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영일 <영화 ‘변호인’을 보고>
작가: 관객이 천만이 넘은 영화인데 영화를 보고 감동 받아서 쓴 글이다. 아쉬운 점은 미국의 법정드라마처럼 섬세하게 그려내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독자: 너무 민감한 문제인데 너무 쉽게 쓴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송교수: 정치적인 문제나 영화 내용의 문제는 끝이 없기 때문에 건드리지 말고 글에 대해서만 언급하고 싶다. 아직도 우리나라 소설이나 영화의 수준이 ‘선악’구도에 머물러 있다. 현대적 인물은 선악의 화신이 아니라 상황의 캐릭터이다. 상황에 따라 인물의 선악 구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산업혁명이후 리얼리즘 시대에는 상황이 중요하다. 그 이후에는 ‘사회적 결정론’으로 사회가 인물을 그렇게 만들었다라고 설명한다. 한국의 근대문학은 일제시대에 형성되었고 그 때는 ‘일제에 항거하는 것이 선, 그렇지 못한 것이 악’으로 구분되었기에, 그 후에도 정치적인 문제에서는 ‘선악’의 구도가 너무 명확하게 굳어져버렸다. 이 영화도 그런 ‘선악관’에서 벗어나지 못한 한계가 있다. 개인적으로 이창동 감독을 좋아하는데 그는 예술 영화를 만들어서 흥행에는 그렇게 성공하지 못하지만 예술적으로 완성된 ‘문예영화’이다. 영화 ‘시’를 봐도 그렇다. 이창동감독 자신이 시와 소설을 쓰기 때문에 그런 문예영화가 가능한 것 같다.
정치적인 문제는 논외로 하는 것이 좋겠다.
우리나라 영화가 풍요로워지려면 빨주노초파남보 등 모든 색깔영역을 지녀야 한다고 생각한다.
백춘기 <아직도 워낭소리가 들린다>
작가: 제작년에 어머니 임종을 지키면서 어머니에 대한 글을 쓰고 싶었다. 임종시에 어머니의 동공은 이미 풀렸는데 의사 말이 아직은 들리고 보인다고 해서 어머니가 차갑게 식어갈 때까지 어렸을 때부터 그 때까지의 좋은 추억을 어머니께 들려주었다. 어머니와는 같은 소띠였고 각별한 정을 나누었기에 그런 감정을 쓰고 싶었다.
독자: 두 편 모두 질투가 나도록 잘 쓴 글이다. 특히 어머니에 대한 추억이 너무 잘 드러나 있어 좋았다.
독자: 제목을 ‘아직도’를 ‘지금도’라고 고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송교수: 백춘기샘의 글은 좀 긴 것이 특징인데 긴 글은 엉키기 쉽기 때문에 나누는 것도 좋다. 글을 한 번만 더 다듬었으면 좋겠다. ‘워낭소리’와 ‘어머니’를 접목시킨 것이 과연 적절한가라는 문제를 묻고 싶다. 과연 소와 어머니를 연결시키는 것이 좋은지 한 번 생각해보면 좋겠다. 사모곡은 모든 사람이 부르고 싶은데 자신은 영원히 부르지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도 하는데 과연 언제 어떻게 부를 것인지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
독자: 워낭소리는 소에게 특징적인데 어머니와 비교해서 오히려 어머니의 의미가 조금 작아지는 것 같다. 소와 주인을 연결해주는 워낭소리를, 어머니와 작가의 관계에 대비하는 것은 조금 맞지 않는 것 같다.
독자: 보통 어머니에 대해 쓰면 어머니의 위대함이라든가 좋은 면을 쓰는데 작가는 얼마나 어머니와 친했는가를 썼기에 다른 면이 보여서 좋았다. 그런데 어머니를 소에 비유한 것은 한 번 생각해 보면 좋을 것 같다.
백춘기 <치욕의 역사도 역사다>
작가: 잠실 석촌호수 옆에는 ‘삼전도비’가 있는데 안내문도 없이 초라하게 서 있다. 물론 치욕의 역사이지만 중국 자금성에서는 308개의 금이 벗겨진 철항아리도 잘 보관하고 있기에 그런 생각이 들어 쓰게 되었다.
독자: 수필보다는 칼럼에 가까운 글인데 너무 좋았다.
독자: ‘치욕의 역사도 역사다’라는 제목을 바꾸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송교수: 어디에다 초점을 맞춘 것인지... 중앙청, 삼전도 등의 치욕의 역사가 나오는데 중앙청으로 시작했으니 중앙청으로 끝을 맺어주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인왕산 자락이 아닌 다른 곳에 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작가: 김영삼대통령이 ‘벽돌 하나도 남기지 말고 부숴라’고 해서 다 없애버린 것이 아쉬워서 글을 쓰게 되었기에 중앙청으로 끝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송교수: 요즘 ‘기억’에 대한 단편을 쓰고 있는데, 자신도 일본의 문제를 다루면서 중앙청을 소재로 썼다. 일본의 문제는 기억이 화석이 되어야만 감각이 마비되어 용서할 수 있을 것 같다. 개별적 기억이 집단의 기억으로 갔다가 그것이 더 멀어져서 화석이 되면 일본의 문제도 지나쳐 갈 수 있게 될 것 같다.
정진희 <인생에는 마이너스가 없다>
작가: 제출하고 나니 제목이 재미없는 것 같아서 영화 ‘두사부일체’를 패러디한 ‘도사부일체’로 바꾸는 것이 어떨지 생각해봤다. 도둑을 만났을 때의 경험을 쓴 것이다.
송교수: 강도를 대처하는 대범함을 보고 글을 읽고 나서 ‘참 통도 크다’라는 생각을 했다.
독자: 강도의 어머니가 찾아온 일화를 좀 더 자세히 묘사하면 좋을 것 같다.
독자: 엔도 슈사큐의 ‘인생에는 마이너스가 없다’를 바로 그때 떠올린 것인지..
작가: 그렇다. 평소에 좋아하던 작가였기에 바로 떠올랐다.
송교수: 제목을 바꾸면 엔도 슈사큐의 말도 다시 처리해야 될 것 같다. 제목을 그대로 두어도 좋을 것 같다.
#월요반 점심과 티타임
제주음식을 하는 곳에서 점심을 했습니다.
맛난 점심과 티타임에서의 수다가 빠지면 일주일이 너무 힘들 것 같네요.
역시나 중독성 강한 월반입니다^^~.
금요일과 토요일에 문영일샘, 이청자샘, 윤신숙샘이 출연하는 연극 관람을 합니다.
박유향 총무님께 신청해주세요....
오늘은 많이 추웠는데 일주일 건강하게 보내시고 다음 주에 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