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acheZone
아이디    
비밀번호 
Home >  강의실 >  한국산문마당
  Love of Siberia (러시아 고전읽기반)    
글쓴이 : 심희경    16-04-02 12:06    조회 : 5,225

Love of Siberia

이번 학기의 마지막 수업으로 영화 러브 오브 시베리아를 보았습니다.

1998년 러시아에서 개봉될 때 원래 제목은 시베리아의 이발사였고, ‘러브 오브 시베리아라는 제목은 국내 개봉 시 붙은 제목입니다.

45백만 달러의 제작비가 들었으며 시나리오 작업에서 영화화 까지는 10년이 걸렸습니다. 250명의 배우, 수천 명의 엑스트라, 40대의 마차, 비행기와 헬기까지 동원되는 러시아 최초의 블록버스터 영화입니다.

사관학교와 건물 장면은 임대가격이 저렴했던 체코에서, 미국 장면들은 포르투갈에서, 시베리아 장면은 하까시아, 끄라스노야르스크, 니쥐니 노브고로드에서, 모스크바 장면은 크레믈린 사원 광장을 포함하여 실제대로 촬영했습니다.

 

러시아인의 질투는 영국인들의 증기기관처럼 모든 것의 원동력이라는 빨리예프스키의 말처럼 질투는 이영화의 중요한 모티브가 됩니다.

1905년 여주인공 제인이 미군 캠프에서 훈련 중인 아들 앤드류에게 편지를 쓰면서 20년 전인 1885년 러시아에서의 일을 회상하는 장면으로 시작됩니다.

제인은 모스크바행 기차 일등실에서 사관생도 안드레이 톨스토이를 만납니다. 계부이며 연인이었던 맥크레켄과의 거래 때문에, 황실 발명위원회 위원장이자 사관학교 교장인 라들로프 장군에게 맥크레켄이 개발하고 있는 벌목기계의 발명을 완성할 수 있도록 지원금을 타내기 위한 여행이었습니다.

라들로프 장군은 제인에게 매혹되고 그녀에게 청혼하게 되는데 영어가 부족한 장군을 대신하여 사랑의 고백시를 읽던 안드레이는 제인에게 자신의 사랑을 고백합니다. 장군은 분노하게 되고 이 일로 지원금 타내는 일이 수포로 돌아 갈까봐 제인은 장군에게 안드레이는 그저 애송이일 뿐이라고 말합니다. 이 말을 문 뒤에서 듣게 된 안드레이는 사관생도들의 피가로의 결혼공연 중 세빌리아의 이발사역을 하다가 객석에 앉아있던 장군을 공격하여 상처를 입힙니다. 이 사건으로 안드레이는 황제를 공격하려 했다는 누명을 쓰고 노동 수용소 10, 시베리아 유형5년을 선고받습니다.

호송되는 안드레이를 보려고 기차역으로 온 생도들은 그를 보내며 군가를 부르고, 죄수차량에 갇혀있는 안드레이는 답가로 피가로의 결혼을 부릅니다.

그로부터 10년 뒤 제인은 시베리아로 안드레이를 찾아갑니다. 그곳에서 안드레이가 이발사로 일하면서, 집안의 하녀였던 두나샤와의 사이에 아이들을 낳고 살고 있는 것을 알게 됩니다. 실망한 마음으로 제인은 그곳을 떠나게 되고 안드레이는 멀리서 슬픔 가득한 눈으로 마차를 달려 떠나가는 제인을 지켜봅니다.

미군캠프에서 훈련 중인 아들 앤드류는 아버지 안드레이처럼 모차르트를 좋아해서 훈련조교가 모차르트는 훌륭한 작곡가라는 외침을 하게 합니다.

 

시베리아의 이발사의 의미는 시베리아 산림을 무참히 베어 버리듯 제인과 안드레이의 운명을 짓밟은 파괴적 힘을 가진 멕크레켄의 벌목 기계의 이름이면서, 시베리아 유형지에서 안드레이의 집 문패에 적혀 있던 그가 택한 직업인 이발사 안드레이를 뜻하기도 합니다.

미할꼬프 감독은 시베리아의 이발사라는 기계를 니쥐니 노브고로드 근처의 비밀 군수 공장에서 주문 제작하였고 촬영 중에 도둑맞을 뻔 한 일화도 남겼습니다.

 

유쾌하고 명랑하게 시작됐던 이 영화는 뒷부분으로 가면서, 이루어지지 못한 제인과 안드레이의 사랑 때문에 무겁고 우울해 집니다. 영화가 끝나갈 무렵 감성 풍부하신 몇 분의 훌쩍임이 들렸습니다.

저는 영화속의 사관생도들의 모습을 보면서 수십년전 육사 축제에 갔던 기억을 떠올리며 추억에 젖기도 했습니다.

이 영화는 눈 덮인 들판과 자작나무 숲길 등 러시아의 아름다운 풍경과 축제의 풍습들이 또 다른 볼거리였습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안드레이 역을 맡은 배우 올레크 멘쉬꼬프20살의 생도 역할을 하기에는 40세의 그의 나이로는 얼굴이 너무 나이 들어 보인다는 점이었습니다.

 

 

두 시간 반 정도를 영화에 푹 빠져 있다가 각자 가져 오신 음식을 나누며 소박하고 따뜻한 종강파티가 되었습니다. 지난 석 달 동안 일주일에 한 번씩 만나면서 알게 모르게 도타운 정이 쌓였습니다.

47일 부터 시작되는 새 학기를 기다리면서 더 많은 분들과 함께하고 싶다는 소망을 가져봅니다.

다음 주는 벨킨 이야기중에서 발사’ ‘눈보라’ ‘장의사’ ‘귀족 아가씨-농사꾼 처녀를 하게 됩니다.

 


박서영   16-04-03 19:11
    
러시아반을 위해 준비되신 심반장님의 봉사와 리더쉽으로  학기동안 많이 행복했습니다.

자작나무, 통나무집 가도 가도 끝이없던 시베리아... 여행의 기억도 다시 불러올 수 있었던 영화...
그리고 도시락 파티~  인연이 인연을 낳고~ 아름다운 우리들의 만남에 감사드려요.
김은희 선생님, 수고하셨습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정진희   16-04-03 22:30
    
피뜨거운청년시절.. 사랑에 눈먼 무모함과
절제를 벗어난 질투가 불러온 한 남자의 일생은
이기와  계산으로 얼룩진 ... 저를 비롯한
많은 현대인의 사랑을 되돌아보게 하는 영화였어요~
두번째 보는데도 우정과 사랑과 인간애에 대한
깊고 따뜻한 관점이 여전히 가슴을 울리더군요~
마지막..두나샤가 두아이를 데리고 문뒤에 서있던 장면과
떠나가는 제인을 바라보는 안드레이의 표정은 이영화의
백미로 제게 남아있네요~
특히 이영화의 배경과 역사적사실 등에 대한
김은희선생님의  설명을 들으니 감동과 이해가
배가되는것같습니다~학기  마지막주 영화감상~
한국산문 다른 회원님들 오셔서 함께 감상하면 좋겠어요^^
김정희   16-04-04 01:02
    
“러시아인의 질투는 영국인들의 증기기관처럼 모든 것의 원동력” 이라는 빨리예프스키의 말에
기형도의  <질투는 나의 힘>이라는 詩가 생각나네요.
십년만에 안드레이를 찾아온 제인을 피해 창고에서 시퍼런 낫을 들고 문 뒤에 숨어 흐느끼던  두나샤가
내내 잊혀지지않았어요. 질투가 힘이라면 러시아의 혁명의 8할은 질투로 이루어진거네요...
 구 소련의 국기國旗에 별과 망치와 함께 그려진 낫의 의미를 떠올려봅니다 .
하녀의 신분으로  강자에게 다시는 사랑하는 사람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두나샤처럼
처절한 저항의 힘 같은 것들이 모여 러시아 혁명의 원동력이 된거라고 말하면 지나친 비약일런지요.
영화  도입부에  안드레이가 기차에 오를때 목에 건 베이글 비슷한 러시아 빵 목걸이가
왜 그렇게 맛있게 보이던지...^^
그리고 기차안에서 제인이 안드레이에게 건네준 샴페인은 '뵈브 끌레꼬' 라는 유명한 샴페인인듯...
프랑스어로 '뵈브'는 미망인 이란뜻으로 '과부 끌레꼬' 라는 뜻이지요.
제인이 자기를 미망인으로 소개 한것과 무관하지않은것 같아 감독이 의도한 디테일에 내심 감탄했어요.
뭐눈에는 뭐만 보인다고~^^ 영화나 문학작품 속에 와인만 나오면 ....
암튼  오랜만에 실컷 울고 나서인지 몸과 마음이 불순물이 다 빠져나간듯 정화된 느낌이었어요.
풍성한 음식과 럭셔리한 종강파티를 위해 힘써주신 러시아반님들께 감사드립니다.
레빈샘께서 나눠주신 자료 <러시아의 문화 혁명> 정말 유익하게 잘 읽었습니다.
러시아 문화 예술 전반에 끼친 푸시킨의 영향력은 경이적이더군요. 특히 걸출한 러시아 음악의
대부분이 푸시킨 작품을 텍스트로 한거였네요.
무엇보다  '푸시킨 플레야드'라는 푸시킨을 둘러싼 문학의 별들에 대한 부분을 읽으면서
러시아문학 공부의 스펙트럼을 넓힐수 있어서 뿌듯했답니다. 감사드려요~^^

제가 주말에 성묘갔다가 늦게 귀가하느라  댓글이 늦어져서 죄송해요.
이영희   16-04-04 08:47
    
이런일이...웬일로 일찍 출근한 남편...그래서
이시간에 여기 들어올수도 있네요...이렇게 매일 나가준다면 월매나 좋을꼬ㅋ

먼저 강의실을  품격높은 소극장으로 바꿔준 정진희회장께 감사를.
틀을 깨면....사고의 폭은 무한대로....^^

영화보는 내내 김은희선생님이 주신 자료에서 여주인공역을 배우 킴 베이싱어로
하려했다는 것에 그녀의 연기스타일이 자꾸 오버랩되어 ...영화속 여주인공이 웬지
2% 부족하다는 생각이....ㅠㅠ
특히 오래 전 영화 최종분석이란 영화에서의  킴 베이싱어의 케릭터가 강열해서인지...

계부에게 농락당한 내용은 영화에서 나오진 않았지만 ..
그런 장면이 설명되야만...그녀에게 교도소 간부가 묻는 *당신은 누구냐*는
질문에....더 이해도가 높을수도...

정체성 혼란을 잘 소화해 낸 여자....그리고
아버지를 꼭 닮은 아들에게 고백편지를 쓰는 심정이
잘 녹여진 작품.

다음 영화를 시대하며..총총.
나도 늦은 이유가 궁금치 않겠지만...ㅎ 시누 다섯과
우리 내외...모두 용인 넷째네 집들이겸 모여....일박이일 봄을 만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