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총 네 편의 수필을 합평했습니다.
윤정미샘의 <아버지의 뒷모습>은 퇴직 후 67세가 되신 아버지께
방송 출연 이벤트를 선물하여 다시 결혼식을 올려드리는 이아기입니다.
지나치게 생략된 결혼식 장면을 더 구체적으로 묘사하면 멋진 수필이 될 수 있습니다.
제목은 <아버지의 결혼식>으로 바꾸는 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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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미경샘의 질문이 이어졌습니다.
“글 쓸 때 제목을 정하는 게 참 어려운데 좋은 방법이 있을까요?”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주제를 제목으로 정하든지
소재 중 중심 소재 즉 제재를 제목으로 정하면 됩니다.
여기서 제재란 주제 구현에 이바지하는 소재를 말하지요.
정지용의 <향수>는 주제를 제목으로 정한 경우이고
김광섭의 <성북동 비둘기>는 소재를 제목으로 정한 경우이지요.
글의 제목은 독자와 글 내용을 매개하는 촉매이자 글을 대표하는 얼굴이므로
주제와 의도, 내용과 특성을 단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되어야 합니다.
짧은 한마디 혹은 몇 마디의 말을 통해 그런 모든 의미를 압축하고 추상화해야 한다는 점에서
제목 붙이기는 작가의 재치와 재능이 드러나는 작업 같습니다.
제목만 보고 읽을 건지 아닌지를 망설이는 독자가 적지 않다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제목 정하기에 많은 고민이 동반되어야 할 것 같네요.
문정혜샘의 <인연>은 여러 번 고친 글로, 성실하게 수정 작업을 하시는 샘의 태도는
본받을 점이라는 스승님의 말씀이 계셨습니다.
절차탁마(切磋琢磨)라는 고사성어가 떠오릅니다.
열심히 갈고 닦아 수려한 수필을 완성하는 것이야말로
수필을 공부하는 우리들이 지향해야할 태도이겠지요.
고치고 또 고쳐서 오케이를 받을 때의 기쁨은 그래서 더욱 값진 것이지요.
오랜만에 글을 내신 공인영샘의 <내 인생의 한 때, 누구와 함께였던가>는
조금 거창한 제목에 대해서 더 연구해 보자는 선생님의 말씀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신혼시절 이웃사촌에 대한 이야기로 지금껏 그 만남은 이어지고 있다고 하네요.
신혼의 정의에 대하여 7년까지는 신혼으로 보아야 한다는 선생님의 말씀에
모두들 반기를 들었습니다.
“선생님의 신혼은 그렇게 길었어요?”라는 짖굳은 질문에
“나는 아예 신혼이 없었노라”는 선생님의 대꾸에 모두들 까르르 웃었지요.
한참 과거가 되어버린 그 때 그 시절을 떠올리며 다들 추억에 잠겨보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박래순샘의 <말투>는 고부간의 미묘한 갈등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요즘은 시어머니가 며느리 눈치를 봐야 한다지만
갈등 이유가 좀 약한 면이 있습니다.
예민한 시어머니의 입장 설명과 고부간에 화해하는 장면도
더 구체적으로 묘사할 필요가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잘 썼지만 독자의 공감을 얻기 위해
더 극적인 장면이 있으면 좋다는 말씀이시지요.
오늘은 여러 편의 합평으로 빠듯한 시간이었습니다.
결석자도 없이 모든 회원들이 함께 해서 한 해의 마지막 수업이 더욱 알찼습니다.
김화순샘이 한 분 한 분 모두에게 와인을 선물하셔서
더욱 송년의 분위기가 나는 듯 했습니다.
항상 많은 것을 베풀어 주시는 김화순님!
다시 한 번 감사를 드립니다.
박인숙샘의 정성이 가득한 클로버 잎을 코팅해서 모든 분께 선물해주셨습니다.
노란 봉투에 넣어 좋은 말씀까지....
샘의 정성에 할 말을 잃습니다.
언제나 열띤 강의로 하나라도 더 가르쳐주시려고 애쓰시는 이재무 선생님께도 진심어린 감사를 드립니다.
우리 반 회원님들!
지난 한 해에도 열심히 공부하시고 화목하게 지내 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여러분들과 함께 했기에 참 행복했습니다.
언제나 기다려지는 수업과 열띤 대화가 끊이지 않는 독서모임 또한
즐거운 추억으로 차곡차곡 쌓여져 가고 있지요.!
새해엔 더욱 건강하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만나뵙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