되자
이 세상에서 가장 가벼운
날개를 달고 가장 위험하지 않게
나는 나비가
되자, 겨울이기에
춥다고 꽃마저 피어나기를 주저하고,
아니
거절하는데
봄을 기다려 날기엔 너무 늦다
겨울을 밀어내고
우리의 도시에 별을 띄우고
우리의 도시에 꽃을 피우게
튼튼한 날개를 단
한 마리 나비가
되자.
등굽어 휘어지더라도
눈구름보다 더 높은 곳의
별을 실어오고
발시려 얼어 터지더라도 
집집마다 잠든 꽃
볼비벼 눈 뜨게 하는
나비가 되자

이 세상 얼어붙어
눈물마저 꽁꽁 감추지만
울게 되리라
별이 빛나고
꽃이 피는 새벽 오면.

박상률 시집 <<꽃동냥치>>,지식을 만드는 지식
정충영   15-06-18 11:21
    
오길순님이 펼쳐논 밀탑 티파티로 제 3교시가
  재밌었지요.  이열치열, 따끈한 생강차 선택한 오샘과 저는
  차가운 빙수보다 시원해 기분이 상쾌했고...
  신경숙 작가의 표절문제를 도마에 놓고 콩콩다지다가
  오샘의 수필과 '엄마를 부탁해' 표절문제까지 다시 생각했고
  정의파 이민님의 소식까지 양념으로 등장,
  메르스의 공포를 해학 넘치는 얘기로 풀어준 화경 반장님까지
  우리가 누굽니까, 으스스한  공포분위기는
  여기엔 없었습니다. 즐거운 수요일.....
     
오길순   15-06-18 16:31
    
모두들 동안이시라고...
정충영 선생님 귀여우시다고...^^
늘 우리를 웃게 해 주시는 재치와 기지의 미인 정충영선생님...
그래서 그렇게 동안이신가 봅니다. 그래서 우린 선생님을 좋아하나 봅니다.^^

엄마를 부탁해는 절대로 터지지 않을 것입니다.
이 후 파장이 얼마나 확대되겠어요? 아마 절대로...
그래서 저는 담담하답니다. 영혼을 가져간 사람은 출판사를 동원해 허둥대더군요. ^^
 
그나저나 어서 비가 많이 내려서 우리들 마음 좀 씻어 주었으면...
메르슨지 뭔지 먼 바다로 확 쓸고 갔으면...
병상의 아픈 분들도 불뚝 일어서셨으면...

이건형선생님 딱새 둥지나 이 곳에 올릴수 있음 좋으련만...
옥화재님 오목눈이 둥지나 있었으면 흐리고 찌뿌드한 마음 상쾌해 질 것도 같은데요.
최화경   15-06-18 16:44
    
무역센터마당이 한바탕 즐거운 수다방이 되었군요.
전 이제사 지하철  한쪽귀퉁이 자리잡고 들어와서
님들이 다녀가신 발자춰를 더듬고있습니다
섬실히도 오길순쌤 부지런히 후기올리시는라 고생하셨구요
덕분에 편히읹아 복습도 해봅니다.
아침햇살아래 야외 파티장같은 11층의 테라스에서
넘 멋진 햄들의 티파티를 뒤로한채 부지런히 강의실로 달려갔었죠
열싱히들 총무님을도와 다과상차려주시는 님들의 섬김에 다시 힌번 감사드려요

신경숙씨의 표절사건 당분간 시끄러울것 같더군요
넘여러번 같은 시비를 부르는건 그렇게  하고있다는 반증미엏겠죠?
암튼 오쌤은 묵은체증좀 내려가셯겠네요

송쌤 오랫만에 등장하셨던데 담주는 거뜬히 나오시긼요
오햄 사주신 커피 감사했구요
울짝꿍 주쌤 콩고물인절미떡  끝내줬습니다~~!
     
오길순   15-06-19 10:16
    
우리의 긍지이신 최반장님,
주객이 전도되었네요.ㅎㅎ
님께서 바쁘신 관계루다가 지가 주인장 노릇을 허니..^^
요즘 많이 바쁘신가 보군요. 가족들도 멀리 계실터인데 더 바쁘신가 봐요.
우리 한국산문 덕분이겠죠?^^

묵은체증...그럴만 한데 묵은 체증이 더 하는 것 같아요.^^
하루 종일 긴장했던 탓인지...
맛이 간 위장이 더욱 콜셋을 입은 듯 ㅎㅎ

이럴 때일수록 조심하면 모두들 더욱 큰 복을 얻을 것도 같습니다.
병원이든, 문학이든, 내 마음이든...정신차려야 메르스 같은 현상을 치유할 것 같아요.
지가 뭘 안다고...괜시리 ㅎㅎ
임미숙   15-06-19 00:41
    
신경숙씨 표절 사건이 오늘도 시끄러워요.
비호하던 창비도 뭇매를 맞고서야 정신을 차리는지
시시비비를 가리겠다고 하더군요.

지금에야 오길순 선생님 어머님
안타까운 사연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걸 또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소설가가 표절한 것도~~

곡언법은 일상생활에서나 글에서나 꼭 필요한 것 같아요.
같은 표현도 돌려가며 해야 설득력이 있어요.
'솔직히 말해서'라는 표현은 다듬어지지 않은 마음의 표출이겠죠?

주기영님의 쑥인절미 저녁으로 맛있게 먹었습니다.
밀탑에서  3차 즐거운 자리까지 마련해 주신
오길순 선생님 감사합니다.^^
     
오길순   15-06-19 10:22
    
인생은 문득 썩은 동아줄 같은 이카루스 날개를 타고 가는
아주 작은 먼지같다는 생각이 떠오릅니다.
언제 추락할지 모르면서도 태양을 향해 날으는 이커루스의 촛농 날개
그걸 붙잡고 낑깅댔을 한 유명작가의 허세가 유난히 딱하게 여겨집니다. 
결코 사과나 시인은 없을 거라 여겼는데
어제 보니 출판사가 사과를 했더군요.
저는 그저 조금 기다릴 뿐이지요. ^^

주제가 무거워졌습니다. ^^
문득 세상사람 모두 나의 은인이라는...
내가 아는 분들은 물론
나를 모르는 이들도 물론
나를 짓밟는 이들도 물론..
무섭게 들이댔던 분일수록 모두 은인이라는...

늘 성심으로 반을 섬기시는 반장총무님, 그리고 여러 반님들...
얼마나 아름다우신 수요반이십니까?
설영신   15-06-19 08:49
    
오길순샘!
덕분에 복습 잘 했습니다.
밀탑에서 펼친 이야기 마당에 함께 못해 서운합니다.

메르스가 아직 활개를 치고 다니니
기분이 활짝 피지가 않는군요.
거기에 신경숙 사건도 한 몫 하구요. 

강의를 들을수록 글쓰기가 점점 더 어려워져
벌벌 떨고 있어요.
철 모르고 끄적인 것이 더 부끄러워지구요.
그렇다고 고만두면 너무 심심 할 것 같구요.
이른 아침 일어나 아침밥 준비는 안 하고 고민만 합니다.
그냥 여러분을 만나기 위해서라도 나가야겠지요?
우리반을 위해 수고해 주신 분들 정말로 감사드립니다.
     
오길순   15-06-19 10:28
    
모범이시고 우등생이신 설선생님,
무슨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
늘 반성하고 또 후회하고...
모르고 죄를 짓곤 또 미안과 후회로 살고...
더러는 용서도 하고...
고거이 우리네 보통 인생 아니겠습니까?

선생님들은 또 멀리 유학까지 하시며 수요일 오후를 탄탄하게 보내시니 얼마나 존경스러운지요!
이 모두가 우리가 최후의 한 작품을 위해 고군분투 하는 일 아닐까요?
떠나가시는 이정희님과 박윤정님을 보면서 정말 자랑스러웠어요.

꼭 좋은 결실도 함께 하시리라 믿습니다. (목사님 같죠?^^)
송경미   15-06-19 13:01
    
혈레벅떡! 무역센터반의 화기애애한 분위기에 끼려고
늦게나마 달려왔습니다.
오길순선생님의 자상하고 꼼곰한 후기에 수업 빠졌어도 복습 잘 하고
3교시에 무슨 얘기들이 오갔는지 소상하게 알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신경숙 표절시비는 드디어 곪아 터지는가 봅니다.
그 동안 얼마나 많은 표절시비가 있었는데 창비까지 손을 들고 나오니
작가의 양심과 앞으로의 행보가 궁금합니다.
어디까지 시인할지는 모르겠지만.

오샘께서 <<엄마를 부탁해>> 나오고 나서 수필을 표절당한 것 같다고
모티브와 일부 문장을 제시하셨을 때 깜짝 놀랐습니다.
이제 곧 진실이 드러나겠지요?

메르스 공포 이겨내고 다음 주에 반갑게 만나요.
     
오길순   15-06-19 18:00
    
일상을 훌훌 털고 멀리 떠날수 있는 송국장님, 부~~럽습니다. ^^
잘 댕겨 오셨지요?
모두 모두 기다렸지요.

정말 한 땐 저도 당황하고 억울하고 허둥대고...^^ 그랬지요.
지금은 세상은 이치대로 돌아간다고 여기고 있어요.
대로대로 살면 고거이 인생이라고요. ㅎㅎ
인생까지나 비약을 했습니다. ^^

우리 아자아자!
낙타가 어쨌다는 메르스를 마구마구 두드려 쫓아내야겠어요. ^^
주기영   15-06-21 01:14
    
모두가 기다리던 비가 내렸고,
'낮'은 소란스럽기만 하더니,
이제서야 깊고 고요합니다.

마음을 만져주는게 가능하다면 그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모두들 평안하시길.
-노란바다
     
오길순   15-06-21 13:43
    
주기영님은 제가 놓친 걸 잘도 기억하시는데...
오늘은 어째 살짝이 가십니까?^^

기록한 것 외에 많았던 것 같은데...
늘 아쉽고 그러구러 합니다.

유난히 맑은 날씨라서 비소식은 어렵지만 마음으로 기원하면
비가 내리겠죠?^^
모두 즐거운 일욜이 되시기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