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반 오늘 이야기
동장군이 기승을 부린다는 날씨예보에 조금 걱정을 했습니다.
그러나 금요반 부지런둥이님들 어찌나 일찍들 오셨던지
추위도 깜짝 놀라서 저만치 갔는지 훈훈하기만 했습니다.
오늘은 김홍이님이 간식으로 준비하신 완두 팥 시루떡을 먹으며 교수님을 기다렸습니다.
항상 챙겨주시는 김홍이님 감사합니다.
모자를 쓰고 오신 송교수님. 서둘러 모자를 벗으시는데...
헤어스타일이 예술이라 수업 시작 전 저희들에게 깨알 같은 웃음을 선물하셨지요.
김옥남님의 <세모>
이글은 새해를 맞으며 작은 단상들을 쓴 글입니다. 줄어드는 연하장, 풍문으로 전해지는 부고장, 자녀들에게 오는 새해 선물, 보내온 선물을 지인들과 나누는 작은 즐거움들이 담겨 있습니다. “삶이 깊어갈수록 우리는 아름다운 원점으로 되돌아가는 듯하다”는 글의 말미 문장에서 연륜의 깊이가 느껴져서 참 좋았습니다.
송교수님의 평.
이 글은 지난번 것을 다시 쓴 글이지요. 군두더기 없는 문장으로 잘 다듬어 졌습니다. 더 고칠 것이 없습니다.
부지런히 쓰시고 잘 다듬으시는 김옥남님.
요즘 더 열심히 글을 쓰셔서 참 보기 좋습니다.
이원예님의 <어떤 만남>
이글은 수녀가 되었던 친구와의 만남을 쓴 글입니다. 30년만의 만남. 그 친구는 평범한 중년 아줌마가 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글의 후반부에 “바람은 막무가내 시간을 밀어낸다. 대나무가 서걱 거리는 소리에 우리의 삼십대가 지났고 동백꽃 뚝뚝 떨어지는 숲을 지나면서 사십대가 갔다. 지금 우리의 모습도 세월의 바람에 부대끼어 몽돌처럼 반질거리고 있지는 않은가.” 라고 쓰인 문장은 원예님의 심상이 잘 표현된 부분이라 읽으면서 참 좋았습니다.
송교수님의 평
좋은 글입니다. 소재도 신선하고 잘 써졌습니다. 원예님의 글이 점점 더 좋아지고 있습니다.
좀 더 욕심을 부린다면 이 글감은 심층적으로 들어갈 수 있는데 못 들어가 가고 있어서 아쉬움이 남습니다. 간극을 살폈으며 더 좋은 글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난주 댓글로 저를 감동시키는 원예님. 소재도 좋고 글의 흐름도 저는 좋았습니다. 송교수님이 원예님의 글 솜씨를 알고 더 좋은 글쟁이 만들려고 무척이나 애쓰셔서 제 부러움을 많이 받고 있는 것 아시죠.
소지연님의 <크리스마스트리>
이글은 크리스마스트리에 대한 글입니다. 어린 시절 교회에서 보던 트리, 필리핀에 있을 때 세워두었던 트리(이곳에서는 하얀 트리 대신에 화려한 트리를 세운다고 합니다). 그리고 유 티브에서 보았던 미라클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신선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로 조금 긴 듯한 글인데도 잘 읽혔습니다.
송교수님의평
소재가 좋습니다. 잘 읽혀지게 쓰인 글입니다. 그러나 소지연님의 전체적인 글은 만연체 문장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조금 줄여서 간략한 문장 만들기를 하셔야합니다. 뒷부분에 나오는 유 티브이 줄이시고 해설도 좀 더 줄여야 하며 중복된 문장도 손질한다면 더 좋은 글이 될 것입니다.
저도 늘 보는 트리인데 글로 쓸 생각은 하지 못했답니다. 주변에서 자주 보는 사물에서 이야기의 소재를 뽐아 내시는 탁월함이 소지연님께는 있는듯합니다.
조병옥님의 <예수님은 가끔 버스도 타신다>
오늘 조병옥님은 감기가 심하게 걸려 결석을 하셨답니다. 대신 황경원님이 잘 합평 받아서 전해주기로 하셨기에 이글도 합평을 했답니다. 송교수님은 작가가 없으니 마음껏 말해보라도 저희들을 살살 부추기셨지만 너무 잘 쓰인 글이라 저희모두 아무 말도 못했답니다.
앞부분에는 상황을 설명하는 한편의 시가 뒷부분에는 그런 상황들을 자신의 심상으로 끌어들인 수필이 잘 어우러진 글입니다.
송교수님의 평
잘 고쳐졌다. 아주 좋다. 제목을 ‘예수님은 가끔씩 버스도 탄다’로 고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더 무슨 말을 하겠습니까. 감기 얼른 떨치시고 다음주에는 만날 수 있기를요.
안명자님의 <할머니의 손등> <조>
두 편의 글은 지난번에 한번 합평 받았던 것입니다. 다시 온 글은 군두더기 없이 담백하게 다듬어졌습니다.
송교수님의 평
두 편 모두 잘 정리가 되었습니다.
안명자님은 글을 내고 합평 받고 고치고 또 고쳐서라도 반드시 마무리를 하시는 분입니다. 저는 한번 합평 받고는 다음을 기약하며 밀쳐두는데...(또 반성합니다) 다음에는 또 어떤 글을 내실지...
이렇게 수업이 끝났습니다. 송교수님은 약속이 있으셔서 점심 함께하지 못했습니다. 다른 메뉴를 원하시는 금반님들을 위해 새로운 식당으로 갔는데 예약시간보다 늦게 왔다는 원성을 들었지요. 틀림없이 1시 30분으로 예약했는데 12시 30분으로 예약되었었다고 자리 비워두느라 손님도 못 받았다는 푸념이었습니다. 열 받은 총무는 간만에 목청을 높여 여러 마디 했습니다. 나중에야 다른 단체 예약과 착각했다고 사과를 하더군요. 문화센터로 예약을 했었는데 다른 단체도 문화센터로 12시 30분에 예약을 했다고 하더군요. 수필반이라고 명시를 했어야했는데 제 잘못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과하다 싶을 정도의 친절한 최상의 서비스를 해주셔서 간만에 대접 받는 기분으로 점심을 먹었습니다. 목청 높인 보람이 있었습니다.
오늘 지민언니가 오늘 꽃분홍색 롱코트를 입고 와서 저희 모두 넘 멋있다고 칭찬을 했지요. 추위도 저 만치 물러가게하는 화사한 꽃분홍 롱코트였답니다. 색상과 디자인에 반해 원예님은 입어보기도 했습니다. 원예님도 잘 어울렸습니다.
집으로 오는 길. 지민언니가 색상이 너무 튀어서 다음에는 못 입고 올 것 갔다는 말을 하고 자주 입으면 옷이 이것만 있는 줄 알겠다는 농담이 오고 갔습니다. 그때 갑자기 어느 중년부인이 다가오더니 너무 예쁘니 계속 입어도 된다는 말씀을 하셨답니다. 저희들은 놀라기도 하고 낯선 이에게 듣는 칭찬에 잠깐 어리둥절하기도 했습니다. 아마 그분도 참 예뻐 보였나 봅니다. 그러니 지민님 그냥 이 겨울 끝날 때 까지 계속 입으셔도 될듯합니다.
이렇게 금요반 오늘 훈훈하게 마무리 되었습니다.
후기가 너무 늦게 올랐지요. 사실은 제가 수업마치고 동생 만나 너무 오래 수다 떠느라 늦게 귀가한 탓입니다. 수다만 떨었겠습니까? 맥주도 얼큰 한잔 했더니 제 정신 차리는데 시간이 좀 걸렸답니다. 후기 기다리셨던 금반님들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