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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웃의 아이를 죽이고 싶었던 여자가 살았네 (러시아 고전읽기반)    
글쓴이 : 심희경    16-12-17 20:03    조회 : 9,916

<이웃의 아이를 죽이고 싶었던 여자가 살았네>

류드밀라 페트루솁스카야(1938~ )

 

잔혹동화의 냄새가 풍기는 제목에서부터 예사롭지 않았습니다. 슬라브 우화가 바탕에 깔린 7편의 동화 속에는 우리 내면의 악한 부분과 양심의 소리를 무섭게 나타내면서 잔혹성속의 인간성 회복을 보여줍니다.

 

작가 류드밀라 페트루솁스카야는 1938년 모스크바에서 태어났습니다. 조부 N. 야코블레프는 구소련의 소수민족들을 위한 문자를 창제한 대 언어학자였고 부모는 철학, 문학, 역사 대학에서 수학했습니다.

전쟁기간 동안 반 기아 상태로 어린 시절을 보내며 친척집을 떠돌거나 우랄산맥 근처의 고아원 등에서 지내다가 전후에 모스크바로 귀환합니다.

일찍부터 시를 쓰기 시작했고 모스크바 국립대학교 언론학부 졸업 후 기자로 일하면서 소설과 희곡을 씁니다.

<들판을 지나> <불멸의 사랑> <황금빛 여신> <검은 나비> <두 왕국> <나의 개인적인 삶에 대한 이야기> 등의 작품이 있고 푸쉬킨상, 부커상, 트라이엄프상을 받았고 <이웃의 아이를 죽이고 싶었던 여자가 살았네>로 세계환상문학상을 수상했습니다.

희곡을 썼기 때문에 드라마성이 강한 그녀의 작품에 대해 비평가 이바노바는 그로테스크, 과장, 부조리를 이용한 그녀의 작품은 섬세하게 실존의 문제를 다루는 드라마와 같다라고 했고 고골의 계승자이자 솔제니친 이후 러시아의 살아있는 가장 위대한 작가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이 작품은 공산주의가 무너지고 자본주의가 정착되기 전의 20세기형 작은 인간들을 보여줍니다. ‘초르누하’(암흑의 테크놀러지) 소설로서 주인공은 삶에 지치고, 운명에 기만당하고, 사랑받지 못하며, 엄혹하고 무정한 세계 속에서 고통당하는 불행한 사람들입니다.

고독, 삶으로부터의 이탈, 버려짐과 안착되지 못한 불안정성의 고독한 주인공은 어쩌면 우리안의 또 다른 나의 모습일지도 모릅니다.

이야기 자체, 스토리에만 의존한 이 속에는 사람 내면에 있는 법관(양심)의 소리와 치유의 힘이 깃들여 있었습니다.

 

토론 때 나온 이야기들은

모성성과 여성성의 대립이 있었다

상상으로는 해보고 싶었던 악함이 있다

우리를 한 꺼풀 벗기면 이런 악함이 있지 않나?”

“‘주제 사라마구<<눈먼자들의 도시>>가 생각났다

읽으면서 부조리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작가가 조용한 목소리로 너도 이런 면이 있지 않니? 하고 묻는 것 같았다

덮으려했던 것을 들춰낸 문학의 역할을 보았다

선과 악의 공존, 대립 속에서 인간 본성안의 을 보여줬다

이렇게 엽기적일 수 있나?”

팩트 하나로 인물을 느끼게 하는 힘에 놀랐다

공포스러운 루머에 인간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알려 준다

여러 겹의 크로와상 같은 작품이다

등등이었습니다.

 

작가가 겪은 어린 시절의 아픈 경험은 작품 속에서 암흑세계를 일상의 삶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박현분샘, 산낙지 까지 곁들인 점심식사,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티타임 때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셔서 웃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습니다. ^^

 

다음 주는 류드밀라 울리츠카야의 <소네치카>를 하게 되는데 김은희샘의 부군이신 안동진 선생님의 특강입니다. 기대해 주세요.

 

 


정진희   16-12-18 12:16
    
인간의 본성안에 존재하는 불편한 진실을 가감없이 드러낸 글들과
초탈한듯 삶을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에서 류드밀라라는 작가가
 사람을 얼마나 깊이 탐색하고
삶을 얼마나 진하게 느끼며 살아왔는지를 알수 있었지요.
우리는 부조리한 세상에 내던져진 불완전한 존재이지만
어떻게 살아내야하는지 우회적으로 알려준 작품들이 감동적이었네요.

새롭게 러시아반에 합류한 박현분선생님의 점심턱과
구수한 입담에 모두 입을 다물지 못한 시간이었습니다.
멋진 후기글로 복습시켜주시는 심반장님과
모든 님들..사랑합니다~~^^
박서영   16-12-19 17:01
    
내 안에 아니 우리들의 안에 꼭꼭 숨어있는 본성들이 강제송환 당한듯한 느낌? 그러나 아니라고 내놓고
부정할수 없는 조금은 불편한~  아주 매력적인 환상 잔혹 동화같은 작품.
2016년 20세기 러시아문학작품을 만나게 된거~이 소중한 보람.
심반장님 복습 잘했습니다. 날이 갈수록 가물거리기는 하겠지만요~`후후
임명옥   16-12-22 07:16
    
인간은 태어나면서 선하다는 것과 악하다는것을 양면성으로 보여준 심리소설 같았지요. 나라별 콩쥐팥쥐가 있고 헨델과 그레텔, 해와달과 같은 잔혹동화가  시대를 막론하고 있나봐요. 결국엔 선한결론이 맘을 편하게 한다는 거에요.
한해 다가기전 훈훈한 선행 한가지 어떨가요.